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척간두[百尺竿頭]에 서 있다.
새벽마다 접점에 서 있다. 내가 그 동안 해 온 인터넷 쇼핑몰의 판매 수단과 묵호항의 생산 수단의 백척간두에서 나는 그것을 접합 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 둘의 시스템이 원활히 흘러가게 하는 것이 나의 역할인 것이다.
묵호항 산동네에 불이 켜지고 어부와 어부의 아내와 어부의 부지런한 개들이 어판장에 내려와서 어선이 출항을 하고 밤새도록 고기를 잡아 아침에 항구에 들어와 그들의 생산물을 그들이 만들어 놓은 시스템으로 분배를 해서 나의 역할로 판매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매일 그들에게 감사를 하고 있다. 그들이 살아온 방식에 대해 순응을 하며 존경을 하고 있다.
그들의 명령에 따르고 그들의 법칙을 지키면서 나는 그들의 경제 방식과 나의 경제 방식을 만나게 한다.
그들의 방법으로 경매는 진행이 된다. 나는 늘 그 속에 있는 것이다.
내가 참여해야 할 지점을 잃어버리지 않고 두 귀를 곧추세우고 두 눈에 핏발이 선다.
묵호항 사람들이 수십 년 동안 만들어 온 그들의 방식에 순응하면서 나 역시 돈을 버는 것이다. 그들이 먹고 사는 방법과 구조는 그들의 삶 속에서 탄탄하게 자리 잡았다.
누구 하나 거기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나는 양복이 없다. 양복이 가지는 규칙과 정체성이 싫다.
그렇다고 내가 특별한 패션 감각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모임 단체 행사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옷차림은 간결하고 소박하고 단순하다. 그것이 나와 어울린다고 생각하고, 나의 생각과 일치한다.
나는 개인과의 갈등에는 관심이 없다. 싫어하고 미워하고 사랑하고 ....... 이런 것들에 대해서.
어차피 한 순간 살다가 떠날 사람들인데 관심을 가져 보았자 헛일이기 때문이다.
대신, 나는 개인과 집단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관찰한다.
그래서 역사 경제 정치 그리고 인문학, 천문학, 지리학 등......
그곳에서도 개인의 삶 따위는 외면하고 오로지 공동체의 안위에 대해서만 살핀다.
인생이란, 누구나가 공동체 속에서 자신의 삶을 영위하고 그래서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내 개인의 삶은 오로지 불교다. 불교라고 해서 특별히 어려워하거나 심각하지는 않다. 그저 그런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그것이 나의 내면에 육화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