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생각을 왜 이전엔 못 했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간단한 걸― 그냥 눈길 주지 않는 거다.
이십 년 전이라면 호르몬이 이런 생각을 꽝 하고 날려버렸겠지.
하나 지금 난―이제 지혜가 있으니까―어쨌든
난 바로 이런 식이 되겠지. "뭐? 아, 못 봤어. 어디?
저쪽으로? 아니, 그냥 보지 못했어."
삶은 훨씬 더 수월해질 테지. 책도 더 많이 읽을 수 있을 테고.
난 누가 카페로 들어올 때마다 고개 들어 쳐다볼 일도 없지.
무슨 상관이람? 진심이야.
미녀들, 꺼져버리라고 해! 걔들 그렇게 견딜 수 없는 존재가 되고 싶을까?
걔들 그렇게도 양다리 위에 올린 숭고의 다양한 판본이 되고 싶을까?
걔들 서로서로 살펴보러 가라고 그래. 걔들 가서, 야구 모자
거꾸로 쓰고 웨이트 운동하는 치들 감질나서 비척거리게 만들라지 뭐.
아니면 걔들, 향수 뿌린 양복짜리한테서 약혼반지 받아내라고 하지,
자메이카행 비행기표를 손에 쥔 부통령 같은 치들 말이야. 난 그런 일에
대해선 그저 막연하다고. 그와는 다른 가치기준에 충실한 까닭이지. 일테면
영혼이 시간과 변화의 영역을 통과하면서 겪는 현묘한 이치들을
재현하는 끝없는 예술의 대회전(大會戰). 이것이야말로
내 관심의 대상―하지마 나는 정신을 팔렸지(지금까지는 그랬다는 의미),
미녀들한테 정신이 팔렸지. 하지만 이제 지난 얘기야 끝.
걔들 자메이카에서 알롱거리고 간들거리라고 해,
걔들 비키니로 애간장 녹이라고 해―
그건 그저 살이야! 살은 단지, 그렇잖아, 그저 고깃덩이일 뿐이지.
그거 그저 물질적인 실체일 뿐이라고. 얼마간의 온기와 매끄러움이 있든지
결국 그것은―그래, 17세기 양반들은 그것을 진토라 일컬었던 바,
정곡을 찌른 거지. 그 양반들은 행복했을까? 글쎄,
그건 내가 관여할 바 아니지. 내겐 찾아가볼 아주 큰 서점들이 있지.
거기에는 반짝거리고 매끄러운 책이 수천 권씩 있지.
나는 자메이카를 포기한다. 원숙한 절제의 핀셋을 가지고
자메이카를 내 가슴에서 뽑아내버린다. 그래 그래, 내가 실제로 접근할 수 있다는
건 아니지만 여하튼 지금 내게는 이 삶이 있으니까. 삶을 포용하는 거야.
내 청바지는 무릎 부분이 닳아빠졌다. 난 이것도 포용한다.
내 머리는(지금처럼 머리칼이 남아 있는 한) 지난번에 도네트 미용실에서 머리
를 친 이후 특이한 모양으로 동북쪽을 향해 뻗쳤다. 도네트는 이름보다 성적
매력이 훨씬 못 미치고
삶은 감자 으깨는 통*을 연상시키는 여자야. 하지만 이렇게 말하지는 않지.
그 여자도 사람인데. 게다가 난 여자의 용모에 관심을 두지 않거든.
어제는 내 쥐색 마즈다 좌석에다 생강 맥주를 쏟았어―
괜찮아. 이건 내 삶인걸. 받아들인다고. 미녀가 생강 맥주로 얼룩진 낡은 쥐색 마즈다에
탑승할 리 없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
나는 독서를 한다. 아,
아마 가끔 가다 나는 1987년에 캐씨 팔리가 세이어가에서 날 보고 방긋 웃은 걸
추억하지. 하지만 나는 그것도 허구가 되었고 그 여자도 허구의 인물인 것을 알아.
지금 난 아주 큰 서점에 가려고 해.
그리고 언젠가 카페에서 모카 커피 큰 잔과 날렵한 책 몇 권을 앞에 두고 앉았을 때
1983년의 미셸 파이퍼가 왔더라도 내가 고개를 들어 쳐다보게 하지는 못했을 거다.
―Michigan Quarterly Review
* 옥떨메
Refusal to Notice Beautiful Women / MARK HALLIDAY
I don`t know why I didn`t think of this before.
It`s so simple : I just won`t notice.
Twenty years ago the hormones would have exploded this idea
but now I`m―now I have the wisdom of ―anyway
I`ll just be like " What? Oh, I didn`t notice. Where?
Over there? Nope, didn`t happen to see her."
Life is going to be a lot easier. I`ll read more books;
I won`t keep looking up when someone comes into the cafe
because who cares? I mean,
to hell with them! They want to be so impossible?
They want to be so many versions of sublimity on two legs?
Let them go watch each other, whatever, let them go tantalize
lurching iron pumpers who wear backwards baseball caps.
Or let them go get egagement rings from suits that wear cologne,
vice presidents with tickets to Jamaica. I`m very vague on all that
because I`m so devoted to orther values. Like,
art`s endless campaign to reprsent the mysteries of the sprit`s
passage through the realm of time and change. That`s
what I`m all about ―but I get distracted I mean till now I did
get distracted by BWs but that `s over. Finito.
Let them shimmer and slink in Jamaica,
let their bikinis be murderous―
thay`s only flesh! Flesh! is nothing but ― you know, it`s only meat.
It`s only physical substance. With whatever warmth and soothness
ultimately it`s―well, the seventeenth ―centry guys called it dust
and they had a point. Were they happy? Well,
that`s not my problem. I`ve got very large bookstores I can go to
where a thousand books are shiny and smooth―
I abjure Jamaica. I extract Jamaica from my heart
with the tweezers of mature sobriety. Not that I had any actual access
okay okay anyway I have this life now : I embrace it.
My jeans are wearing through at the knees. I embrace this.
My hair, to the extent that it remains, points northeast in a peculiar way
since my last haircut by Dawnette who is much less sexy than her name
and who calls to mind a vat of mashed potato―but I don`t say that
because she`s human, plus I`m not thinking about how any woman looks.
YESTREDAY I spilled ginger ale all over the seat of my gray Mazda―
all right. It`s my life. I accept it. The thought that a BW is unlikely
to ride in an old gray Mazda coated with ginger ale does not come up.
I read books. Oh,
perhaps on occasion I recall that in 1967 Kathy Farley smiled at me
on Thayer Sreet but I know that has become fiction , she is fictive,
and once I`ve got a tall mocha and some slim volumes in a cafe
even the Michelle Pfeiffer of 1983 couldn`t make me look up.
[2006 미국 올해의 가장 좋은 시], ,주한미국대사관 공보과,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