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가을 천고마비의 계절이다. 아침 저녁으로는 선선한 바람이 불어 춥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낮에는 역시나 덥다. 지독히도 물러나지 않는 더위. 역시 이럴 때일수록 잊지 말고 몸보신을 해줘야 한다.
소음인에게는 속을 따뜻하게 다스려주는 삼계탕이 제격이란 말을 듣고, 그렇지 않아도 좋아하던 삼계탕을 더 즐겨 먹게 되었다. 지금껏 내가 먹어본 삼계탕 중 가장 저렴하고 맛난 곳은 삼성역 현대백화점 뒷 골목 쪽에 자리 잡은 `한방 삼계탕` 집이다.
평소에도 사람이 많은데 복날에는 더욱 난리가 난다. 30분 정도 기다려줘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꼼짝도 않고 서서 제 차례를 기다린다. 나도 아는 분에 이끌려 찾았다가 그 곳만의 담백한 국물 맛에 첫 눈에 반해버리고 말았다. 뚝배기 바닥이 보일 정도로 국물을 싹싹 핥을 정도였다.
특히 그 집의 반찬 `마늘쫑`이 너무 맛있다. 적당하게 달콤하면서 매콤한 그 맛은 아삭아삭한 촉감과 함께 혀 끝을 감싸 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빈 속에 먹는 건 금물이다. 삼계탕이 나오기 전 급한 마음에 `마늘`하나를 덥썩 물었다가 속이 쓰려 죽을 뻔 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마늘쫑은 꼭 삼계탕과 함께 먹어줘야 겠다.
한방삼계탕의 가장 큰 장점은 내가 생각하기엔 담백한 맛 뿐만 아니라 저렴한 가격에 있다고 본다. 반계탕 한 그릇에 5천원이다. 나 같은 여자들이 먹기에는 양도 딱 적당하다. 여자들은 보통 삼계탕 한 마리 다 먹지 못하고 남기는 경우가 많다. 무척 아깝다! 그러나, 이 곳 반계탕은 여자들에게 아주 딱 이다. 남성 분들은 살짝 부족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그냥 `한 마리` 삼계탕을 드시라고 권하고 싶다.
하지만, 직장이 중구 쪽에 있는지라 이쪽에서도 삼계탕 집을 찾아야만 했다. 물론 맛난 곳을 두 군데나 알고 있긴 하다. 삼풍빌딩 지하에 있는 `삼풍삼계탕` 과 명보극장 맞은 편 골목 쪽으로 조금 들어가다 보면 보이는 `장수 삼계탕` 집이 있다. 두 군데 모두 맛있다. 하지만 외부 손님들과 약속 장소로 삼기에는 지리적 조건이 좋지 못하다.
반면 서소문에 위치한 고려 삼계탕은 약속 장소로 삼기에도 좋고, 더불어 몸 보양하기도 좋은 곳이다. 이 곳 고려 삼계탕은 게다가 이미 음식 매니아들에게 소문이 난 집이다. 그리고 깔끔한 인테리어로 외부 손님들과 미팅하며 음식을 먹기에도 좋다. 국물 맛도 담백하고 고기도 쫄깃쫄깃 하다. 더운 날 기운 없을 때 한번 드셔보라고 권하고 싶다.
첫댓글 으랏차차 뽀대나는 하루 계탕으로 ....
점점 추워지는 계절에도 아주 딱입니다.
푹끓인계탕도 먹고 남은닭고기찢어 닭죽도 해먹고 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