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여신 원츄리.
이제 바야흐로 봄이 온다. 여느 시골집이나 아님 도심이라도 화단에 원추리를 심어 놓은 곳이 많다. 이 원추리를 활용하는 사람들은 봄나물로 잘 활용하는데 그렇지 못한 사람도 이외로 많다.
이제 봄이 오면 사람의 마음이 들떠서 나이를 먹어도 봄처녀?는 어김없이 찾아온다. 헌데 고개숙인 총각은 몸이 나른하고 찌부등하여 춘곤증이 밀려와 눈칫밥 얻어 먹기 십상이다.
아무리 봄처녀가 나물을 캐다 정성스레 반찬을 해줘도 소용이 없으니 미운털이 박혀 잘 익은 싸래기밥?을 얻어 먹을 수도 있다. 봄처녀는 이른 아침에 일어나 쌀을 박박 씻으면서 푸념할 것이다.
"으이구.. 죽도 아깝다.. 죽도 아까워.."
하지만 봄처녀의 마음을 이해해야한다. 산들거리는 봄바람은 여시(여우)와 같아서 봄처녀의 마음을 흔들리게 하니까 말이다. 봄처녀는 얼굴에 뽀얀 꽃도 피게 한다. 추운 겨울을 지낸 총각은 날씨는 포근해졌는데 어깨는 더 움츠러드는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겨우내 몸을 움츠려 쩔고 절어서 녹이 슨 배뇨관을 화끈하게 뚫어주는 녀석이 있으니까. 바로 원추리가 해결해줄 것이다.
원추리는 그 어떤 봄나물보다 먼저 싹을 올린다. 꽃도 수선화 다음으로 일찍 핀다. 이른 봄에 화단을 살펴보면 원추리의 싹이 귀엽게 올라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바로 이녀석이 불쌍한 봄총각을 위해 자연이 주는 봄맞이 선물이다.
이른 봄에 싹을 올리는 이 귀여운 녀석을 따다 맛나게 먹으면 막혔던 배뇨관이 뚫려 시원하게 소변을 보게 된다. 이녀석은 재주도 많아서 소화불량, 황달, 혈변, 혈뇨 등을 치료한다. 날씨가 풀리면 아토피를 앓는 사람들에게는 반갑지 않은 가려움증이 찾아온다. 이때 이 녀석에게 아토피를 가라앉히는 재주가 있다.
이 녀석은 넘나물, 망우초라고도 불리며 종류도 많다. 각시원추리, 골잎원추리, 큰원추리(겹원추리), 왕원추리, 애기원추리, 홍도원추리, 노랑원추리 등 우리나라에만 20여 종이 있다. 한방명으로는 아들을 낳게 해준다하여 익남초라고도 하며 훤초근, 누로 등으로도 불린다.
원추리는 새순과 꽃술을 제거한 꽃을 음식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고 뿌리는 약재로 쓸 수 있다.
새순은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나물로 먹을 수 있다. 초고추장이나 된장으로 양념하여 무쳐서 먹는다. 오징어나 조갯살, 불고기를 양념할 때 같이 넣으면 훨씬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물론 된장국으로 끓여도 맛있다. 달달하니 구수하다.
꽃은 꽃술을 버리고 밥을 지을 때 씻은 쌀 위에 얹는다. 꽃의 색깔이 밥에 배어 보기 좋을 뿐만 아니라 꽃향기가 우러나와 밥이 한층 돋보이고 고소하며 맛있다. 그리고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갖가지 음식의 보조재료로 쓸 수 있다. 불고기나 김치, 튀김, 생선전에 얹으면 보기도 좋을 뿐 아니라 맛도 좋다.
효소도 담글 수 있다. 변혈이나 황달, 시력감퇴, 불면증, 가슴이 답답할 때 물에 희석하여 마시면 좋다. 효소는 가급적이면 꿀로 담는다.
뿌리는 맥문동이나 땅콩처럼 작은 열매가 달려있다. 그러나 약간의 독성이 있다. 깨끗히 잘 씻은 후 햇볕에 바싹 말려서 법제한다. 햇볕의 자외선이 독성을 푼다.
말린 뿌리를 차로 끓여 마시면 결핵을 치료하며 치질로 인한 혈변, 요도가 막힌 것을 뚫는다. 그리고 몸에 열이 있어 혈뇨가 나올 때 좋다. 심신이 허약하여 코피를 자주 쏟는 사람에게도 좋다. 유방염, 유방암을 치료하기도 한다.
뿌리를 술로 담그기도 한다. 하루에 작은 잔으로 한잔을 마시고 자면 강장작용이 있어 불끈이?가 부실한 사람에게 좋다. 그러나 새순과 꽃에도 강장의 효능이 있으니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뿌리는 캐지 않는 것이 좋을 듯하다.
마음이 살랑거리는 봄처녀들은 기죽은 봄총각에게 눈총을 주지 말고 솔선수범하여 원추리를 채취하여 봄나물로 밥상에 얹어 줌은 어떨까? 내 물건은 내가 챙겨야 튼튼하고 어여쁜 명품?이 되는 것이다.
해강.
약초연구소 둥지.
#소화불량, #황달, #혈변, #혈뇨, #아토피, #결핵, #치질, #유방염, #유방암, #자양강장, #기력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