|
[달콤한 나의 도시] 11
S#1. 재인 공방 (예정지) 가는 길 / 오후.
재인과 은수 걷고 있다. 은수는 문자를 보고 있다.
(보이진 않지만 열 걸음 앞에는 부동산 남자가 가고 있는 중)
영수E 점심, 맛있게 먹었어요? 뭐해요?
답문 쓰는 은수 위로,
은수E 친구, 공방 할 가게 보러가고 있어요. (폴더 덮고 작게 미소~)
재인 좋~단다. (놀리듯) 글케 좋아~?
은수 히~. 그냥.. 모오....
재인 (놀리듯) 모가, 그냥~ 모오....(?)
은수 그냐앙... (하다가 다시) 편해, 마음이... (다시) ... 조금.. 이해받는 느낌이 들어...
재인 (괜히 구박하듯) 우씨! 누구 땜에 영수랑 다시 잘 된 건데~!!
은수 (허! 하는 표정으루 쳐다본다)
재인 나 아녔어봐! 내 하트 작렬에 기냐~앙 한 방에 넘어 온 거지이!
은수 (아우우우 속터진다) 그려그려, 맞네, 맞어.
재인 헤~. 뽀뽀느은? 잘,하구?
은수 (뚝.) 뽀뽀? (‘그러구 보니 뽀뽀두 안했네...’하는 표정)
재인 엥? 뽀뽀두 안했어? (은수, 끄덕끄덕) 에엥? 2주두 넘었는데? 에엥? 금 모하구 놀아.
은수 (쥐고 있는 핸드폰 들며) 문.자.
재인 에엥?
은수 (얼른) 아! 손은 잡은 적 있다!
재인 (에엥? 하듯)소온? 장난하나, 지끄음~.(하는데)
부동산 (도착했나 보다 돌아보며) 여기예요.
재인 아! 네! (걸음 빨리...하며 은수 돌아보고) 유치원생두 아니구우~
뒤에 남은 은수, 뭔가를 생각하는 듯.
은수 (혼잣말...) 손두...
<인서트 / 정동길 (9부 S#24>
눈을 감은 은수의 손을 받쳐 들 듯 잡고 걷고 있는 영수...
은수 (풀이 죽어) 잡은 거두 아니잖아....
S#2. 뮤지컬 오디션 대기실 / 같은 오후.
늘씬하고 가슴이 빵빵한 여자(213번)가 멋지게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211번 패찰을 단 유희, 흘끔흘끔 그 여자를 의식하며, 질세라 스트레칭 중.. 왠지 마음이 쫄아든다...
<인서트/ 뮤지컬 아카데미 / 어제>
지욱의 설레발에 유희와 수아가 완전집중해 있다.
지욱 - 내가 경험에서 우러나온 걸루 말하는데~, 이, 오디션이란 건 말 이죠오, 백푸로 기싸움이구 대기실 싸움이예요. 오케? 뭔말인지 알죠? (유희와 수아, 결의에 찬 얼굴로 순진하게 ‘응!’ 하듯 끄덕!)
유희, 옆에 여자 한층 의식하며 다리를 쫙쫙 벌린다! (그 위로, 지욱 소리)
지욱E (강조) 누가아! 기선을 제압하느냐!!! (여자 다리 더 많이 찢어 올리며 유희의 눈을 본다) 누구의! 안광이 더 강한가!!! (유희, 여자의 눈길 받으며, 더 많이 다리를 올린다. 그러다 삐걱! 하며)
<인서트/ 뮤지컬 아카데미 / 어제>
지욱의 “자자자자!!!” 소리에 맞춰 운동선수들처럼 손을 모았다가 “빠이팅!!”을 외치는 세 사람!
수아 - (외치자 마자) 그래서, 오빤, 된 적은 있고?
지욱 - 나? (당연하단 듯이) 없지.
유희, 여자에게 눈총 쏘다 아무래도 안 되겠는지, 밖으로.. (전화 걸러 가는 것임)
S#3. 공방 예정지 & 대기실 밖 / 같은 오후.
부동산 원래, 오뎅바 하든 자린데.. 장사하기야 좀 글치만, 공방하신다며.
재인 네, 주얼리 드자~이너예요.
은수에게 전화가 온다.. 은수, 가방에서 전화를 꺼낸다.
부동산 (감탄하는 척) 오.. 디자이너 선생님한텐 괜찮죠~, 이 정돔..
재인 (흡족! 작게 따라한다) 하하. 디자이너 선생님?
은수 (전화 받고) 어.
유희 (다짜고짜) 온수! 빠이팅! 함 해조!
은수 (두말 않고) 빠이팅! (하고는) 근데, 무슨?
유희 (대기실 쪽 의식하며) 나. 오디션.
은수 오! (다시 크게) 남유! 빠이팅! 빠이팅! (은수, 소리에 돌아보는 재인)
재인 몬데몬데?
은수 남유, 오디션!
재인 오! (전화기에) 남유! 쫄지마, 노래방이라구 생각해! 노래방! 화이팅! 화이팅! (은수도 같이 “빠이팅! 빠이팅!”)
유희 (눈이 반짝! 힘 된다) 노래바앙! 알써! (끊는다. 혼자 주문 외듯) 노래방.. 노래방... (대기실로...) /
부동산 (가게 나오며) 잘 생각하셨어요.. 금 낼 부동산으로 나오시죠, 뭐.
재인 네~, 가세요~. (하고는) 들었지? 드~자이너 선생님! 크흐!
S#4. 오디션 무대 / 같은 오후.
빵빵한 음악, 터지며!
(지그재그로 네 명씩 세 줄의 응시자들. 첫줄엔 지욱 포함.
둘째 줄엔 유희. 그 옆에 옆에 가슴 빵빵녀 포함.
무대 앞 좌석엔 심사 위원들.)
음악 시작되자, 첫 줄 앞으로 나오며 화려한 춤을 춘다!
뒷 줄 들도 같이 추고 있다! 유희의 긴장했지만, 열정적인 표정!
진행자off 다음!
유희가 있는 둘째 줄 앞으로 나오며 동작! (앞줄은 제일 뒤로 체인지!)
유희, 무지무지 잘한다.
가슴 빵빵녀도 잘한다!
심사위원들의 표정, 끄덕끄덕. 유희 생각엔 자기만 보는 것 같이..
S#5. 재인 공방 자리 근처 주차장 / 같은 오후.
재인, 벨트를 하고, 출발 준비. 은수, 벨트 줄 당기다가...
은수 재인아.. 근데에~, 그게 글케 이상한 건가? (재인이 ‘뭔 얘기?’ 하듯 보면, 입모양으로) 뽀뽀오...
재인 아~ 영수우? (다시 바로) 구러엄, 이상하지이! (하다가 불쑥) 거 게이 아냐?
은수 (뭣?) 게이? (하다가 피식) 에이~. (하는데,)
재인 (출발하며) 잘 생각해봐라, 주변에 의심 가는 남자 없나.
은수 에이~ (하다가 뚝.)
<인서트 1 / 차안 (3부 S#40)>
영수 - 제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 준거예요.. 아까 보신.. 홍이사님. /
은수, 으잉~? 하는 얼굴.. 그러다 다시, 뚝!
<인서트2 / 딸기밭 홍이사 (4부 S#23)>
홍이사 - 어때 보여요?
은수 - 네?
홍이사 - 우리 사장님이요.. / (점프) 느리고.. 좋~은 사람입니다..//
생각하던 은수, 피식 웃는다. 피식피식 나던 웃음 커지며 푸하하하하.
재인이 보면,
은수 (웃으며) 아녀. 아녀. 아녀아녀~
S#6. (가로수가 잘 자란) 거리 / 다른 날 오후
은수와 영수, 즐기듯 나란히 걷고 있다.
어깨와 허리를 꼭 감싸 안은 찰떡 커플이 지나간다..
은수, 지나가는 커플을 슬쩍 돌아보곤, 곁에 영수를 의식한다.
3센티 쯤 거리를 두고, 얌전~히 걷고 있는 영수...
영수 (불쑥) 은수씨..
은수 (딴 생각하다) 네?
영수 이상하죠....? (은수가 보면) 옛날엔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것들이 하구 싶어지는 거 보면..
은수 (오오? 혹시이?) 한 번두 생각해본 적.. 없는... 요?
영수, 쑥스러운 뜸..
은수 기다리는데, 영수, 불쑥 주머니(아님 가방)에서 이어폰 한쪽을 나눠준다.
은수, 영수 손에 들린 이어폰을 보자, 피식! 웃음이 난다.. (그럼 그렇지, 너무 영수답다.)
은수, 받아서 한쪽 귀에 꽂으면, 영수도 나머지 한쪽을 나눠 끼고 음악을 들으며 다시 걷기 시작한다..
은수, 영수를 흘끗 보면, 영수도 은수 보고 미소..
그 위로, 두 사람의 목소리 들린다.
은수E (웃음난다... 웃음기 있게) 이게.. 그렇게 해보고 싶었어요?
영수E (쑥스럽게 냉큼) 네... (뜸) 좋아요.. 해보니까...
은수, 미소..
S#7. 부동산 / 같은 오후.
재인, 쌩하게 앉아 있고, 부동산 남자 전화통화 마무리 중인 듯.
재인 (툴툴댄다) 사람이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지, 세입자라구 무시하는 거두 아니구.
부동산 (전화 끊고) 다 왔대요, 길이 엄청 막혔다네요..
재인 챠~, 지만 차타고 대니나? (하는데 문소리 딸랑~!)
부동산 아, 왔네!
재인 (단단히 벼르는 얼굴로 올려다보는데 유준이다) 어. 뭐야. 남유준~.
유준 (뚝) 하재인..
부동산 (이게 무슨 시츄에이션? 하는 표정으로 둘을 번갈아 본다)
S#8. (가로수가 잘 자란) 거리 / 같은 오후.
음악이 끝났나보다, 이어폰 빼서 영수에게 주는 은수.
은수 그리구요?.... 뭐, 다른 건 없어요?
영수 음... (생각한다).. 쫌 많은데...? 괜찮겠어요?
은수 모오.. (튕기는 척) 들어보구...
영수 동물원에 가구 싶어요!
은수 (점입가경) 풋! 동..물원이요?
영수 네. 가끔.. 혼자서 동물원에 가거든요.... 같이 가보고 싶어요...
은수 (재밌어서 음미하듯) 동물원.., (하다가) 가본지 한 십년은 된 거 같은데에.. (미소. 가자고 끄덕끄덕) 좋아요.
영수 은수씬요? 뭐, 하구 싶은 거 없어요?
은수 저요? (영수의 손을 슬쩍 본다. 또 웃음이 난다.) 없어요! (웃으며, ‘지금 이대로’) 좋아요! 지금두!
S#9. 재인 공방 예정지 / 같은 오후
재인, 가게를 꼼꼼히 둘러보고 있다...
재인 흐음... (수도 틀어보고 혼잣말처럼) 수압두 낮구우... 흠...
재인 뒤에, 초조한 얼굴로 앉아있는 유준..
유준 .... 담에 함 안 되까? 나, 다시 학원 가봐야 되는데.
재인 흠.. (전원 확인).. 최대전력은 몇 키로와트나 되나아?
유준 (모른다고 냉큼 도리도리)....
재인 흠.. (혼잣말처럼.. 그러나 들으라고) 손볼 데가 한두 군데가 아니야...
유준 (사정) 재인아아...
재인 (본척만척하다 드디오 인심쓰듯) 좋아! 학생들 기다리게 하는 것도 도리가 아니고! 가! 가긴 가는데, 소원하나 들어조!
유준 소원?
재인 (냉큼) 학원 노는 날이 언제야?
S#10. 재인 공방 / 며칠 지난 오전.
재인의 공방 청소를 돕고 있는 유희와 은수. (인테리어 이전 상태)
(재인의 지시에 따라) 유희와 은수, 뭔가를 맞들고 옮기는 중.
유희 (신났다, 활극을 전하듯) 불이 딱 켜지는데! 눈앞이 까~맣구! 심장이 그냥 쿵쿵쿵쿵 쿵쿵쿵쿵... 터져라 뛰는 데에,
재인 (당당하게 지시) 저쪽! 저쪽으로!
유희 (냉큼) 응! (방향 틀고) 내 옆에,옆에, 키는 이따만하구, 가슴은 (자기 가슴에 재보며) 이쯤? 아냐아냐 한 이쯤? 완전, 잡지에서 오려 논 거 같은 애가 날, 쫙! 째려보는데~,
은수 (지가 더 긴장) 어.
유희 (뻐긴다) 언니가 누구냐! 이, 오디션이란 게 말야! 백푸로 기싸움이거든~. (물건 맞든 채로 한 다리 들고 시연) 걔가 다리를 이따만큼 벌림, (다리 더 벌리며) 난, 또 이따만큼 벌리문서 기를 팍 죽여놨지!
은수 (절로 감탄) 우!!!
유희 심사위원두 다 나만 봐~!! (까분다) 어뜩해애~! 갑자기 나보러 주연하래면~ (심사위원에게 간청하듯) 전, 아직 준비가 안 됐는 걸요오~
재인 (감독관처럼 두 팔 허리에) 야, 침 튄다, 침튀어! 빨빨 못해? 저쪽이랑까아~! (은수와 유희 가리킨 쪽으로 가면, 다시) 아니, 아니! 쫌 만 더. (유희, ‘이게!’ 하듯 보면, 재인, 답답하단 듯) 하아~, (쫌만) 더어~!
유희 (아무데나 내려놓고) 아씨! 이게 아주 인부 부리듯 부려먹네!
재인 일당 준다니깐!
유희 그치. (냉큼 다시 들고 기꺼이 수긍) 그치그치.
은수 (유희에게) 우리 열심히 해자아?
재인 (엄하게) 올치! (하다가) 이야~, 난 니들이 백수라서 너어무 좋다! (시계보고) 아... 근데 이건 왜 또 안 오는 거야~
유희 누구?
유준off (밖에서 크게) 하재인!!!
재인 (반색) 앗싸가오리이~! 왔다아!
유희 (은수에게) 누구? (하다가 문간보며) 유준이?
S#11. 공방 밖 / 같은 날 오전.
자전거에 탄 채 서 있는 유준.
우르르 따라나와 재인 뒤에 서는 유희와 은수.
재인 (지시) 액셔언!
유준 (바로) 야! 타!
은수 (어? 나? 어리버리) ....
재인 앗싸아! (하고 냉큼 달려가 탄다) 얘들아~ 나야~! 한 바퀴만 돌구 오께에.
남은 유희와 은수, 눈 맞추고, ‘뭐여~’.. ‘몰라~’ 하는 표정...
S#12. 공방 동네 / 같은 날 오전.
유준 (자전거 달리며) 하재인양! 이게 무슨 소원이냐!
재인 (신났다!!) 몰라두 돼애!! 으아아아!!! 무조건 달려어!!!
S#13. 공방 / 같은 날 오전.
(영수에게 온) 문자 보는 은수. 신나서 “에헤헤헤~!” 가방을 든다
은수 나, 간다! (쪼로록 밖으로)
유희 (가는 뒷꼭지 보고 피식) 조오을때다!
S#14. 공방 앞 / 같은 날 오전.
유준의 자전거 와서 선다.
냉큼 내리는 재인, 유준 따라서 내리려고 하면,
재인 인제 가.
유준 시간 괜찮은데, 잠깐 들어갔다..
재인 (얼른) 아냐아냐, (가라고 손짓 휙) 기냥 가.
유준 (멍~.) /
S#15. 공방 안 / 같은 날 오전.
재인, 신나서 공방으로 들어오며,
재인 봤지? 유준이가 나만 태워준 거!! (하고 자랑스럽게 앞을 보는데)
유희 유준이는?
재인 (은수가 없다. 두리번 두리번) 온수는?
유희 갔어. 영수 만나러.
재인 (몹시 실망) 에엥? 감 어떡해애~.
유희 왜애~
재인 (테이블 두 손으로 탁 치며) 이씨이.. 온수가 봤어야 되는 건데에..
유희 모가아~. (하다가 재인 손가락 보고 엥?) 야, 너 뺐구나~ 반지이..
재인, 유희의 시선 따라 자기의 빈 손가락 내려다 보고는 너무 슬픈 일이라는 듯이 끄덕끄덕..
유희 자알했다!! 진작에 뺐어야지! (하다가) 야, 근데, 너, 복수는 안 해?
재인 (무슨 그런 소릴..하듯) 복수는... 그 사람두 안 됐지모오~.
유희 (의외라는 듯) 오오... 하재이인.... 그래서, 진짜루 기냥 통과시켜 준겨?
재인 기냐앙~, (손으로 쬐끔 시늉하며) 쪼꼬맣구 귀여운 거루.. 하나 해긴했어어~..
S#16. 닥터배의 본가, 자기 방 / 같은 오전.
닥터배, 설레는 얼굴로 비닐 벗겨내고 씨디 케이스 여는데, 다른 씨디가 들어있다. 얼굴 챙~! 혹시나, 다른 씨디를 여는데, 다른 씨디에도..
급히 정신없이 나중엔 비닐에서 케이스 털어내 듯이 마구 쏟아 여는데 모두다.. 트로트, 가요 아님 다 케이스 따로 알맹이 따로 짝짹이..
S#17. 재인 공방 / 같은 오전.
‘아하하하!’ ‘아구 배야~, 아구 배야~’ 하며, 웃다가 재인과 하이파이브 하는 유희!
S#18. 거리 / 같은 날 오후.
은수, 즐거운 얼굴로 사뿐히 걸어간다.. 일하다 묻은 티 털 듯 옷도 한번 매만져 주고!
사뿐 사뿐, 걸어가다 무심코 앞을 본 은수... 뚝!
은수가 본 것은, 어느 건물에 붙은 간판. ‘윤태오 법률사무소’
갑자기 세상이 휑~ 해진 듯... 멍하게 서 있는 은수...
은수 불시에 찾아오는, 지나간 시간과의 대면.....
멍하게 선, 은수 곁으로 영수의 차가 와서 선다.
영수 (창밖으로) 은수씨!
은수 (정신차리고) 어? (돌아보곤 활짝 웃으며 차에 탄다)
S#19. 영수의 차안 / 같은 날 오후.
영수 어디루 갈까요?
은수 (딴 생각하다) 아, 저 (책 세권 보이며) 도서관에 반납만 좀 하구요.
영수 그래요.
은수, 물끄러미 창밖을 보면....
마침, 창밖으로 지나가는 장미꽃을 손에 든 청년...
(환영) 그 청년의 모습이 다시 장미꽃을 들고 걸어가며, 환한 얼굴로 하늘을 올려다보는 (2부 대학로에서의 의상) 태오로 보이며... 태오의 모스 슬로우 모션으로 느려지며...
(****혹은, 이 차창 밖 시점의 ‘환영’을 찍는 게 여의치 않으면, 대신, 2부 대학로에서 꽃을 주던 때의 모습이나, 영수차를 타고 가다 보는 건널목의 태오 모습을 플래쉬 백 인서트로 사용해도 된다. 그치만 가능하면, 찍어주시길.)
은수 기억은 아직도 마음을 찌른다... 그... 기억속에서 나는,... 버려진 아이처럼 서성인다...... (창밖을 보는 은수 얼굴 위로).....너도 가끔... 이렇게 나를 만나니....
S#20. 영화사 / 같은 오후.
태오, 벽에 붙은 캐스팅 보드에 배우들 사진을 붙이고 있고,
그 뒤에서, 주연, 신참으로 들어온 연출부(남)에게 슬레이트 치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주연 (답답) 아니~, 씬넘버 콜했지, 금 기다리다, 카메라가 롤링~! 함, 그때, 치라니까, 딱!
신참 아~ 이거 은근 어렵네~... 아, 누나, 나, 긴장돼...
태오, 벽을 보며 일하는 채로.. 두 사람 소리를 듣고 있다...
주연 자! 다시해 봐, 사운드~ (이하 계속.....)
붙여야 하는 사진을 든 채로 잠시 딴 생각에 빠져있는 태오의 모습 위로,
은수 그것은 때로, 가슴이 저리도록 아름답지만...
S#21. 도서관 앞 / 같은 날 오후.
영수, 차를 세운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보는 은수 위로,
은수 .... 이제는 그쳐야할 기억이다...
영수 (자기를 보고 있는 은수를 보고는) 왜요..?
은수 (미소) ... 아니예요..
영수 (어~어? 하듯 본다)
은수 (책 들며 밝게) 금방 올게요!
은수, 차에서 내려 도서관으로 빠르게 걷다가, 차에서 내리는 영수를 한번 돌아본다.
은수 .... 그칠 거예요....
은수, 도서관 입구로 들어서다, 빠르게 우르르 걸어 나오는 고등학생들과 마주친다. /
(경과)
영수, 도서관 마당 게시판에 붙은 ‘강남구 심포니 오케스트라 브런치 콘서트’ 포스터를 보고 있다.
마침 지나가는 오케스트라 단원들..
영수, 고개 돌려 단원들을 보는데, 지나가는 단원들 뒤로,
(멀리 도서관 건물 뒤로) 고등학생 하나가 튕겨져 나왔다가 다른 아이들에 의해 다시 끌려들어가는 게 보인다. 영수, 눈 멈칫!
S#22. 도서관 안 / 같은 오후.
은수, 사서에게 책 반납하고,
은수 저기, 전에 신청한 책 있는데, 들어왔나 확인 좀 부탁드릴게요. ****(책 제목)
사서 네, 잠시만요, 확인해드릴게요.. (책, 제목 입력한다)...
은수 (기다리고 있다..)
S#23. 도서관 밖 / 같은 오후
천천히 도서관 뒤 쪽으로 다가가는 영수의 긴장된 얼굴.
다가갈수록 조금씩 커지는 구타하는 소리..
긴장감 높아지며 초조해지는 영수, 코너를 돌자,
역시나 한 아이가 일방적으로 구타당하는 광경이 펼쳐진다.
순간, 플래쉬 터지는 느낌으로
<인서트 / 강가/ 영수 실제 나이 18살/1992년 경>
한 아이가 밀쳐져 넘어지며 머리를 찢는 모습.
영수 (반사적 혼잣말) 정환아... (바로 이어) 안 돼!
싸우고 있는 고등학생 무리로 달려드는 영수,
영수 (크게) 그만해! 안 돼!
학생들, 영수 흘끗 보고, 아무 상관없이 “일어나 새끼!”하며 가격을 계속한다. 영수, 정신없이 뛰어들어, 가격하는 아이들을 뿌리치며, 맞고 있는 아이를 보호하며, 이런 말들을 이어간다.
영수 (제정신이 아니다.) 안 돼! 다쳐!! 안 돼! 하지마!! 하지마!! 하지마아!! 죽어! 죽는다구우! 죽는다구우!!
완전히 이성을 잃은 영수를 보고, 학생들, “또라이 새끼!” 하며, 영수를 떼어내려는데 안 되자, 그대로 영수를 가격하기 시작한다.
S#24. 도서관 안 / 같은 오후.
은수, 도서관을 나서다, 입구에 비치된 잡지에 잠깐 시선을 준다.
S#25. 도서관 뒤 편 & 과거 강가 / 같은 오후 & 과거 교차.
가격당하는 영수와 과거 장면, 교차...
(슬로우 모션이나 뭐.. 그래도 좋을 듯)
과거 장면 내용은, 고등학생 서너 명이 뒤엉켜 몸싸움을 하고 있다.
먼저 가격 당한 어린 영수가 넘어졌다가, 일어나면서 가격한 아이를 몸으로 밀 듯 몰아가 쓰러뜨리는데, 아이 머리를 돌에 찢고 쓰러진다..
그런 줄도 모르고 올라타 아이를 가격하려고 멱살을 잡아 상체를 일으키는데, 힘없이 늘어지는 아이..
어린영수 (들었던 주먹의 힘 스르르 풀리며 작게) ....이 새끼.. 정환아... (다시)정환아! (크게)강정환!!! //
은수, 도서관 밖으로 나와 사뿐한 걸음으로 차 쪽으로..
영수가 안 보인다.
주변을 실렁실렁 둘러보다가, 전화를 걸어보는 은수.
벨소리 들어가는데, 전화를 받지 않는다.
무심히 전화를 끊으려는데, 도서관 뒤에서 타타타, 도망치듯 튀어 나오는 고등학생 무리 보인다.
은수, 그 소리에 무심코 고개 돌렸다, 뭔가가 이상했는지, 전화기를 든 채 도서관 뒤쪽으로 걸음을 옮기면, 처음엔 작게 그리고 점점 확실하게 들려오는 영수의 벨소리.
은수 얼굴 불안해지며, 걸음 점점 빨라지고...., 드디어 코너를 돌면,
한 아이와 함께 널브러져 있는 영수가 보인다.
은수 (비명처럼) 영수씨이!! 아악!!! 영수씨이!! (영수에게 달려들어, 얼굴 돌리면, 피!) 악~ 영수씨, 영수씨이! (주변 둘러보며) 누구 없어요! 누구 없어요!! 도와주세요!! 누구 없어요! 누구없어요! 영수씨!! 영수씨이!!!!
S#26. 거리 - 병원 주차장 / 같은 오후.
싸이렌을 울리며 달려가는 구급차 /
병원 주자창. 구급차 문 열리면, 응급실로 이송되는 영수와 학생의 침상. 은수, 눈물범벅에 정신없고, 겁먹은 채로 따라 뛴다..
구급 구타하는 학생들을 말리려다 그런 것 같습니다. ***없구요, *** 에 ****... (맥박이나 뭐 그런 수치 전달)
은수, 침상을 따라 달리는데, 전화가 온다.. 홍이사다. 은수 급하게 전화를 받는 사이, 침상은 응급실로 들어가고,
이미 은수를 보고 이쪽으로 달려오고 있는 홍이사! 사색이 된 얼굴!
홍이사 오대린님!
은수 (왈칵) 이사니임!
홍이사 (정신이 없다) 야, 어딨는데예!
은수 (응급실로 가며) 이쪽(으로)! 어떡해애.. (울먹인다) 무슨 일 인지 모르겠어요..
급히 응급실로 가는 두 사람...
S#27. 응급실 / 같은 오후.
의사, 화면 밖으로 빠지고, 걱정스럽게 침상을 지키고 있는 은수와 홍이사가 보인다.... 한참을 그렇게 있었던 듯...
영수, 돌연 얼굴이 조금 꿈틀!
홍이사와 은수, 몸을 일으켜 영수에 집중.
이어, 영수, 악몽을 꾸는지 아무도 모를 중얼거림..
알고 보면 ‘안 돼.. 정환아.. 강정환...’ 그런 내용...
그러다 ‘정환’이라는 말이 들리자마자, 반응하는 홍이사..
은수는 긴장상태.. 홍이사 살짝 영수를 깨운다..
홍이사 야야.. 니 괘않나.. 정신이 드나.. 야야..
영수 (돌연 눈을 번쩍 뜨며) 정환아!! (하고는 멍~)
은수 영수씨!
영수 (아직 딴데 가있는 듯.. )
홍이사 니... 이(누)마~ 니, 괘않나.
은수 (바로 이어) 괜찮아요?
영수 (머리가 아픈지... 찡그리며.. 은수를 본다)
은수 저예요, 알아보시겠어요? 저 은수예요.
영수 은수씨... (홍이사 쪽으로 고개 돌리며) 혀엉...
홍이사 니, 이마~, 니, 우째된 일이고, 이기~.
영수 (생각났는지) 학생은.. 그 학생은...?
은수 (가려진 옆 침상을 보고) 아직.. 정신이 없어요.. (빠르게 덧붙여) 괜찮을 거예요, 괜찮을 거예요..
영수 은수씨... 미안해요... (긴장이 풀리는지, 다시 스르륵 몸을 눕히며) 혀엉.... 나 좀 자야겠어요... (눕는다)
홍이사 그래그래..
S#28. 병원 현관 / 같은 해질녁.
홍이사 걱정마이소... 별일 없을깁니더. 결과 나옴 내사 바로.. 전화드릴께예..
은수 .... 그냥 있구 싶은데... 있구 싶어요..저...
홍이사 아입니더. 사장님두 이기 편할깁니더.
은수 그럼, 꼭.... 꼭 연락주셔야되요, 꼭?
홍이사 야.
은수 (인사하고 돌아서 가다 다시 돌아보며) 저기.. 근데, 정환씨가 누구예요?
홍이사 (미세한 긴장. 모른척한다.) 아.. 글쎄요, 지도 들었습니더.. 누군지는 모르겠네예.
은수 네에.. (다시 인사하고 걸어 나온다)
S#29. 은수 원룸 &병원 응급실 / 같은 초저녁 - 저녁.
은수, 문 열고 들어서자마자, 가방을 툭 떨군다...
은수 (넋이 나가서 그냥 나오는 혼잣말.. ) 어뜩해......, (뜸) 어뜩해....
(경과)
(은수, 울어서 말개진 상태...)
소파. 무릎에 얼굴을 묻고 있는 은수 위로,
은수 (말개진 목소리) 나 때문이다.... 나는 안다.... 나 때문이다....
한참.. 그러고 있는데, 전화가 온다.
은수 (다급하게 전화기 찾아들고) 여보세요?
홍이사 아, 전데요.
은수 (긴장) 네, 이사님.
(홍이사) 걱정하지 마시라구요. 지금 엠알아이랑(해서) 결과 나왔는데요, 뭐.. 크게 걱정할 건 없답니더. (은수, 급안도...) 걱정하실까봐.. (하다가, 옆에다) 아, 일(어)났나. 잠시만요. (바꿔주는 소리)
은수 (바꿔주는 소리 들리는 동안 긴장했다가)
(영수) ... 은수씨.....
은수 (영수의 목소리를 들으니 왈칵한다) 네에.. (겨우) 괜찮으신 거예요?
영수 (부드럽게) 네.. 저 괜찮아요.. (뜸) 많이 놀랐죠오...?
은수 (목소리 떨린다) 아니예요..
영수 미안해요... 걱정시켜서..
은수 (안 그러려고 하는데도 울음기 새나온다...) 아니예요... 아니예요....
영수 (미소. 놀리듯) 울어요?
은수 (울먹이면서 말은) 아니예요...
영수 울지 말아요, 은수씨.... 저, 괜찮아요....
은수 네... 괜찮아요... 저두.. 괜찮아요..
영수 걱정말구 쉬세요.. 제가 다시 전화드릴게요..
은수 네.. (전화 끊는다)
끊은 채 멍하다... 그러다 눈을 감는 은수... (눈 감은 채 울어도 좋고 아니어도 좋다. 뭔가 기도하는 느낌으로)
은수 기도하고 싶다.. 땅이든 하늘이든.. 어디든, 어디에든.... 기도하고 싶다.. /
응급실.
전화 끊은 영수, 핸드폰을 홍이사에게 돌려주면,
영수를 안쓰럽게 보는 홍이사...
홍이사 가 이름이... 정환이드나...
영수 (정환이란 말에 흠짓, 홍이사를 보면)
홍이사 .. 니가, 불렀다... 계속... 그 이름...
영수, 홍이사의 시선을 받다가.. 곁에서 학생이 부스스 일어나는 소리 들리자 그쪽을 본다..
영수 괜찮아요?
학생 (멍~) 네.
영수 (안도.. 혼잣말처럼) 다행이다....
그런 영수를 보는 홍이사.
S#30. (가로수가 잘 자란) 거리 / 며칠 후 오전. (화창하면 좋겠다)
은수, 길을 걷는다.
걷다가 앞을 보면, 가로수에 가려져 있던 영수의 옆모습이 보인다.
(도서관 사건 후 첫 만남이니, 은수는 마음이 뭉클하겠지?)
잠시 후, 고개를 돌려 은수를 보는 영수, 말간 얼굴로 부드럽게 웃는다.
둘이 그렇게 보다가, 은수, 다가오며 전체적으로 점검하듯 영수를 보며,
은수 이렇게 돌아다녀두.. 괜찮은 거예요?
영수 (로보트처럼 몸을 좀 움직이고) 네. 아무치두 않은데요?
은수 (웃다) 아유..
영수 오랜만에 보니깐, 반갑죠?
은수 네.
영수 나둔데... (미소)
둘이, 가만히 걷기 시작한다...
S#31. 뮤지컬 아카데미 / 같은 오전.
아카데미 한쪽에서 학생들 뮤지컬 오디션 홈페이지를 보고 있다.
팝업 공지창 - ‘뮤지컬 ****** 공개 오디션 1차 합격자 발표’.
지욱이 클릭하려고 하면,
수아 (초긴장) 오빠오빠오빠... 잠깐만.. 잠깐만..
지욱 니는 긴장할 거 없어~. (유희를 흘끗)
유희 (긴장. 준비됐다는 듯) 열어라.
열리는 창!
지욱 (지욱 손가락으로 번호 따라가며, 수아를 두고) 니 없고, (조금 더 내려가다) 내 없고, (좀 천천히 따라내려다며) 211번... 211버언...
하며 손가락으로 합격자 따라서 내려가는데, ‘195번 김미영’, ‘201번 황승철’, 다음에 ‘213번 연주미’.. 손가락 뚝.
유희를 보는 지욱. 유희 얼굴, 실망이 이만 저만이 아닌 듯...
유희, 말없이 밖으로 나간다.
S#32. 뮤지컬 아카데미 앞 / 같은 오전.
앉아있는 유희 곁으로 와 앉는 지욱.
지욱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첫 술에 배부르랴~, 예?
유희 가라.
지욱 에헤이~, 인생은 마라톤이다~.
유희 (알겠냐는 듯 보는 지욱의 얼굴을 본다. 허!)
지욱 (알겠냐고) 예?
유희 (피식. 비꼬는 거 아님, 웃겨서) 넌, 어뜨케 글케, 뻔~한 말을, 꼭 지가 첨하는 거 같이 잘두 한다?
지욱 (능청) 누가 또 했어요, 벌써?
유희가 보면, 피식 웃는 지욱.
지욱 기분 풀어~, 담에 알바나 한탕 뛰자, 같이! (유희가 보면) 쉿! 온다온다. (나오고 있는 수아를 가리켜) 비밀이예요.
유희 (잘 논다~ 하듯 지욱을 보는데, 전화가 온다. 액정에 ‘선배’)
S#33. 찻집 앞 / 같은 낮.
은수와 영수, 이제 막 찻집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영수에게 전화가 온다.
영수 (전화 받고) 예, 형. (뜸. 뭐라는 거 듣고는) 지,금,이요?
전화 든 채로 은수를 보는 영수, 은수는 무슨 일이지? 하고 보고....
S#34. 영수의 아파트 앞 / 같은 오후.
영수, 차에서 내리면,
기다리고 있던 홍이사, 다가오며
홍이사 하~, 미안하다. 느그집 열쇠가 이기 어디갔노오.. (하다가 따라 내리는 은수 보고 활짝) 오대린님!
은수 (쑥쓰) 안녕하셨어요?
홍이사 네에~. 아, 우짜노.. 내가 방해했는갑네에..
영수 (그냥 고만하라고) 됐어요, 됐어~. (홍이사 끌며) 얼른 갑시다.
홍이사 (딸려다가 은수를 돌아보며) 어. (영수도 홍이사 따라 은수 돌아보면)
S#35. 영수 아파트 안 / 같은 오후.
홍이사와 은수 앉아있다. 은수 살짝 집안을 둘러본다.. 너무 단출해서 좀 썰렁한.. 베란다에 풀들만 썰렁함을 달래는..
영수 (찻잔을 내려 놓고 앉으면 다가오는 빠오.. 얌전히 있으라는 듯) 빠오.
은수 어? (고양이 안으며) 얘가.. 그... 모델이구나아... 프레시 캐앳~.
영수 (맞선 생각나니 쑥쓰)네에..
은수 (놀린다.. 고양이 보며) 진짜.. 초록색은 아니구나아...
영수 (풋!)
홍이사 (뭔지는 모르지만 같이 웃으며) 초록새액?
S#36. 북한산 / 같은 오후
산에 오르는 유희와.... 그 뒤로 찬석..
둘 다 말없이 오르기만...
S#37. 영수의 아파트 / 같은 오후.
홍이사 (신났다) 아, 아무리 기다려야, 사람이 와야지~.. 근데, 보니깐 쩌어기서 숨넘어가게 뛰어 오는 거예요, 이 사람이. 그래서 ‘니, 와 이제 오노’, 했드만, 한다는 말이...
영수 (옆에서) 고만하죠오?
홍이사 (무시하고 은수에게) 아, 택시를 탔는데에~, ‘할증이 얼마예요~’, 물었드만 기사가 ‘천원, 이천원합니더~’ 카드라는 거야. 근데 가다보니 이 택시기사가 슬~슬~ 택시기사의 애환을 읊는기라~, 돈은 만원빼끼 없지~, 할증료는 이천원 남가주구 싶지~, 그래서 메타기만 요래~ 보다가 팔 천원 딱 될 때 내렸대. 그리구, 나머지 천원어치를 뛰어 왔다는 기야아~.
영수는 쑥스러워서, 은수는 재밌어서 웃으면,
홍이사 글케 모자란 사람이예요, 이 사람이~...
은수, 웃으며 영수를 보면, 영수도 쑥스러워서 웃는다.
홍이사에게 전화가 온다.. 전화 울리자마자 벌떡 일어서며,
홍이사 아이고.. (서류 급히 챙기며)서류,서류.. 가야겠다, (전화 받고) 예~, 갑니다! (영수에게) 간데이~ (은수에게) 가요~.
S#38. 북한산 나무 아래 / 같은 오후
나무 둥치를 쓸어보는 허찬석의 회한에 찬 얼굴...
그 아래, 앞을 보고 앉아있는 유희...
그렇게 앉아있는 유희의 뒷꼭지를 보는 찬석의 눈이 뜨거워진다... /
(경과) 나란히 앉아있는 두 사람.
찬석 .....
유희 선배.
찬석 ....
유희 마음 아프라구 여기 온 거 아니야...
찬석 .....
유희 내가 참.. 옛날엔.. 선배한테 잘했는데... 그치이?
찬석 (본다)....
유희 나, 선배, 참... 잘, 알았는데... 그치이?
찬석 ......
유희 괜히 다시 만나서... 구박만했네.... (히~) 미안하네? ...
찬석 (눈가가 붉어진다)....
유희 그래두.. 나... 이제.. 그만할래.... (뜸) 괜찮지...?
찬석 ..... (눈물이 흐른다...)
유희 선배. (뜸) ..... 외롭지마아...
찬석 ....... (후드득 떨어지는 눈물.. 울음소리를 오래 눌러 헉! 숨이 올라온다)....
S#39. 영수 아파트 / 같은 오후.
둘이 한 공간에 있으니까, 좀 어색..
은수 (혼잣말같이) 뭐.. 앨범 같은 거.. 없나..? (영수에게) 없어요?
영수 (뜸) 없는데요.
은수 .. 으응.. 원래 집에 옴.. 앨범 같은 거 보구 그러는 건데~. 부모님, 안 보고 싶으세요?
영수 (미세하게 아주 짧게 경직) 네?
은수 미국에 계신댔죠, 안 보구 싶으세요?
영수 ... (애매하게.. 글쎄요.. 하듯)...
은수 어떤 분이세요? 좋은 분들일 거 같아요.
영수 음.... (생각하다..) 아버지는... 제가 중학교에 입학하던 날, 저한테 이렇게 말씀하셨어요....(은수가 보면).... ‘착한 것은, 무능한 것이다.’......
은수 (기대와 다른 말이어서.. 진지해진다)
영수 (씁쓸한 미소..) 전.... 그 말이 참 싫었는데두.... 아버지 아들이어서 그런지.... 경쟁심이 많은 아이였어요...
은수 .... (생각하다, 조금 의외라는 얼굴) .....?
영수 .... 네... 그랬어요, 그땐.... (뜸) 욕심이 아주 많은...., 꼭, 이겨야만 되는..... 그런 아이요... (하다가) 은수씨...
은수 .... 네?
영수 저(는), 은수씨한테.... 모든 걸 말하고 싶은데..... (뜸) 근데,.. 그래두 만약에, 제가, 은수씨한테.. 뭔가를 다 말하지 못한다면, 그건... 정말루, (말할 수 없어서) 말하지 못한 거니까...... 이해해줄래요..?
은수 (보다가.. 진지하게 끄덕인다.. 왠지 그런 맘 너무 잘 이해가 가서... )
영수 (작게 미소...)
S#40. 재인 공방 / 같은 날 밤.
(*재인 공방 오픈파티. 은수, 재인, 유희 조촐한 맥주 파티 중.)
재인은 보이지 않고, 은수, 유희에게 영수 자랑 중.
자랑이 아주 늘어진다. (벌써 한참을 정신없이 얘기한 분위기)
은수 그래서어, 천원어치를 막 뛰어왔대. 이천원 낭가 줄라구... 흐아.. 멋찌지...? (뜸...) 뭔가가 있지이~, 계속해서, 가만히... 마음을 두드린다? 가끔 그 사람이.. 되게 낮은 소리루 말할 때가 있그등? 그럼 있지이, 그 말들이, 정말, 저 사람 가장 깊은 데서 올라오는 거구나... 어쩜 아무두 듣지 못한 소리를 내가 지금 듣구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면서... 막 감동이 되구? 있지이, 뭔가가 다.. 너무나.. 믿어져...
유희 (진심으로 공감은 하는 데, 조금 지쳤다) 좋네에... 좋아아...
S#41. 공방 밖 / 같은 밤.
문간에 걸린 간판, ‘주얼리 아트 Over The Rainbow'
(*간판 둘레나 뭐 그런데 불이 들어오면 좋겠다. 네온이나, 전구나.. 뭐 그렇게. 12부 장면 때문에)
재인, 간판 아래 서서, 기웃기웃 누군가를 기다린다. 시계한 번 보고..
S#42. 공방 안 / 같은 밤.
은수 흐~ 그 사람은 있지? 운동도 디게 희한하게 한다? 있지이~ 쩌번에 딸기 밭에 갔는데에~ (하는데)
유희 스돕스돕!
은수 어?
유희 온수, 스돕!
은수 (맹~) 왜애?
유희 멋진데, 세상에서 젤로 멋찐데~, 온수, 숨 좀 쉬! 내가 다 숨이 차다. 너, 한 시간째 영수 얘기만 하구 있는 거 알어? (문소리)
재인 (실렁실렁 다가오며)... 그래, 작작 좀 해라! 남 피난 갔다 온 거두 몰르구우..
은수 긍가? 흐~ 알써알써, 근데, 금 요거 하나만 더 하구우~?
재인 안돼,안돼! 고만해! 우씨, 오늘의 주인공이 누구냐! (속터진다는 듯이)이거, 나의 공방 오픈 파티야아아~~
은수 (풀 죽은 척 입내밀고) 아라쪄어~.. (하다가 다시 배시시) 흐으~
재인 조옿단다~. (하고 시계를 본다) 이씨.. 왜 안 와..
유준off 하재이인!!! 나와라아!!!
재인 (반색) 앗싸아!!
재인, 벌떡 일어나, 밖으로 뛰어 나가다 뒤를 돌아보면, 꿈쩍도 안하고 앉아있는 유희와 은수.
재인 (엥?) 안 나가? (두 친구 여전히 꿈쩍도 안하자) 유준이 왔어~~.
유희 (갔다오라는 손짓, 휙!) 다녀오셔!
재인 (이게 아닌데~) 히잉~.. (하다가 김새서 나간다)
유희 (귀엽고 한심해서) 저건 어째, 뭘 해두 저렇게 어서얼프냐~?
은수 재인이잖아~..
S#43. 공방 앞 / 같은 밤.
유준 자전거를 세우고 서 있다.
재인 (풀죽어서) 들어와~~.
유준 안 타?
재인 (풀 죽어서 그냥 돌아선다)
S#44. 공방 안 / 같은 밤.
유준 우.. 일케 꾸며노니깐 좋네..
재인 (헤~. 뻐긴다) 폼 나지? 아무리 니네 건물에 오뎅빠 보담야, 드자~이너 성생님 공방이 낫지?
유준 암~, 암.
재인 (배시시 유준 가리켜) 사회 성생님? (자길 가리켜) 크흐! 드자~이너 성생님!
유희 (자알~논다! 하고 보고 있는데)
유준 오디션은 어케 됐어?
은수와 재인, ‘맞어!’ 하듯 쳐다본다.
유희 그거? 떨어졌어.
재인 에헤헤헤! 주인공 시킴 어카지 카드니~, 에헤헤헤!
유희 (쫙! 하고 째려본다)
재인 (흠칫! 쫄아서) 에이~ 농담이야아.. 첨인데 뭐 어때애~. 글수두 있지이. 잊어버려, 잊어버려!
유희 (오늘 따라 진지하게 화를 낸다. 아마도 아까 찬석과 헤어진 여파?) 글 수가 있는 게 아니야. 나는 엿다 내 목숨 다 걸었어. (유준과 재인을 두구) 니들처럼, 사는 게 지루해서 실렁실렁 취직하구, 사는 게 심심해서 공방이나 꾸미구, 나한텐 인생이 그렇게 쉬운 거 아니야!
재인 (무안~)
유준 (발끈) 너, 남의 인생이라구 막 말한다? 재인이, 농담이라잖아. 농담이라는데! (숨 폭폭 쉬고) 남유희, 어느 인생이나 들여다보면, 아퍼. 아픈 데가 있는 거야.
유희 (생각하니 맞다. 수긍. 심플하게).. 미안하다! 다 풀린 줄 알았는데, 옛날에 꼬였던 장이, 아직두 덜 풀렸나보다. (재인에게) 미안하다. (술잔 든다)
은수 (괜히 쫄았다가 술잔 든다)
유희 (일동 건배하며) 미안하고! 내가 오바한 거 맞고! 암튼 열심히 살자! (재인에게) 공방! (유준에게) 학원! (은수에게) 야! 너두, 빨 취직하고! 취직해, 취직! 내 꼴 안 당할람.
은수 (술 마시며, 우씨, 왜 나한테 불똥이 튀나 하는 얼굴)
S#45. 투썸 플레이스 & 프레시 캣 / 다른 날 오후.
잡지를 뒤적이다 전화를 받는다.
은수 (밝게) 네에!
영수 (몹시 미안해하며) 아.. 은수씨.. 어쩌죠? 이럴 줄 알았음.. 약속을 좀 미룰 걸.. 손님이 좀 많이 늦으시네요..
은수 (흔쾌하게) 아니예요, 괜찮아요, 혼자서두 잘 노니까, 걱정말구 천~천히 오세요, 천~천히..
영수 (미소) 네, 쫌만 기다리세요, 얼른 갈게요!
은수 네에!
은수, 전화 끊고, 시계보면, 4시 30분 경.
은수, 카드 단말기에 이어폰 연결해 귀에 꽂고 잡지로 눈 돌린다./
프레시 캣의 영수, 장미경을 맞는다.
장미경 (호들갑) 아우... 죄송해요, 제가 너무 많이 늦었죠오.. 아우.. 죄송해요오..
영수 네. 괜찮습니다. 앉으세요.
S#46. 재인의 공방 & 투썸 플레이스 / 오후
재인 혼자 밥 먹고 있다.. 전화가 온다.
은수 모해?
재인 밥 먹어..
(은수) 누구랑?
재인 (서럽다) 혼자~... 히잉~.. 혼자 밥 먹을려니, 욱해!
은수 욱? (풋!) 울컥이겠지이~.
재인 응. 울컥! 공방 괜히 차렸나봐아~. 개미새끼 하나 안 왔다갔어~..
은수 기다려~ 기다려~ 오꺼야
재인 (하는데 문소리 딸랑~! 활짝) 어? 잠깐마안, 누구 왔나부다! 끊어!
하고 밖을 보면, 고개를 디밀고 있는 남자.
남자 여기, 오뎅가게 아니예요?
재인 (버럭!) 눈 없어요?!! 안 보여요? 주얼리 드자이너 작업실이자나요오오! //
전화 끊은 은수.. 시계를 물끄러미.. 5시 30분이 다 돼 간다...
좀 의기소침해지려고 한다.. 무심코 내려다 본 잡지의 페이지.
‘자아를 실현하라! 남자에게 무조건 의존하는 여자는 No!' 따위의 기사다.
은수 (혼잣말..) 오은수.... 왤케 됐니이...
S#47. 영수의 차안 / 같은 날 해질녁.
꽁하게 창 쪽에 붙어서 손가락으로 창문을 문대는 은수..
영수 뭐 먹을까요?
은수 ... 뭐.. 아무꺼나요.. (하다가 바로 앉아서) 저, 다시 일할라구요....
영수 그러구싶어요?
은수 그냥..모... 네~.. 놀면 모해요...
영수 그래두, 오랜만에 쉬는 건데.. 책두 보구.. 충전두 하면 좋을텐데..
은수 그래두요오.. (하는데 전화가 온다. 장미경이다. 받고) 네, 장선배.
장미경 (할 말 많아서 얼른 대충) 어! 자기, 잘 있었지?
은수 네. 오랜만이예요.
장미경 (잔뜩 열 받은 목소리) 자기, 우리 쫌 만나자.
은수 예? (다시) 예~, 그래요, 근데 왜?
장미경 아, 진짜 내가 그 프레시 캣인지, 푸라이드 치킨인지 땜에 아주 제명에 못 죽는다.
은수 (프레시 캣 소리에 영수를 흘끗.. 왠지 재밌을 거 같다! 수화구 가리며 창문쪽으로) 프레시 캣이 왜애? (그러나 영수, 들었다! 살짝 의식)
장미경 야! 사장 걔! 걘, 진짜 뭐냐? (은수, 영수 얼굴 슬쩍 돌아본다. 웃음이 난다. 영수도 왠지 신경이 좀 쓰인다) 지난 번엔 난(나한)테, 진부하다드니, 식상하다드니, 망발을 날리더니, 나~, 참! 오늘은 뭐? 너무 유행만 따라가는 거 같아서, 기획안이 허해? (콧방귀) 하! 허,해~애? 내가 아주 자다가두 벌떡 일어난다, 그 인간땜에! 아우! 생긴 건 무슨 원숭이 같이 생긴 게, 진짜! (은수, 원숭이 소리에 영수를 돌아본다. 웃겨서 미치겠다) 아니, 허하다니! 허하다니이!!!
은수 (웃음난다) 에이~, 첨엔 다 그래요.. (괜히 영수 보고) 나두 느끼.. 하다는 둥, 쉽다는 둥,
영수, 웃는 은수 때문에 같이 웃음 나면서도 무슨 소리냐고 은수를 본고..
은수 (강조) 미,용 잡지 같다는 둥! 그런 얘기 숱해들었어요... (웃음난다..)
장미경 그래? 그 인간, 원래가 고따구고만? 아, 열 받네.. 암튼, 자기 우리 만나! 만나서 대책 좀 세우자고오!
은수 넹~. (전화 끊고 마구 웃는다)
영수 ....
은수 (풋!) 오늘 장대린님 만났어요?
영수 네. (괜히 같이 웃음 나며) 아, 뭔데요오?
은수 (푸하하하 크게 웃는다)
영수 (은수가 웃으니까 따라서 웃음은 나는데 이유는 정확치 않고.. 웃으며)아, 왜요오..?
은수 (웃으며 손사레) 아니예요.. 아니예요..
S#48. 투썸 플레이스 / 다음날 오후.
장미경과 앉아있는 은수.
장미경 내가 지끔 열 받게 생겼나야~ 안 생겼냐?!!
은수 (속으론 웃겨 죽겠는데, 시침 떼고) 생겼죠오~, 아~ 그럼 열 받지이~..
장미경 아우, 인제야 속이 좀 후련하네. (커피 마시고) 아우~ 커피 맛있다! (하다가 웃는 은수 보고) 근데, 자기, 어케 된 거야? 안이사네루 안 갔다며?
은수 (엥?) 어떻게 아셨어요?
장미경 만났어, 안이사~, 우연히~. 잘 생각했어, 잘 생각했어. 우거지가 뭐냐? 우거지가. 아니~, 자기 정도면, 웬만한 덴 가지이. 왜 그런데다 목을 맸냐? 자존심 상하게.
은수 (엥?) 네? 목,을.. 매요?
장미경 그러든데? 안이사가? 오대린, 너~무, 너무 하구 싶어했는데에~, 상황이 시기상조라... 어쩔 수가 없었다구.
은수 애~애? (하다 헛웃음) 허. 허허.
장미경 에유.. (선심 쓰듯 명함 한 장 내민다.) 그래두, 나 빼끼 없지?
은수 (이게 뭐예요? 하듯이 보면)
장미경 대충 들어보니깐 자기가 딱이야.. 면접 보라구~. 아우~, 옛날같이 여자들 요리나 좀 배우다가 시집감 얼마나 좋아아~. 이건 직장 없음, (자기 얼굴 토닥이며) 아~무리 이뻐두 값이 없으니... 죽으나 사나 다녀야지...
S#49. 어떤 회사 (잡지사나 홍보회사) 문 앞 / 다른 날 오후.
단정하게 차려입은 은수, 옷매무새를 단정히 하고, 살짝 노크하고 안으로... 안에 있던 한 남자, 반색을 하며,
면접관 오은수씨? 어서와요, 이쪽으루, 이쪽으루...
S#50. 피잣집 앞 거리 / 같은 오후.
동물인형 탈을 쓴, 두 사람, 전단지를 나눠주고 있다.
나눠 주는 전단지 무시하고 지나가는 사람이 태반..
그러다, 꼬맹이 하나, 콕콕 찌르고 지나가면, 버럭 탈을 벗는 사람. 유희다.
유희 우씨! 나 안 해!
지욱 (탈 쓴 채 보면)
유희 (열 폭폭) 우씨! 내가 그래두, 대기업 과장자리 코앞에까지 갔던 사람인데! (열 폭폭)
지욱 (탈 벗고, 뭘 그런 걸 갖고 하듯) 7만원이잖아~ (다시 자기 탈 쓴다)
유희 (열은 나지만) 우씨! 내가 5만원만 됐어두 때려쳤다! (다시 탈 쓴다)
전단 나눠주기 시작.
S#51. 한강변 / 같은 오후.
나란히 앉아 샌드위치를 먹는 유준과 재인.
재인 유희 말이 맞는 거 같애...
유준 (보면)
재인 나, 좀.. 한심하지?
유준 모가아.
재인 한심해..
유준 괜히 그러는 거야~. 걔, 기준에 맞춤, 제대루 사는 인간 하나두 없어. 우린 또 우리대로 사는 거야~.
재인 그래..
S#52. 어느 회사 사무실 안 / 같은 오후.
면접관 (이력서를 보며 흡족한지 만면에 호감..) 출판 경력 4년에.. 사보제작 3년이라... 좋으네요.. 아주우! 좋아요.. (보람증권, 프레시 캣 책자 넘기며) 근데, 희망연봉을 안 적으셨네요?
은수 네에..
면접관 그래두, 생각하신 금액이 있을 텐데.. 아, 편하게 (말씀)하세요, 편하게. 물론 저희두 가이드가 있긴 하지만.. 그래두 먼저 말씀해 주시는 게... 모양새가.. (답을 기다리는 표정)
은수 (생각한다.. ) 3천...
면접관 (화색이 뚝.)
은수 (고개들고 눈을 또리하게 뜨고) 오백,만원, 생각하고 있습니다.
면접관 (삼천, 소리에 화색이 뚝, 멈췄던 얼굴.. 5백이 더 붙자, 슬며시 (비)웃음기 돈다) 3천... 오백이라.... 흠.... (다시 이력서를 본다)
은수 (뜨끔)..
면접관 이게..... 이게 말이예요, 오은수씨이~, 세상이 보는 자기랑 자기가 보는 자기가 똑떨어지게 같은 것두 참으로 복인데 말이예요... 포트폴리오 봄, 우린 사실 견적이 딱, 나오잖아요? (안타깝다는 듯) 근데, 정작, 본인들은 그걸 모른단 말이지요오?..
은수 (모욕감을 느낄수록 웬일인지 눈을 똑바로 뜬다)
면접관 (유들유들) 아, 오은수씨 얘긴 아니예요.
은수 오은수씨, 얘긴 맞네요. (면접관, 엥? 하고 은수를 보면, 웬일로 또이또이 + 담담 + 당당) 오은수 얘긴 맞는데요, 오은수가 아파트두 아니구 자동차두 아닌데, 그렇게 바로 견적이 바로 나오신다니.. 그래서, 견적은 어떻게 나왔는데요? 그 오은순 정가가 얼마예요?
면접관 (당황했다... ) 아, 이거.... 무슨.. 오해가..
은수 정말루 궁금해서 여쭤보는 거예요. 제가 아는 오은수는 사람이라... 저는 오은수 견적 같은 건 내본 적이 없어서요.
S#53. 어느 회사 건물 앞 / 같은 오후.
도도하게 걸어 나오는 은수.
건물 앞으로 나오자 마자,
은수 (통쾌!) 자알했어! 오은수! 웬일루 말두 잘해애? (뒤 돌아 보며) 쯧! 그니까 말이야~,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리구 말이야~.. (하다가 돌연 어깨 힘 쭉 빠지며..) 에구... 그래두우.. 넘.. 많이 불렀나...?
그러다 다시 도도하게 어깨 펴며
은수 3천, 오백이 모오(어때)?
S#54. 한강변 / 같은 오후.
자리를 정리하는 재인과 유준..
재인 (일어서며) 고마워.. 유준아...
유준 (피식) 모가.
재인 밥 같이 먹어줘서. 난, 진짜 혼자 밥 먹음 욱!해. (냉큼 다시) 아니, 울컥!
유준 나두 그래! 잘 먹었다, 하재인!
하는데, 두 사람 앞으로 휙 지나가는 모자 쓴 남자.
재인 엇! 태오씨!
유준, ‘태오씨’ 소리에 돌아보면, 멈춰선 남자 보인다. 정말 태오다!
재인 (활짝! 너무 반갑다) 태오씨, 맞구나아~.
태오 (당황. 그러나 곧 꾸벅 인사. 유준에게도) 안녕하셨어요?
S#55. 버스 정류장 / 같은 오후.
버스를 기다리는 은수.. 기운이 없어 보인다..
S#56. 한강변 / 같은 오후.
재인 이야~ 넘 반갑다아~. (둘레둘레) 우리 어디 들어가요! 잠깐 여기 앉을까?
태오 (머뭇) 저기..
유준 (태오가 곤란할까봐 얼른) 아.. 영화 준비하신 다면서요.
태오 예, 내일 테스트 촬영이라서요.. 현장에 가보느라구..
유준 네~..
재인 (아쉬워서) 일하는 중이구나아~.
태오 (미소) 네에... (하다가... 가려고) 그럼,
재인 어! 벌써 가게요? (아쉬워서) 그래두우~...
유준 (얼른) 네. 태오씨, 잘 지내(세)요!
재인 (푼수. 못내 아쉬워서) ... 놀다가지이~.. 잠깐이라두우..
태오 (미소 짓고 돌아선다)
유준과 함께 걷기 시작하는 재인, 아쉬워서 자꾸 태오를 돌아보는데,
돌아 볼 것 같지 않던 태오, 걸음을 멈추고 돌아선다.
재인 (냉큼 서서 보면)
태오 .... 잘.. 지내죠오...?
재인 (무슨 말인가 보다가) 아.. 온수?
유준 네... 잘 있어요..... 은수..
태오, 됐다는 듯 미소 짓고 다시 꾸벅 인사하고 돌아선다.
재인 (태오 뒷꼭지 보다가).. 아깝다아..
S#57. 은수 원룸 골목 & 재인의 차안 / 늦은 오후.
은수, 골목을 터덜터덜 걸어 들어오는데, 전화가 온다.
은수 어. 재인아.
재인 야! 온수! 나 쫌 아까 누구 만난 지 알어?
은수 누구.
재인 꼬맹이~
은수 (뚝)... 누구..?!
재인 꼬맹이~, 태오오~... (은수, 생각보다 더 가슴이 벌렁벌렁 한데) 으아.. 여전히 이쁘드라~, 넘 이쁘드라~...
은수 ...... (겨우) 으응...
재인 같이 좀 놀다 가랬드니, 그냥 휙 가드라? 근처에 일이 있나봐.
은수 .... 으응.... (겨우) 그래?
재인 아유... 아까워... 아까워, 죽겠어, 진짜아~
은수 ....... (뜸....).. 어때.. 보여?
재인 (당연하단 듯) 이쁘지이~. 이쁘다니까안! 디따 좋아보이드라.
은수 .......
재인 너, 물어보드라? 잘 있냐구...
은수 .... (겨우).... 그랬..어...(?)
재인 응. 잘 지낸댔어... 유준이가..
은수 으응.
재인 아유... 아까워! 다시 보니깐 또 아깝드라...
은수 그래... 재인아.. 끊어... (전화 끊은 은수, 멍~)
S#58. 한강변 (촬영 예정지) / 늦은 오후.
부지런히 일하는 몇몇 스탭들 사이로,
태오 롤지선을 들고 와 주연에게 내밀면,
주연 오빠.
태오 (딴생각하다) 어?
주연 청테입 달라니까?
태오 어? (하고 내려다보면, 손에 들고 있는 롤지선. 얼른 롤지선 내려놓으며)어어. 그래. (허리백 줄에 달린 청테입 잘라준다)....
주연 오빠 쫌 이상하다..... 아까부터..
S#59. 은수 원룸 골목. / 늦은 오후.
멍하게 멈춰 서 있는 은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