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여행에 관한 이미지 제품에 투영…브랜드 가치 더 높여
스토리텔링 콘텐츠 `옴니로 산다` 영화형식 광고로 폭발적 인기 누려
소비자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 만들다보면 브랜드 생명도 연장

이름이 궁금했다. 많은 후배들이 마음으로 따르던 광고계의 대선배가 책방을 연다는 소식에, 제일 먼저 궁금한 건 책방의 이름이었다. 최종 낙점은 '최인아 책방'. 매일 밤 머리를 짜내며 궁리했을 수많은 후보들 중 결국 최인아라는 본인의 이름을 붙인 것. 멋진 선택이다. 최인아라는 브랜드는 이제 좋은 책을 나누고 생각의 숲을 키우는 책방의 이름으로 또 하나의 이야기를 갖게 된 것이다.
말표, 곰표, 제비표, 노루표. 공산품이 귀해 만들면 팔리고 찍어내면 소비하던 그때 그 시절엔 이야기 따윈 필요없었다. 제품을 연상시키는 동물 이름 하나면 브랜드가 됐다. 하지만 지금은 바야흐로 브랜드 과잉의 시대다.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브랜드,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 브랜드들에는 명확한 공통점이 있다. 비전과 철학, 아이덴티티, 그리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브랜드는 사람들과 끊임없이 대화해야 한다. 요즘 가장 각광받는 건 브랜디드 콘텐츠(Branded Contents)다.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Branded Entertainment)라고도 불리는 이 광고 트렌드는 기업의 브랜드에 스토리텔링 등 볼거리, 즐길거리를 가미하여 하나의 콘텐츠로 제작하는 마케팅 기법이다.
여행가방에서 출발해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루이비통은 여행에 관한 브랜드의 철학을 담은 'Journeys(여행)' 캠페인으로 고객에게 자신만의 이야기를 건넸다. 여행은 단순히 떠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이며 삶 그 자체라는 카피는 루이비통이라는 브랜드를 여행하듯 삶을 즐기고 사색을 즐기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진정한 명품으로 치환해준다. 이어서 파리와 베니스를 배경으로 한 신비로운 여정을 보여준 'L'invitation au voyage(여행으로의 초대)' 시리즈, 최근의 'The Spirit of travel(여행의 정신)' 시리즈까지 루이비통은 영화처럼 아름다운 영상을 통해 브랜드가 가진 이야기를 확장·계승해 나가고 있다.
스포츠 브랜드 언더아머는 영화 같은 캠페인으로 No.1 브랜드 나이키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은퇴 선언 후 리우올림픽에 재도전한 마이클 펠프스 선수가 차갑고 어두운 물 속에서 고독한 사투를 벌이는 이 영상의 진정성은 한편의 스포츠 영화 혹은 다큐멘터리를 방불케 한다. 'It's what you do in the dark, that puts you in the light(어둠 속에서의 노력이 빛으로 이끌 것이다)'라는 인상적인 카피와 함께한 'Rule Yourself(자신을 지배하라)' 캠페인은 2016년 칸국제광고제에서 필름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으며, 주인공 펠프스는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 다섯 개를 목에 걸며 노력으로 결국 자신을 지배했음을 증명했다.
국내에서는 현대카드가 채널 현대카드라는 플랫폼을 개설하며 브랜디드 콘텐츠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현대카드라는 브랜드가 세상을 보는 관점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채널 현대카드는 브랜드 필름부터 영감을 줄 수 있는 이야기, 현대카드가 나누고 싶은 다양한 문화이야기 등 다채로운 콘텐츠로 현대카드라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특히 영국 영화배우인 톰 하디를 모델로 내세운 브랜드 필름은 심플한 흑백 영상에 담담한 어조의 메시지로 현대카드만의 브랜드 철학을 깊이 있게 전달하고 있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옴니버스 형식의 영화 같은 스토리텔링 콘텐츠 '옴니로 산다' 캠페인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롯데그룹 22개 계열사가 통합쇼핑서비스를 제공하는 옴니쇼핑을 알리기 위한 브랜디드 콘텐츠다. 이 혁신적인 서비스를 보다 쉽고 친근하게 전달하기 위해 제작사는 영화형식의 광고를 선택했다.
현재 영화예고편 형식의 예고편 2편이 온라인에 풀린 상황. 이 영상들은 2주일 만에 통합 조회 수 240만을 넘기며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염정아, 곽도원, 이솜, 서강준 등 대세 배우들로 구성된 옴니패밀리는 다양한 쇼핑 타깃을 대변하는 현대판 가족으로 스마트픽, 엘페이, 엘포인트, 엘팟 등 옴니쇼핑의 다양한 서비스를 재미있는 캐릭터와 스토리로 전달할 예정이다.
광고와 영화, 가상과 현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미디어 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콘텐츠의 경계도 허물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의 취향은 더 까다롭고 섬세해졌다. 이제 브랜드는 경쟁사뿐만 아니라 타임라인 속 가족 혹은 친구들의 콘텐츠와도 경쟁하여 살아남아야 하는 살벌한 시대에 놓이게 됐다. 브랜드의 생명 연장은 끊임없이 말걸기에 달렸다. 소비자가 듣고, 보고, 나누고 싶은 이야기, 즉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고민하고 만들어야만 한다. 그 이야기들이 켜켜이 쌓여 비로소 탄탄한 브랜드의 본질이 될 때 소비자와 브랜드는 그 후로도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다는 해피엔딩 스토리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