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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투병 중 지난 29일 숨진 가수 이남이씨의 빈소에 동료 예술인들의 조문 행렬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30일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춘천 동내면 학곡리 장례식장에는 평소 절친한 사이인 소설가 이외수(64)씨가 침통한 모습으로 조문했다.
고인의 사망 소식에 충격을 받아 병원 신세를 지기도 한 이씨는 화천군 성서면 다목리 자신의 거처인
’감성마을’에서 몸을 추스른 뒤 이날 일찌감치 고인의 빈소를 찾았다.
점퍼 차림으로 빈소를 찾은 그는 “’울고 싶어라’로 일약 스타의 반열에 올랐을 때도
고인은 정상에서 홀연히 떠났을 만큼 늘 정신적으로 아름다운 인격체이자 깨달음이 깊은 흔치 않은 가수”라고 고인의 삶을 평가했다.
그는 이어 “마지막 가는 길에도 고인은 다른 누구보다도 초연한 자세를 보여 주변을 숙연하게 했다”며
“저 세상에서는 울고 싶어라가 아닌 좀 더 신명나는 곡을 선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고인이 사망하기 전 날인 28일 춘천의 한 음식점에 들러 고인이 생전에 즐겨 먹었던 갈비탕을 주문해
병문안을 다녀오기도 했다.
하지만 병세가 깊어 끝내 고인에게 갈비탕 국물조차 먹이지 못한 채 고인의 사망 소식을 접하자
“다음 병문안 때는 꼭 갈비탕을 먹이려고 있는데..”라며 애통해 했다.
그는 이날 “저 죽는 줄 모르고 이 놈이 날 죽이는구나”라는 촌철살인의 유고 시 ’암’을 직접 낭송하며 고인이 병마와 싸우면서도 초연했던 모습을 차분히 설명했다.
고인과 의형제를 맺은 그는 그의 인터넷 트위터에 ’그대 잘 가시게, 오늘부로 세상은 다시 텅 비어 버렸다’는 내용의 시를 게재해 절친한 친구를 잃은 슬픔을 표현했다.
특히 그는 “고인은 생전에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만큼 애주가, 애연가 였다”며 “그런 그가 폐암 진단을 받고 투병 생활하는 중에는 지인들에게 ’담배는 끊기가 어려우니 아예 배우지 말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되뇌었다”며 끝내 눈시울을 붉히고 말았다.
이날 오후에는 김진선 강원도지사와 마임이스트 유진규씨도 고인의 빈소를 찾아와 조의를 표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전날에는 가수 서수남씨를 비롯해 그룹 사랑과 평화의 보컬 이철호(59)씨와 그의 멤버를 포함한 동료 음악인들이 찾아와 밤 늦게까지 빈소를 지켰다.
가수 인순이, 이승철, 이은미, 이은하, 조용필, 조하문, 최 현, 혜은이, 코미디언 임하룡 등 동료 연예인 등은 근조 화환을 보내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고(故) 이남이씨는 1974년 밴드 신중현과 엽전들의 베이시스트로 데뷔한 이후 1977년부터 밴드 사랑과 평화에서 활동했고 1988년 ’울고 싶어라’로 솔로 데뷔해 이름을 널리 알렸다.
특히 고인은 2000년 춘천에 자리를 잡고 절친한 소설가 이외수씨와 지역 문화 활동에 앞장섰다.
또 딸(이단비)을 비롯한 지역 음악인들과 결성한 밴드 ’철가방 프로젝트’로 음반을 내며 활동한 그는 춘천교도소 수용자들을 위한 공연을 주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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