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 ode to gene edits!
1902년 내과의사 아치볼드 개로드는 유전자와 질병 간의 관계를 증명하는 연구를 처음 시작했다. 그 후 5천여 가지 질병들이 단일유전자 변화와 관련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질병을 초래하는 유전자를 변형하는 수단이 없었기에, 유전학자들은 종종 자신들의 지식을 임상에 적용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제 유전체편집 기술의 진보 덕분에 상황이 바뀌고 있다.
베토벤은 자신의 유명한 환희의 송가(Ode to Joy)를 들을 수 없었지만, 그의 이름을 딴 생쥐가 Cas9이라는 유전자가위를 만남으로써, 오늘날 난청을 초래하는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은 유전자편집을 통해 청력상실을 예방할 수 있게 되었다.
※ 출처: Nature News & Views (참고 1) |
과학자들은 유전체 편집으로 '베토벤 마우스'의 난청을 완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 마우스는 쥐와 인간 모두에게 청력상실을 초래할 수 있는 유전자 변이를 갖고 있다.
연구진은 CRISPR–Cas9 기법에 의존하여 Tmc1 유전자의 변이를 녹아웃시킴으로써, 난청의 다른 원인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을 엶과 동시에, 유전체 편집이 직면하고 있는 주요 문제를 해결했다. 그 문제란, 'CRISPR–Cas9에 필요한 단백질과 RNA'를 살아있는 동물의 세포에 전달하는 것이다(참고 2).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CRISPR 요소들로 하여금 세포막을 통과하도록 하기 위해, 양전하를 띤 지방분자(지질) 안에 봉입(封入)했다. 그런 다음, 연구진은 그 입자를 마우스의 내이(inner ear) 안에 직접 주입했고, 내이 속에서 음향의 진동을 감지하는 털세포(hair cell)는 지질(lipid)을 흡수했다. 이상의 연구과정은 이번 주 《Nature》에 보고되었다(참고 3).
"후속연구에서 안전성과 효능이 확인된다면, 이번 연구에 사용된 방법은 인간에게 유전자요법을 실시하는 데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이번 연구의 주요저자인 브로드 연구소와 하버드 대학교의 데이비드 리우 박사(생화학)는 말했다(참고 4).
"이번 연구는 중요한 일보전진이다. 지금껏 'CRISPR를 이용하여 동물모델의 변이를 교정했다'고 보고한 논문들 중 대다수에서, 그들이 사용한 전달방식은 인간의 질병을 사용하는 데 응용될 수 없었다. 이처럼 전달(delivery)은 CRISPR가 여전히 직면하고 있는 도전이었다"라고 듀크 대학교의 찰스 거스바흐 박사(생명공학)는 말했다.
CRISPR–Cas9은 Cas9이라는 효소를 이용하여, 가이드 RNA(gRNA)의 지령을 받아 DNA의 특정 부위를 절단한다. 그런데 연구자들은 살아있는 동물의 세포에서 유전자를 편집하기 위해, 종종 바이러스에게 'Cas9과 gRNA를 코딩하는 DNA'의 배달을 의뢰한다. 일단 세포 안에 들어가면, DNA가 발현되어 세포로 하여금 Cas9과 gRNA를 생성하게 한다.
그러나 지금껏 사용돼온 바이러스는 고전적 유전자요법을 위해 신중하게 조작된 것으로, 특정 유전자의 정상버전이 높은 수준으로 가능한 한 오랫동안 발현되도록 할 요량으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유전체를 편집하는 연구자들은 입장이 다르다. 그들은 Cas9이 잠깐만(원하는 변화를 일으킬 만큼만) 발현되는 것을 선호하며, 오랫동안 주변을 배회하며 원치 않는 변화를 일으키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참고 5).
베토벤 마우스의 경우에는 이 문제가 특히 중요했다. 왜냐하면 그는 Tmc1의 정상버전과 돌연변이 버전을 각각 하나씩 갖고 있기 때문이다. 두 가지 버전은 DNA 글자가 하나만 다르므로, 리우가 이끄는 연구팀은 Cas9이 돌연변이 버전만 불능화시키고 정상버전은 그대로 놔두기를 바랐다. 따라서 연구팀은 바이러스 대신, 지질 안에 봉입된 'Cas9 + gRNA'를 마우스의 한쪽 귀에 주입했다. 그리고는 양쪽 귀의 청력을 8주 동안 테스트했다.
모든 청력 테스트에서, 치료받은 마우스는 대조군 마우스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예컨대, 치료를 받은 지 8주 후 치료군 마우스는 갑작스런 120 데시벨의 소음(락 콘서트나 동력사슬톱에 맞먹는 볼륨)에 적절히 반응했지만, 대조군 마우스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참고】 CRISPR–Cas9을 이용하여, 생쥐의 유전성 난청을 치료
Gao et al.은 Tmc1의 돌연변이 버전 때문에 만년에 청력을 잃는 '베토벤 마우스'를 이용하여 이번 연구를 수행했다. 이 변이는 난청과 관련된 유전자의 인간버전과 동일하다.
청력상실에는 내이(inner ear)에서 섬모를 이용하여 소리를 감지하는 털세포(hair cell)의 사멸이 수반된다. 저자들은 갓 태어난 마우스의 귀에 '유전자가위(Cas9) + gRNA'를 주입했다. (Cas9은 DNA를 절단하며, gRNA는 Cas9을 털세포의 핵에 있는 Tmc1의 돌연변이 버전으로 안내한다.) 'Cas9 + gRNA'는 기름방울 속에 포장되어 있는데, 기름방울은 세포와 융합하여 'Cas9 + gRNA'를 세포 안으로 들여보내는 역할을 수행한다.
Tmc1의 돌연변이 버전은 티민(T)이 있어야 할 자리에 아데닌(A)이 버티고 있다. 유전자편집은 뉴클레오타이드 삭제(nucleotide deletion) 등의 메커니즘을 통해 돌연변이 버전만을 선택적으로 불활성화시켰다. 그 결과, 편집된 세포들은 야생형 Tmc1 단백질(흰색)을 발현하고 돌연변이 단백질(빨간색)은 발현하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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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는 선행연구의 멋진 확장판이다. 정상버전과의 차이가 겨우 DNA 하나인데도 불구하고, 변이버전만 선택적으로 녹아웃시켰다는 것은 CRISPR–Cas9의 잠재력이 대단함을 증명한 것이다"라고 MIT의 대니얼 앤더슨 박사(생의학 엔지니어)는 논평했다.
이번 연구의 접근방법이 TMC1 변이를 보유한 사람에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려면, 더 많은 동물실험과 임상시험이 필요하다. 리우는 에디타스 메디신(Editas Medicine)의 공동창업자로, CRISPR–Cas9을 이용하여 유전적 장애를 치료하는 치료법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그의 연구실에서는 이번에 사용한 기법을 눈에 적용함으로써, 실명의 유전적 원인을 교정할 수 있는지를 테스트할 예정이다. 단, Cas9 단백질과 gRNA는 주입된 부위에서 먼 곳까지 여행할 가능성이 낮으므로, 광범위한 조직에 영향을 미치는 근육퇴행위축(muscular dystrophy)을 치료하는 데는 적절하지 않다.
"정확한 질병과 정확한 세포에 치료요소를 전달하는 것은 유전자 치료의 핵심이다. 이번 연구는 그런 방향으로 한 걸음을 내디뎠다"라고 거스바흐 박사는 말했다. 그는 에디타스에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 참고문헌 1.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7-08645-z 2. http://www.nature.com/news/mini-enzyme-moves-gene-editing-closer-to-the-clinic-1.17234 3. http://dx.doi.org/10.1038/nature25164 4. http://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289720&SOURCE=6 5. http://www.nature.com/news/crispr-hacks-enable-pinpoint-repairs-to-genome-1.22884
※ 출처: Nature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7-087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