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 남는 가르침
-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한 사람으로 세우기 위하여 관계맺는다.
- 권위는 서로의 성장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그렇기에 책임을 요구한다. 권위를 오해하거나 잘못된 배려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한다.
- 노아에 대한 새로운 해석. 순전한 종교성이 과연 좋다고만 할 수 있는 것인가?
- 이름 난 이를 주목하지 말 것. 민중과 평범한 사람, 삶을 주목하자.
- 다른 언어, 다른 얼과 정신을 담는 만남을 소중히 여기자.
생각
- 그느름 공동체 안에서 소위 말해 리더 역할을 수행?하던 때가 있었다(지금은 스스로 아니라 생각...). 왜 지체들이 나의 제안을 흔쾌히 따라주고, 리더라고 불러주었는가? 20대 신앙생활하며 길러진 나의 모습 때문이 아닐까 싶다. 성격은 무난했고, 주변 지체들을 잘 돌봤다. 배운 것들을 삶에 적용해보려 고민하고 애쓰는 편이었다. 연약한 지체의 모습을 마주하면 인내했고, 지체와 생긴 갈등은 기도하며 고민했다. 누군가 나에게 지적하여 부끄러운 마음이 들때면 정성스럽게 회개하고, 삶을 바꾸려 노력했다. 순수한 마음으로 이런 것들을 해가려 노력했다. 그리고 가까운 지체들이 나와 비슷한 실수를 할때면 내가 만났던 하나님을 소개했다. 성령이 주시는 마음이라 믿고, 그 마음 따라 관계 맺기 위해 애썼다.
나는 성경이 이 같은 삶을 가르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게 지낼 것을 많은 선생님으로부터 배웠다. 감정 기복이 심하고 가부장적인 면이 있었던 20대 초반의 내가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보고, 그 변화에 주목한 지체들이 내 곁에 남아주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해본다. (아니라면 이유를 들어보고 싶다.)
-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관계적인 실패를 가장 많이 경험한 대상은 선교단체 남학사 형제들이다. 누구나 삶이 밀접하게 가까워지면 어려워질까? 아니면 그들이 유독 내 마음에 큰 갈등을 만드는 존재들이었는가? (서울중앙교회 학사에서 살았을때 이렇게 큰 갈등 겪지 않았던 것 같은데? 하하). 오래 고민하고 전달한 권면을 거절당한 경험, 형제 간의 갈등이 해소되지 않고 공동체가 흩어진 경험, 오랫동안 가까이서 신앙생활 함께 했던 형제가 결혼과 함께 우리를 떠났던 경험. 즐거웠던 추억도 분명있지만, 솔직히 당시로 되돌아가고 싶지 않다. 학사에서 치뤄왔던 고된 대화들을 다시 할 자신이 없다.
- 1) 최근 나는 그느름 모임 안에서 나는 무엇인가 제안하거나, 권하지 못한다. 광호목사님의 말씀처럼 잘못된, 어설픈 배려를 하고 있다. 제기동에서 함께 지내던 부부가 집이 구해지지 않아 발을 동동 구르며 내게 전화를 했을때도... 나는 너 마음 가는대로 해라고 이야기했다. 유산으로 인해 마음을 다친 부부에게 무리한 부탁을 하고 싶지 않았다. 남편은 나와 동갑인데, 성격이 조금 급하고 현실적인 문제 앞에서 약해지는 스타일이다. 그의 성격을 잘 알기에 억지스러운 선택을 강요하기 싫었다. 멀리 살아보고, 곁에 오고 싶으면 언제든 다시 오라고만 말해주었다.
(그들이 내 삶을 침범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다. 자신감의 문제랄까...)
- 2) (또 다른) 최근 우리 부부가 그느름 공동체에서 혼인하는 한 자매에게 요청한 바가 있었다. (사실 우리의 요청을 그느름 식구들이 다 동의하는지는 모르겠다.) 요즘에는 혼인 전에 혼인신고를 하고 한 집에 들어가 사는 것이 평범한 일이 되었는데, 우리 부부는 혼인하는 그 자매에게 그렇게 하지 않길 요청했다. 요청받은 자매는 SFC 간사로 섬기고 있다. 하나님과 공동체 앞에서 서약 후에 부부가 함께 살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것이 간사의 삶을 지켜볼 학생들에게도 덕이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땅의 행정 시스템으로부터 인정받는 것이 부부가 아니라, 하나님과 공동체 앞에서 인정받아야 부부라는 생각도 있었다. (놀라운 사실은) 이 자매가 우리의 요청을 수용했다. 결혼 전까지 남편과 아내가 멀리 떨어진 본가를 왕복해야하는 번거롭고 수고스러운 일을 하면서 우리의 생각에 동의하고 요청을 따라주었다. 성령이 주시는 마음이라 생각하고 전했지만, 자신이 없었던 우리였기에... 놀랐다. 눈물도 났다.
지난 경험으로 인해 마음이 너무 굳어있나 싶었다.
자매가 우리의 뜻을 좋게 여겨주고, 진심어린 조언을 해주어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놀라웠다.
- 3) (또또 다른) 최근 그느름 내 몇 명에게 억울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솔직히 나누었다. 시간을 쪼개서 우리 모임에 필요한 공부는 무엇인지, 어떤 본문으로 함께 묵상하면 좋을지, 어떤 책으로 나눔할지... 매번 고민을 먼저하고 애쓰는 것은 나인 것 같아서. 억울하다고 이야기했다. 그렇게 몇 년 보내니 지친다고 털어놓았다. 어리고 부족한 마음이다.
첫댓글 경험을 나누어주어 고맙습니다.
행위의 결과보다 과정과 간절함을 보신다는 배움이 있던터라 2)의 내용은 저에게도 감동이 생깁니다.
간절한 마음 붙들고 한 발, 한 발 동행하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