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땅에서 희대의 진실게임이 펼쳐지고 있다. 두 거대조직 사이의 진실게임이다. 한곳은 검찰이고 다른 한 곳은 이재명 더불어 민주당 대표의 당이다. 물론 더 민주당과 검찰의 정면대결이 아닌 당 대표와 검찰의 대결이지만 당 대표가 뜻하는 바가 엄청나고 그가 바로 당의 얼굴이자 대표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민주당은 한국의 제 1야당이다. 현재 의석도 168석으로 여당인 국민의 힘109명 보다 무려 60명 정도 더 많다. 불과 8개월 전에는 이 나라의 집권 여당이었다. 그랬던 당의 대표가 지금 검찰에 이래저래 불려다니고 있다. 벌써 두번 다녀 왔고 세번째 소환을 앞두고 있다. 제 1야당 당수 또는 대표는 그냥 일개 정치인이 아니다. 다음 선거때 수권 즉 다시 권력을 잡을 가능성이 있는 당의 대표이다. 국민들의 반 이상이 지지해서 뽑아준 의원들이 만든 당의 대표이기도 하다. 그냥 일개 선거구의 국회의원과는 무게감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그는 당의 공천권을 가지고 있다. 실로 한국의 대통령 다음가는 권력자이기도 하다. 그런 인물을 상대로 지금 한국 검찰은 대단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두말 할 것도 없이 막강한 조직이다. 그 속에 있는 검사 자체가 무섭다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주어진 권한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검찰은 범죄자들을 색출해 그들에게 죄값을 받게 함으로써 사회정의를 이룬다는 단순한 공식에 의해 이뤄진 조직이다. 죄를 지은 인물이 버젓이 사회를 활보하는 것을 그 어떤 것보다 혐오하고 수치스럽게 여기는 집단이라는 뜻이다. 그들이 가진 능력이 뛰어나서가 아니고 그들에게 주어진 바로 그 기소권 즉 재판에 넘기는 그 권한이 막강하다는 것이다. 검찰이 앞에서 언급한 법에 의해 범죄인을 단죄하고 그에게 형벌을 내리게 하는 권한을 정말 어느정도 완수하며 사는지는 정확하게는 알 수가 없다. 정말 성역없이 수사하느냐는 단순한 질문에 빠른 대답이 나오기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특히 정치 검사라는 오명을 가진 검사들도 적지 않은 것이 한국 검찰의 현실이다. 전 정권에서 그런 정치검찰을 없애겠다며 검찰개혁을 서둘렀지만 다시 원위치되는 모양새이다.
이같은 한국의 거대 조직들의 대결에 국민들은 의아해한다. 예전에 별로 본 적이 없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야당 여당 국회의원들이 몇명 검찰에 소환돼 겨우겨우 조사를 받고 형사처벌됐지만 제 1야당 대표 그것도 명확한 여소야대 정국에서 검찰에 여러번 출두하고 또 소환되고 하는 모습은 참으로 낯설기 때문이다. 그 서슬이 퍼렇던 박정희 정권과 전두환 정권때도 이렇지는 않았다. 아니 제 1 야당 대표에게 이런 모습을 연출하는 것은 아마도 전 세계에서 지금 한국이 유일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들은 혼란스럽다. 검찰이 옳은 행동 즉 제대로 수사의지와 야당 대표의 범죄사실을 확신하고 하는 것인지 이른바 야당 대표 모욕주기식 소환을 하는 것이지에 대해서 말이다. 여론의 향배도 서로 양분된다. 진보와 보수의 시각은 완연히 아니 전혀 다르다. 마치 보혁 갈등의 완성판을 보는 듯 하다. 언론도 양분화되어 있기는 마찬가지다. 보수언론은 야당 대표의 일수거 일투족을 비판적 시각에서 보는 듯 하고 진보 언론은 검찰의 수사태도 그자체에 대한 의문을 계속 드러내고 있다. 이쪽도 아니고 저쪽도 아닌 상당수 이 나라의 국민들은 혼란을 넘어 피곤해지는 상황이다.
한국의 제 1야당의 대표와 검찰의 힘겨루기는 일단 당 대표가 검찰에 출두함에 따라 검찰의 의도대로 이뤄지는 형국이다. 야당 대표는 자신은 떳떳하다, 그래서 검찰의 소환요구에 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야당 대표도 법률가출신이니 검찰청 출두가 어떤 의미를 가진 것인지 모를리 없다. 야당 대표로서 엄청난 리스크를 지닌 채 그는 검찰에 출두한 것이다. 2차 소환에 이어 3차소환까지 언급되자 대선 패배자로서 나오라면 또 가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검찰아 나의 얼굴에 오물을 뒤집어씌워라 그래도 나는 굳굳하게 버티며 진실됨을 보여줄 것이다'라는 의지 표현으로 읽혀지길 바라는 상황인 듯 하다. 대선에 패배한 그 잘못을 검찰에 출두하고 검찰에게 모욕을 받는 모습으로 비춰지길 바라는 마음일지도 모른다. 야당 대표는 기소되고 법정에서 유죄가 확정될 경우 그의 정치생명도 사실상 끝난다는 것을 그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야당 대표뿐만아니라 그 당의 의원들도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될 것이 명확하다. 그 밥에 그 나물이란 욕을 먹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검찰이 무리한 수사 내지는 의도적인 수사를 벌였다는 것이 드러날 경우는 그야말로 검찰의 조직에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 분명하다. 제 1 야당 대표를 흠집내기 위해 침소봉대했다는 것이 나타날 경우 그 조직에 향할 비난의 화살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검찰 개혁이 이래서 필요했구나 다시금 만천하에 천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말이다. 지금 여기저기서 증거라고 내세우는 것이 만일 의도를 가진 허위 증거이며 짜맞추기식 정황이라면 더 말할 필요도 없는 상황이 전개될 것이다. 검찰도 이런 사실을 결코 모르지 않을 것이다. 위에서 하라니 했습니다라는 말은 더이상 용서받지도 용서하지도 않는 형국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유능한 검사들이 이런 사실을 왜 모르겠는가.
그러니 이번 이 제 1 야당대표와 검찰의 힘겨루기가 실로 엄청난 진실게임이라고 하는 것이다. 한국 정치판을 송두리채 뒤엎을 그런 상황이다. 또는 한국 공권력의 절대 강자인 검찰의 근본적인 대 개혁을 부르는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이런 싸움이니만큼 쉽게 결말이 나지는 않을 것이다. 두 조직의 분위기를 봐도 결코 한쪽이 물러설 그런 상황이 아닌 것이 확실하다. 뭔가 뒤로 물러설 경우 자신들의 패배를 인정하는 꼴이 될테니까 말이다. 갈때까지 갈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 그 윤곽이 드러날 것이고 그럴 경우 패배자는 이 나라 한국의 역사에서 아주 지워지는 상황이 될 것이 틀림없다고 판단이 된다.
2023년 1월 30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