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도나, 시, 구, 심지어 어지간한 마을에는 유명한 거리들이 있죠.
서울 강남에는 신사동 가로수길이라는 게 있습니다.
외국인들과 멋쟁이들 많이 다니고, 이국적인 물품들 파는 가게들도 좀 있고, 자연스럽게 주변에 맛집들도 많은 그런 곳이죠.
그냥 서울 홍대 앞이나 압구정 로데오 거리 같은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참고로 가로수길의 가로수는 은행나무이고, 편도 1차선이라 미어터집니다.
지난 토요일 저녁에 멋쟁이들 사이를 체육복에 테니스 가방을 맨 채로 누비고 다녔습니다.
태릉에서 집으로 가는데 울각시랑 강생이들이 재미난 시간을 보내고 있다길래 합류했죠.
좀 특이하다 싶은 게 보이면 어김없이 3G폰을 꺼내들고 사진을 찍어댔죠.
커다란 곰돌이도 보이고, 팬더들도 있고, 별스러워 보이는 카페도 있고, 벼룩시장도 있습니다.
누가 보면 시골에서 막 올라와서 별것도 아닌 것에 눈이 뒤집힌 사람처럼 보였을 겁니다.
설빙에서 빙수를 먹고 있는데, 압구정동 주변의 성형외과를 다녀온 듯한 중국인이 콧등에다 반창고를 붙이고 다닙니다.
특별할 것 없는 장삿속이지만 한 번쯤 맛보기로 구경할만 하네요.
가끔은 된장국보다 피자가 땡길 때가 있죠. ~^.^~
♥장애 부부와 아이♥
척추 장애를 가진 부부가 있었습니다.
그 둘은 진심으로 사랑했고, 여느 부부처럼 아이를 가졌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품은 열 달을 불안함과 미안함으로 보내고 있었습니다.
혹시나 자신들의 장애가 아이에게 유전되지 않을까 걱정스러웠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늘은 부부에게 누구보다 건강한 아기를 보내주셨습니다.
엄마는 세상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아이를 지극정성으로 키웠고, 아이 또한 건강하고 바르게 잘 자랐습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됐습니다.
엄마는 다시 걱정하기 시작합니다.
한 살 두 살, 아이가 철이 들어가면서 몸이 불편한 부모를 창피해 할까 봐...
그런 아이의 마음이 당연하다고 생각한 엄마는
아이에게 상처가 될까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부터
단 한 번도 학교에 찾아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가 도시락을 놓고 학교에 간 것입니다.
엄마는 다시 고민에 빠집니다.
도시락을 갖다 주면 아이가 창피할 테고, 그렇다고 갖다 주지 않으면 점심을 거르게 되는데, 그것 또한 마음 아픈 일이었습니다.
고민 끝에 엄마는 몰래 갖다 주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마저도 쉬는 시간에 찾아가면 아이들이 볼까 봐
수업시간 중에 학교로 찾아갔습니다.
난생처음 보는 아이의 학교였습니다.
복받치는 마음을 억누르고 누가 볼까 조심스레 학교 안으로 들어서려는데, 교문 앞에 웬 아이들이 모여있습니다.
어느 반의 체육시간이었나 봅니다.
엄마는 그마저도 들킬까 봐 고개를 돌리고 한 발 더 학교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그런데 엄마의 시선에 들어오는 한 그루의 나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아래 낯익은 얼굴이 보였습니다.
아이였습니다.
심장이 쿵!
아이 반의 체육시간이었던 것입니다.
심장이 터질 것처럼 뛰고 있었고, 얼굴은 하얗게 질릴 정도로 엄마는 당황해 있었습니다.
이내 정신을 차리고 힘든 몸을 이끌며 최대한 빠른 걸음으로 교문 밖으로 나가려는 순간, 저쪽 나무 밑에서 아이가 교문 쪽을 바라보며 입에 손을 모으고 소리쳤습니다.
엄마!!!!!!!
엄마의 눈에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눈물이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첫댓글 Mother. noun - someone who will love you unconditionally, till her last breath.
서양친구가 몇명 있는데 동서양을 막론하고 가장 고귀한 단어 인것 같습니다. 가슴 뭉클한 얘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