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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석 9단(오른쪽)이 일본 2인자 이치리키 료 8단을 149수 만에 불계로 꺾고
16강에 올랐다.
제12회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24강전
김지석ㆍ강동윤은 일본기사 꺾고 16강으로
한국 5회, 중국 5회, 일본 1회 우승. 그동안 11번의 대회를 치르면서 한국과 중국은 다섯 차례씩 우승하며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객관적 전력에서 일본이 우승권과 거리가 있어 이번에 우승하는
쪽이 리드를 잡게 된다. 12번째 무대를 개막한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올해 새 시즌를 시작하는 첫 메이저 대회가 21일 중국 장쑤성
타이저우시에서 1회전(24강전)을 벌였다.
1회전에는 한국 4명, 중국 4명,
일본 5명, 그리고 대만ㆍ미국ㆍ유럽에서 각 1명 등 총 16명이 나섰다(한국 2명과 중국 6명은 16강 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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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생명배 세계어린이국수전 우승자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 두 기사. 당이페이
9단에게 갚을 빚이 있는 신진서 8단(오른쪽)이 설욕하는 데 실패했다.
한국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랭킹 2ㆍ3위가 한꺼번에 무너졌다. 신진서 8단과 이세돌 9단이 탈락하는 비보가
전해졌다. 새해 들어 국제대회에서 맹위를 떨치던 한국바둑에 춘란배 1회전이 제동을 걸었다.
신진서는 쌓인 빚이 많은 당이페이 9단에게 설욕하지 못했다. 때이르게 열세에 놓였던 형세를 철벽 방어에 막혀 풀지
못했다. 당이페이와는 이 대국 전까지 3승3패였지만 2016년 10월에 LG배 준결승을 역전패했고, 지난 2월 농심배에서도 불계패하며 아픈
패배가 더 많았다. 나머지 네 차례는 중국갑조리그 대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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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돌 9단(오른쪽)은 일본의 모토키 가쓰야 8단에게 패하며 충격을 던져
주었다.
2011년 8회 대회 우승자인 이세돌은 첫 대결을 벌인 일본의
모토키 가쓰야 8단에게 대마가 잡히면서 덜미를 잡혔다. 모토키는 지난해 일본 본인방전 도전권을 거머쥐었던 신예. 이야마 유타 9단에게 0-4로
패하면서 타이틀 획득으로 이어가지는 못했지만 일본바둑이 기대하는 한 명이다.
29세 동갑 절친인 김지석(4위)과 강동윤(17위)은 16강에 안착했다. 김지석 9단은 일본바둑 2인자로 평가받는
이치리키 료 8단과의 첫 대결을 불계승했다. 주도권을 펼쳐 나가다 후반에 잠깐 방심하면서 국면이 요동치기도 했지만 이치리키는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김지석은 전기에 8강, 10회 때 4위를 거둔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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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동윤 9단은 위정치 7단을 맞아 239수 접전 끝에 불계승했다. 이 판은 동시에
시작한 8판의 24강전 중에서 가장 늦게 끝났다.
강동윤 9단은 일본
관서기원 소속의 위정치 7단에게 24강전 최장 대국 끝에 16강행 막차를 탔다. 위정치는 LG배 8강에 오른 바 있고 일본 신인왕전과 용성전
준우승 경력을 갖고 있다. 네 번째 출전인 강동윤에게 춘란배 첫 승점이 됐다.
-중국은 전원 승리, 16강전은
23일
-박정환vs펑리야오, 강동윤vs커제
중국은 4명 전원이 16강에 진출하는 강세를 보였다. 일본은 모토키를 제외한 4명이 1회전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한편
슬로바키야의 파볼 리시 초단은 미국의 에릭 루이 초단을 꺾고 서양권 기사 최초로 16강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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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추첨으로 정한 16강전 대진은 표와 같다. 시드를 받은 한국의
박정환ㆍ박영훈, 중국의 커제ㆍ탄샤오ㆍ천야오예ㆍ구쯔하오ㆍ셰얼하오ㆍ탕웨이싱이 16강에 직행한다. 16강에는 중국 기사가 반 이상이어서 한국 기사는
전원 중국과 대결하게 됐다. 박정환-펑리야오, 김지석-셰얼하오, 박영훈-롄샤오, 강동윤-커제.
각국(지역)을 대표하는 24명이 겨루는 제12회 춘란배의 우승상금은 15만달러(약 1억6000만원). 이 밖에 준우승
5만달러, 3위 3만달러, 4위 1만5000달러, 8강전 패자 7000달러, 16강전 패자 4000달러, 24강전 패자 2000달러이다.
16강전은 23일 속행된다. 제한시간은 3시간, 초읽기는 1분 5회, 덤은 7집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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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교롭게도 유럽 대표와 미주 대표가 맞붙은 24강전. 슬로바키아의 파볼 리시
초단(왼쪽)이 중국계 미국 국적의 에릭 루이 초단을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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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회장 모습. 에어컨 만드는 회사로 유명한 춘란그룹이 후원하는 춘란배는 중국이
창설한 첫 세계대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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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강 얼굴들. 한국 기사의 상대전적은 박영훈이 롄샤오에게 2승, 김지석이
셰얼하오에게 1승1패, 강동윤이 커제에게 2승3패를 기록 중이고 박정환은 펑리야오와 첫 대국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