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 매일 다양한 정보가 물밀 듯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정보를 사람들에게 전달해 주는 것이 바로 매스미디어이다. 매스미디어는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 영향력은 막강하다.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아무런 비판의식 없이 매스미디어의 내용을 받아들이게 될 수도 있다. 매스미디어가 조장하는 갈등, 편견, 차별을 정확히 인식하고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매스미디어가 조장하는 편견 중 대표적인 것이 여성에 대한 편견이다. 특히 드라마의 설정을 보면 잘 나타나있다. 여자는 남자만 잘 만나면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게 한다. “파리의 연인”, “풀하우스”를 보면 남자는 돈 많고 거친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여자는 가난하고 힘겹게 사는 캐릭터이다. 힘들 게 살던 여자가 돈 많은 남자를 만나 행복해지는 것이다. 현대판 신데렐라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여자 팔자는 뒤웅박팔자”라는 속담이 의미 있는 것이 되도록 만들고 있다.
또 여러 드라마에서 직장을 다니는 여자와 집안 살림을 하는 여자의 갈등을 보여준다. 집안 살림을 하는 여자는 순하고 착한 성격을 지녔고 직장을 다니는 여자는 드세고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성격으로 설정된다. 이런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집안 살림을 하는 여자가 더 옳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게 된다. 직장 생활을 하는 여자가 겪는 어려움은 나타나지 않고 집에 소홀한 나쁜 여자로만 사람들의 눈에 비치게 된다. 능력 있는 여자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것에는 이러한 매스미디어의 역할이 한몫하고 있다.
많은 오락 프로그램에서도 여자에 대한 편견은 계속된다. 한 예로 X맨 이라는 프로를 보면 일단 여성 출연자들은 옷차림부터 과감한 노출을 하고 있으며 남자 출연자 앞에 바짝 붙어 춤을 추면 남성 출연자들은 황홀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인다. 여성이 성적으로 남성을 유혹하는 존재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여자의 매력이 육체적인 아름다움으로만 한정되며 특히 날씬한 몸매에 대한 환호를 멈추지 않는다. “유니“나 ”옥주현“이 살을 빼고 왔을 때는 매력적으로 변했다고 예찬하고 가수 “신지“가 살이 쪘을 때는 저래선 안 된다는 식의 보도를 한다. 다시 ”신지”가 살을 빼고 돌아오자 이를 호의적으로 보도하는 태도를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매스미디어의 가치관과 자신의 가치관을 동일시하게 되며 여성은 성형을 통해 그들과 같아지려고 하고 남성은 매스미디어에서 말하는 기준으로 여성을 바라보게 된다. 성형하는 여성이 계속 증가한다는 통계는 이를 뒷받침한다.
매스미디어는 자본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쏟아지는 광고들은 가만히 살펴보면 상품을 소비할 수 있는 계층을 겨냥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여성은 좋은 소비계층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외모 가꾸기를 부추기는 것이다. 화장품, 옷, 향수 등은 여성의 소비가 있기 때문에 존재할 수 있다. 자본의 논리에 지배당하는 매스미디어가 나름대로의 ‘올바른 여성상‘(소비하는 여성)을 끊임없이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올바른 여성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매스미디어는 여성에 관한 편견이외에도 학벌 사회가 되도록 조장하고 있다. 수능 시기가 되면 매스미디어들은 너나할 것 없이 대학정보와 공부 잘하는 법을 소개한다. 공부 잘하는 법에 소개되는 선배들은 소위 스카이라 일컫는 인류대학에 합격한 이들이며 좋은 대학에 가지 못하면 도태될 것이라는 학생들의 불안을 끊임없이 자극한다. 실제로 조선일보에서 [이렇게 합격했어요]라는 시리즈를 몇 편에 걸쳐 보도한 적이있다. 대학과 연관된 기사 제목에는 꼭 “서울대“ ”연고대” 가 커다란 글씨로 쓰여 있다. 철없는 아이 때 무슨 대학에 가고 싶냐고 물으면 대부분 서울대를 꼽는다. 서울대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한번이라도 안한 학생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우리 사회는 특정 몇 개의 대학만을 떠받든다. 한 집단(특히 정치인)의 구성원들에 대해 분석을 할 때는 출신대학이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류대학에 가지 못하면 심한 절망감에 빠져 자살을 하는 일도 종종 일어나고 있다.
여성과 학벌에 대한 매스미디어의 태도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특히 평소에 심각하다고 여겼던 여성에 대한 매스미디어의 편견 조장을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대중은 깨어있는 수용자가 되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주체적인 생각 없이 매스미디어가 만드는 편견에 사로잡힌 것도 모른채 살아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