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點絳脣 점강순>
ㅡ이청조(李清照송나라의 시인)
ㅡ무재 번역
寂寞深閨(적막심규) 적막하고 깊숙한 규방에서
柔腸一寸愁千縷(유장일촌수천루) 한 치의 부드러운 창자에 시름은 천 갈래라
惜春春去(석춘춘거) 봄을 아쉬워해도 봄은 가는가?
幾點催花雨(기점최화우) 몇 방울 재촉하는 꽃비가 내린다
倚遍闌干(의편난간) 난간에 온 몸을 기대어 보나
只是無情緒(지시무정서) 아무런 의욕이 없구나
人何處(인하처) 님아, 어디에 있나요?
連天衰草(연천쇠초) 하늘로 이어지는 시든 풀이여
望斷歸來路(망단귀래로) 돌아오는 길은 진퇴양난이로다
*點絳脣: 사패의 하나 사(詞)는 원래 먼저 곡조가 있고, 그 후에 곡조에 따라 사구(詞句)를 채워넣는 것이다. 요즘 말로 하면, 모든 사는 악보가 먼저 나오고 그 다음에 곡에 맞추어 작사를 한다는 것이다. 당시에 모든 사에는 악보가 있었는데, 이 악보를 사패(詞牌)라고 부른다.
점강순(點絳脣)은 강엄의 싯구 "명주점강순(明珠點絳脣)"에서 따왔다.
*망단[望斷]: 1.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여 처지가 딱함. 2. 바라던 일이 실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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點絳脣(점강순)은
"명주점강순(明珠點絳脣)"에서
따온 사패명(詞牌名)으로 ”점앵도(點櫻桃), 십팔향(十八香)”이라고도 한다.
이청조(李淸照, 북송~남송)는 여자 사인(詞人)으로
완약사파(婉約詞派, 섬세하고 아름다운 기풍의 사를 짓는 문학파)의 대표적인 인물로
천고제일재녀(千古第一才女)로 일컬어진다.
무재가 번역한
봄 날이 져 감에, 규방의 여인이 멀리 떠나가 있는 님을 그리워하는 이청조의 사패는
소식(蘇軾, 북송)이
아름다운 봄날, 1074년 39세 때 고향 집에서 온 편지를 받고서
가고 싶지만
관직에 있는지라
갈 수 없는 처지에
고향 집 풍경을 처연하게
그려보는 심사를 노래한
점강순(點絳脣) 홍행표향(紅杏飄香) 보다
30여 년(이청조 20살 무렵)이 지난 뒤쯤 지었을 것 같다.
홍행표향(紅杏飄香)은 고향 집을
봉루(鳳樓)에 비유해서 노래했다.
* 鳳樓(봉루) : 여인이 거주하는 소루(小樓). 진 목공(秦穆公)이
딸 농옥(弄玉)과 사위 소사(蕭史)를 위해 누대를 지어 주었는데,
그 이름을 봉루(鳳樓) 혹은 진루(秦樓)라고도 한다.
<점강순(點絳脣), 紅杏飄香(홍행표향)>
ㅡ이청조
ㅡ화리 번역
'紅杏飄香(홍행표향),
붉은 살구꽃은 향기 그윽하고,
柳含煙翠拖金縷(유함연취타금루)
버들가지들은 푸른 안개 머금은 듯 하고,
햇살에 반사된 버들가지들은 금빛 실 마냥 늘어뜨려져 있네.
水邊朱戶(수변주호),
물가에 있는 봉루는,
* 朱戶(주호) : 붉은색의 문과 창문. 여기서는 봉루 지칭
門掩黃昏雨(문엄황혼우).
황혼녘의 봄비에 가리어 있네.
燭影搖風(촉영요풍),
촛불에 비친 그림자가 바람에 흔들거리고,
一枕傷春緖(일침상춘서).
자고 나면 봄이 저 만큼 가니 마음 아프기 그지 없네.
歸不去(귀불거),
돌아가고 싶어도 갈 수 없건만,
鳳樓何處(봉루하처),
내 고향 집 봉루엔 누가 머물고 있을까?,
芳草迷歸路(방초미귀로)
향초가 고향 갈 길을 미혹하누나.'
(갈 수 없건만 향초가 귀로를 유혹하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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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조의
望斷歸來路(망단귀래로) 돌아오는 길은 진퇴양난이로다
소식의
芳草迷歸路(방초미귀로)
향초가 고향 갈 길을 미혹하누나.'
(갈 수 없건만 향초가 귀로를 유혹하누나)
서로 어감이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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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봄을 맞이하고 있다.
고로 우리는 두 시인과 달리
생가슴 앓지 말고
보고프면 부르고
부르면 달려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