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서대전점, 고객들 보는 앞에서 20분간
대인 기피증 등 시달려…업체선 사건 은폐 급급
대전의 유명 쇼핑매장이 고객을 도둑으로 몰아 옷을 벗기는 등 과잉 몸수색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더욱이 업체 측은 기계 오작동으로 밝혀졌는데도 불구하고 피해보상 보다는 내부규정을 들어 발뺌하거나 사건 은폐에 급급하고 있어 비난을 받고 있다.
대전시 유성구 원내동에 위치한 롯데마트 서대전점은 지난 15일 계산 시스템의 오작동으로 인해 도난 경보음이 울렸는데도 불구하고 계산대를 통과하는 7세 여자 어린이를 도둑으로 몰아 고객들이 보는 앞에서 약 20여분간 옷을 벗게 하는 등 과잉 몸수색을 해 가족들이 항의하는 소동을 빚었다.
도난방지 시스템 오작동 밝혀져
이 때문에 몸수색을 당한 7세 여아는 대인 기피증 뿐만 아니라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등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가족들도 정신적 충격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더욱이 확인 결과 기계오류로 밝혀졌는데도 업체 측은 과잉 몸수색에 대해 내부 지침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등 무성의로 일관하고 있어 피해 가족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또한 유사 사건 발생을 막기 위해 일정기간 매장에 사과문 게시 등을 원하는 피해 가족의 요구를 묵살해 사건을 은폐하려 한다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
△ 사건개요
15일 오후 7시 50분경 김모(34·대전시 서구 가수원동)씨는 부인, 딸(7), 아들(3)과 함께 아이들의 성탄절 선물을 미리 고르기 위해 유성구 원내동에 위치한 롯데마트를 찾았다.
김씨 가족은 아이들이 원하는 선물을 확인만 하고 간단한 생필품을 구입해 계산을 마쳤으나 김씨의 딸이 계산대를 지나치는 순간 도난 방지 경보음이 울렸다.
롯데마트 계산원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입고있던 아이의 망토를 벗게 하고 바지의 뒷부분을 열어 라벨을 확인하는 등 과잉 몸수색을 했으며 계산대를 수 차례 다시 지나가게 하는 등 인간적인 모멸감을 주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와 김씨 부인은 롯데마트 측을 말렸고 ′아이 옷을 모두 벗겨서라도 검색을 한 뒤에 아무것도 나오지 않으면 그냥 두지 않겠다′고 강력히 항의하기도 했으나 모두 묵살 당했다.
업체 측의 확인 결과 도난 경보음이 울린 것은 기계 오작동으로 밝혀졌다.
기계 오류로 밝혀지자 롯데마트 측은 보안요원 등을 통해 사건을 무마하려 했으며 김씨의 재확인 요구도 허락하지 않았다.
이 사건으로 수 차례 검색대를 통과하고 망토 등을 벗어야 했던 김씨 딸은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대인 기피증 증세를 보이는 등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김씨 가족들도 도둑으로 몰린 정신적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씨와 부인은 딸과 가족에 대한 책임자의 직접적인 사과와 사건에 대한 사과문을 매장 게시판에 연말까지 게시할 것을 요구했으나 롯데마트 측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고작 김씨 딸에 대한 사과와 이틀간 사과문 게시, 두 차례 장내 사과 방송으로 사태를 마무리하는 무성의를 보였다.
△ 분노한 피해 가족
김씨 가족은 당시 주변에는 약 30명의 쇼핑객들이 그들을 에워싸고 있었고 롯데마트 측은 이런 상황에서도 약 20분간 7차례에 걸쳐 검색대 통과를 요구하는 등 충분히 도둑으로 오인될 소지가 있었다고 말한다.
김씨는 ″경찰도 함부로 몸 검색을 못하는 데 확실치도 않은 사실을 가지고 망토를 벗기고 바지 뒷부분을 까 보는 것은 전혀 이해할 수가 없다. 게다가 다른 사람들의 이목을 피해 밀폐된 공간에서 검색을 했었어야지 20여분간 수많은 쇼핑객들 앞에서 도난 유무를 확인하는 것은 우리 가족을 도둑으로 모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냐″며 분개했다.
더욱이 사태에 대한 공개적인 사과와 다른 사람들에게도 비슷한 사건의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연말까지 사과문을 게시해달라는 요구를 어긴 것은 사건을 은폐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씨는 ″우리 가족과 같은 경우가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이런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순수한 의미에서 사과문을 매장 게시판에 연말까지 게시할 것을 요구했으나 이틀만에 뜯었다고 하니 사건을 없었던 일로 하겠다는 의지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갖다달라고 하지도 않은 선물을 들고 와서는 자신들의 책임을 다했다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김 양의 어머니 최모씨는 ″평소에 쾌활하던 아이가 사건이 있었던 날 집으로 돌아오며 말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사흘이 지난 지금도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또 낯선 사람들을 피하는 등 대인 기피증을 보이고 있다″고 분노했다.
이에 대해 롯데마트 관계자는 ″도난 방지 시스템은 전자파나 금속 물질로 인해 오작동 할 수도 있으며 김씨 가족도 이런 경우"라며 ″그러나 검색대를 재 통과하는 과정에서 20여분간 지연된 점에 대해서는 직접 사과하고 아이에게 선물을 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유통매장의 경우도 그렇게 오랜 기간동안 사과문을 게시하지 않는다"며 " 김씨 가족의 경우 특별히 장내 사과방송까지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