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면 볼수록 아깝다.” 이구동성이었다. 노무현 대통령도 “너무 아름다워 누구라도 독점하고 싶은 마음을 가질 만한 곳”이라고 심정을 밝혔다.
아깝지 않느냐는 몇몇 의원들의 질문에 노 대통령은 “(내일 반환식을 해야 하니) 일박을 하지 말고 오늘 바로 돌아갈까요” 하고 답해 주위의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83년에 지어진 청남대는 참으로 비경(秘境)이었다. 본관 뒤를 돌아 대청호가 한눈에 들어오는 오각정까지 이르는 산책로는 향기와 형형색색의 꽃, 나무, 풀들이 예사롭지 않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산책로에 들인 '뽕짝' 정성
산책로의 초입은 소나무 향기로 가득했다. 그곳을 지나면 산더덕 향기가 나는데, 시각 못지않게 후각을 편안히 해줌으로써 사색에 잠기게 한다는 게 취지였다고 한다. 적어도 100년에서 150년생은 되는 나무들 사이로는 줄사협 등 습지식물이 자라고 있었다. 비비추, 원추리, 바위추, 패랭이, 산마늘, 관중, 범부채, 맥문동, 삼지구엽초, 톱물, 송악에 비린내 고약한 어성초까지 그곳은 잘 다듬어 놓은 식물원이었다.
“남편이나 아내도 사랑을 받으면 기분이 좋잖아요. 꽃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산책로를 안내해 준 이승학 하사는 꽃들이 최상의 아름다움을 간직할 수 있도록 클래식은 물론이고 ‘뽕짝’까지 들려주며 정성을 들였다고 했다.
산책로의 끝인 오각정에서는 전면 오른쪽으로 작은 섬, 왼쪽으로 큰 섬이 보였다. 두 섬 사이로 멀리엔 지명산이 우뚝 서 있었다.
대통령이 모는 카트 탄 야당 대표
노 대통령이 김종필 자민련 총재, 정대철 민주당 대표, 이원종 충북도지사와 함께 골프를 친 곳은 정확히 말하면 아주 작은 한 홀이다. 거기에 티 업 장소를 ‘요리조리’ 만들어 다해서 9홀 도는 게임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 50일을 넘겨 처음으로 휴식 같은 휴식을 즐겼다.
한나라당 의총 때문에 늦게 도착했다는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골프가 거의 끝날 무렵 클럽 하우스에서 노 대통령을 만났고, 노 대통령이 모는 카트에 올라 함께 청남대 본관으로 돌아왔다. 대통령이 직접 카트를 모는 것도 처음이요, 그 카트에 야당 대표가 앉아 움직이는 것도 생경한 모습이었다.
삼겹살 바비큐가 마련된 본관 뒤뜰에서 3당 대표와 문희상 비서실장, 김원기 민주당 고문, 노 대통령은 해가 뚝 떨어진 8시까지 국정에 관한 많은 의견을 나누었다. 북핵, 언론, 특검법 문제가 주요 대화 주제였고, 화기애애하면서도 매우 진지했다.
18일 오전 일정의 하이라이트인 반환 행사는 돌탑 제막식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문의초등학교 5학년 김미란양의 신호를 받은 뒤 제막끈을 풀자 돌탑이 나타났다. 거기엔 “대청호와 청남대를 주인의 품에 돌려주신 노무현 대통령께 문의주민이 돌 한 개씩을 모아 5800개의 돌을…”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애당초 초청객은 410명이었으나 그보다 훨씬 많은 1100명의 손님이 모인 반환식에서 노 대통령은 청남대 열쇠를 높이 들어올린 뒤 이원종 도지사에게 돌려주었다.
'20년 숙원' 국민의 품으로
그러나 반환 행사에 참석한 일부 인사들은 ‘선거 공약이라 하더라도 꼭 돌려주어야 했을까’라는 물음을 던지기도 했다. 미국 대통령은 전쟁 중에도 휴가를 간다. 통수권자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은 자신보다 오히려 국민들을 위해 좋은 것이다. 쉴 데 한 곳 없는 대통령! 그게 꼭 국민이 원하는 형태의 대통령인가?
반환식에서 노 대통령은 간결하게 그런 의문에 답했다.
“원성으로 출발한 곳이고, 모두 함께 승인하고 기꺼이 볼 수 있는 곳이 아니므로 꼭 필요한 곳일지라도 일단 여러분께 돌려드리는 것이 도리에 맞다고 생각합니다…기쁨의 상징, 민권 회복의 상징으로 끝나지 말고 여러분 살림에 보탬이 되기 바랍니다.”
첫댓글 / 저명인사였군요 님은
NO--그냥 밥하고 설겆이 잘하는 아줌마
NO--밥하고 설겆이 끝나면 들꽃피는 언덕으로 달려오는 미시천사 랍니다. 너무 겸손하면 내숭..
내숭^^* 그것도 잘하면 괜잖은데 요즈음은 그것도 재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