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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자의 예론
Ⅰ. 孔子의 禮는 일종의 감화적 도구이다. 그러므로 공자는 예는 습관과 풍속에 합치해야 하며 법령같이 일정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제재보다는 감화 방면에 중점을 두었다. 공자의 예 사상은 맹자에 계승되었는데, "공자가 말하는 예의 근본은 바로 仁義이다. 맹자는 예의 근본인 인의를 주장하여 공자의 감화 정신에 대하여 충분한 보충과 발전을 가져왔으나 그 내용은 공자의 예 사상을 넘어서지 못하였다. "고 볼 수 있으며, 이 공자의 예 사상을 넘어선 이가 바로 순자 이다.
Ⅱ. 순자 예의 철학적 근거
1. 순자 철학의 개관
(1) 천론
순자에 있어서 천의 개념은 자연 현상이고 의지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순자는 天人之分을 명확히 한다. 즉 순자는 천지(自然)는 스스로 다스릴 수 없는 까닭에 군자나 성인 즉 인간에 의해 다스려 지는 것이므로 무조건 하늘을 칭송하는 것은 하늘을 이용하는 것보다 못하다고 한다. 순자는 치국 수신의 예의법도는 성인이 제정한 인간들 스스로 발명한 것이지 천이 만들어 낸 자연존재적인 것이 아니라고 하여 천도에 의거하지 않는 人道의 건립 즉 人爲主義를 말한다.
(2) 성악설
순자의 예 사상은 성악설에서 그 논리적 기초를 확립하였다.
"인간의 본성은 원래 악한 것이니, 선이라고 하는 것은 인위적인 노력에 의한 것이다. 사람은 나면서부터 이익을 좋아하는 성질이 있어 이것을 그대로 따르기 때문에 ... ... 반드시 법에 의거하는 교화와 예의의 법도가 있어야 남에게 사양할 줄 알고 사회의 질서를 지킬 줄도 알아 세상의 평화가 유지될 것이다. 이렇게 보면 인간의 본성은 악한 것이고 선이라고 하는 것은 인위적인 것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고 말한다. 순자는 심리 작용을 세 종류의 성분으로 나누는데, 하나는 性, 둘째는 知, 셋째는 能이다. 성과 지는 두 가지 서로 다른 심리 성분으로 性 중에는 결코 知를 포함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즉 性은 자연적인 것이고, 僞는 사람의 힘으로 양성하는 것이다. 僞를 양성하는 과정에서 理智 즉 知는 指導하는 입장에서 性을 善하게 바꾸는 것이다. 만약에 악한 성을 그대로 놓아두게 되면 이 세계는 반드시 어지럽고 혼란하게 될 것이다. 순자는 이런 주장으로 禮義師法을 통하여 동물성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과 위의 구분을 자연과 문화의 구별로 본다." 사람의 문화 성분은 自覺 노력으로서 성취하는 것이다. 이 문화 성분이 바로 禮이다.
(3) 심과 지식론
순자는 <심>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동시에 도덕 의지를 나타낸다."고 본다. 이는 "있는 그대로의 情을 심으로 선택하는 것을 慮라고 하고, 심으로 사려하여 동작으로 나타낼 수 있는 것을 僞라 한다."고 하는 곳에서도 볼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순자의 <심>은 <主體性>의 뜻을 가질 수 있는데, "심이란 육체의 군주이고, 신명의 주체이다. 스스로 명령을 발하고 다른 것의 명령을 받지 않는다. 그러므로 입은 억지로 말을 시킬수 있고, 다물게 할 수 있으며, ... 마음은 억지로 뜻을 바꾸게 할 수 없다. 옳으면 받고 그르면 물리친다." 그러나 순자가 말하는 심은 "다만 萬理를 관조할 수 있지 만리를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고 한다. "사람은 나면서부터 지각이 있고 지각하면 지가 있으니, 지란 심이 가지는 것이다. 그러면서 虛가 있는 것은 이미 지닌 것으로서 새로 받아들일 것을 거부하지 않는 것이니, 이것을 虛의 상태라고 한다." 여기에서 순자는 심은 理를 관조할 뿐이지 生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런데 理를 바로 보기 위해서는 심은 大淸明의 경지에 이르러야 한다. 혼탁하여서는 <理>를 바르게 관조할 수는 없다. 순자는 "무릇 사물을 볼 때 의심이 있어 중심을 정하지 못하면 외물이 청명하지 못하고, 내 생각이 청명하지 못하면 그런 것과 안그런 것을 분별할 수 없다."고 한다 이는 바로 인간들이 사물을 인식할 때 심이나 감관이 여러 외부 조건에 따라서 가리워져 있음을 말한다. 심이 대청명 할 때에만 정확한 표준을 세워서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표준이란 무엇인가? 순자는 저울이 바로 표준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순자는 정확한 저울이 바로 道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므로 이 도를 알기 위해서는 심이 <虛壹而靜>하여야 한다. 이처럼 허일이정 하여야 도를 알 수 있다. 순자가 말하는 "道의 實質을 禮이다." 그러므로 순자는 이 도(禮)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예의 行도 매우 중시한다. 즉 "순자는 도를 그저 아는 것만으로 그쳐서는 참되게 아는 것이 아니고, 도의 실천 실행
을 통해서 참되게 아는 것"이라 생각하여 지보다는 행을 더 중시한 것이다.
2. 순자 철학에 있어서 가치의 근원
순자에 있어서 가치의 근원은 <성>도 아니고, <심>도 아니며, <천>도 아니다. 순자는 가치의 근원을 權威主義에 돌리는 것 같다. "권위는 권력과 구별되는 것이다. 양자가 다같이 현실적으로는 인간관계에서 움직이는 힘의 일종이나 권력은 무력을 수단으로 하고, 권위의 근원은 가치의 보편타당성에 속하는 것이다. 따라서 권력에 복종하는 자는 무력에 복종하는 것이지만, 권위에 복종하는 자는 권위의 근원이라는 가치를 인정하여 그 가치를 실현시키기 위해서 복종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선설을 말하는 입장에서 권위는 어울리지 않고 성악설의 입장에서 권위는 논리적으로 필요하게 되어 聖王의 권위를 이용하게 되는 것이다." 이 성인이나 왕자는 그들의 권위를 보편타당성을 가지는 가치로서 예를 제정하여 백성들에게 그것을 잘 따르도록 하여 안정을 누리기를 바라는 것이다.
3. 성인, 성왕의 개념
예란 것은 인간 내부에 있는 것이 아니고 외재적인 것이며, 이 예는 성인이나 왕이 제정하는 것이라고 순자는 말한다. 순자는 예를 제정한 목적을 盡倫盡制에 두는 데 "진륜은 윤리적인 것으로 聖人이 되는 것이고, 진제는 정치적인 것으로 王이 되는 것이다. 진륜진제의 도가 바로 성왕의 도이다." 그런데 모든 인간의 본성은 악한데 어떻게 예를 生 하는가? 학을 쌓음이 오래되면 습관을 이루듯이 성이란 것도 쌓아서 이룰 수 있다. 그런데 모든 사람들은 악한 본성만을 가지고 있는데 어떻게 스스로 성인이 되려고 선을 쌓고 익힐수 있는가? 또 그런 사람들이 왜 예의를 제정하려 하는가? 이에 대해 순자는 사람의 심리 성분 중에 <성>외에 <지>의 능력이 있다고 하였다. 순자는 누구든지 다 인의와 규범을 알 수 있는 소질과 행할 수 있는 재능을 가진다고 말하였다. 특히 그 중에서 <지력>이 높은 사람이 서로의 이익만을 생각하여 혼란과 투쟁만이 가득 차 있는 사회 현실을 바라볼 때 개인 상호간의 마찰을 피하고 서로의 이익을 절제하여 서로가 和一할 수 있는 어떤 외적 표준을 제정해야 할 필요성을 누구보다도 먼저 알게 되는 것이다. 이리하여 성인은 예의를 제정하게 되는 것이다. 무릇 예의란 성인의 인위적인데서 온 것이요, 원래 사람의 성에서 온 것은 아니다. 성인이 예의를 만드는 것은 마치 도인이 흙을 주물러 그릇을 만드는 것과 공인이 나무를 잘라서 그릇을 만드는 것과 같다. 도인 공인이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은 확실히 후천의 학습과 경험에 의해서 이다. 그처럼 성인이 노력하여 예의를 만드는 것은 역시 경험을 쌓음에 의해서 인 것은 확실하다. 그 경험이란 것은 需要의 산물이다. "만일 스승이 없으면 편벽한 데로 기울어져 부정해질 것이요, 예의가 없으면 난폭하여 다스릴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성인이 이를 위하여 예의를 일으키고 법도를 세워서 성정을 교정하고 훈련함으로서 사회 규범에 따르고 도리에 맞도록 한 것이다." 이와 같이 성인이 예의를 제정한 것은 그릇이 생활에 필요하듯이 사회의
편리함을 위해서 인 것이다.
Ⅲ. 예의 내용
1. 예의 기원
禮의 기원에 대해서 순자는 "예는 어디에서 기원되었는가? 사람은 나면서 욕망을 가지고 있어서 그것을 채우려고 추구하는데 제한과 절도가 없으면 서로 다투게 된다. 다투면 사회는 어지려워 지고 사회는 막다른 길로 치닫게 된다. 옛날 성왕이 이 혼란을 싫어하여 예를 제정하여서 분별이 있도록 하였다." 여기에서 성왕이 예를 제정한 목적은 첫째 인간 악의 본성을 교정하려는 것, 둘째 천하를 치평 하기 위하여 예를 제정하였는데, 예의 제정 목적이 바로 그 기원이 된다. 순자는 "왕공 사대부의 자손이라도 예에 합하지 아니하면 서민이고, 비록 서민의 자손이라도 학문을 쌓고 품행을 단정히 하여 예의에 합하면 경상사대부가 된다."고하여 예를 중심으로 하여 평등한 이상 사회를 건설하려는 것이다. 예는 사회 규율을 가지면서 또한 인간의 감정을 순화시키고 정화시키는 문식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순자는 "인간이 인간 노릇을 할 수 있는 까닭은 단지 그가 두 다리가 있다는 것과 털이 나지 않았다는 것 때문이 아니라, 인륜을 가릴줄 알기 때문이다. 금수에겐 부자는 있어도 부자간의 친애는 없으며, 암수는 있어도 남녀의 구별은 없다. 따라서 인도에는 분별이 있지 않을 수 없고 분별은 사회의 분 보다 훌륭한 것이 없고, 또 분은 예보다 더 훌륭한 것이 없다"고 했다. 이렇게 보면 인간이 예를 지녀야 하는 이유는 어쩔 수 없어서가 아니라 인간이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다.
2. 예의 함의와 범위
순자가 말하는 예는 그 범위가 지극히 광대하여 위로는 치국의 도에서부터 e아래로는 개인 수양, 생활 교양, 음식, 기거의 예절 등 포함되지 않는 것이 없다. 순자에 있어서 예의 역할은 예의 특정한 법칙을 옹호하고 규범 체계의 일반적인 합리화를 정당화하는데 있다. 그러므로 예의 범위는 개인 수양 행위의 표준, 사회 현상의 표준, 상ㅑ제례의 표준, 사상 언론의 표준 등 그 범위는 매우 광대하다.
3. 예의 작용 원리
예는 일체의 규범을 모두 포함하여 나라를 바르게 다스리고, 몸을 바르게하여 모든 일을 이루는 큰 원리가 된다. 예의는 세 가지 중요한 작용을 갖는데 즉 분, 양, 절이다.
(1) 分의 작용
분은 예의 가장 중요한 작용으로 亂을 막고 治에 이르게 한다. "선왕은 그 난을 싫어하여 예의를 제정하여서 나누었다. " "예는 분별하는 작용이다." "모든 사람이 반성하여서 직분에 근신하고 힘쓰니 이는 백왕이 다같이 지켜 온 것이고, 또 예법의 具有이다." 등은 모두 예에 있어서의 분의 작용을 말함인데, 분은 治亂을 방지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쓰여지고 있다. 순자는 대개 분을 禍亂을 방지하는 수단, 다른 동물과는 달리 인간만이 가지는 分辨, 또는 分類의 뜻으로 사용하고 있다.
(2) 養의 작용
분이 사람들을 화일하게 하여 去亂 致治 할 수 있으므로, 순자는 분을 예법의 樞要로 삼는다. 그런데 分만으로는 거란 치치의 실효를 거두는데 부족하므로 양의 보조가 필요하게 된다. 순자는 양을 중요하게 보아 "예라는 것은 욕망을 올바르게 기르는 것이다. 군자는 그 올바른 기름을 받았다면 또 분별함을 좋아 할 것이다."라고 했다.
예가 생긴 근본 원인은 사람의 욕망에 있다. "대개 사람에게는 똑같은 것이 있으니, 배고프면 먹고 싶고, 추우면 따뜻하게 입고 싶고,... ... 손해를 싫어함은 사람은 나면서부터 갖는 것이지, 후천적으로 습득한 것이 아니라, 우왕이나 걸이나 다 같은 것이다." 사람들이 慾을 가지는 것은 賢者나 愚者가 모두 같아 욕망이 만족되면 쟁란이 일어나지 않으나,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못하다. 순자는 그러기에 욕망이 아무리 과대하여도 실천이 거기까지 가지 않는 것은 심의 판단이 제약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심이 理에 맞으면 욕심이 아무리 많아도 평화스러운 정치에 문제 될 것이 없다. 욕심이 적어도 행동의 지나치면 그것도 마음이 시키는 것이니 마음의 도리에 어긋나면 욕심이 적어도 평화로운 사회 질서는 어지려워 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치의 치란은 마음의 판단에 있고 욕심은 과욕에 있는 것은 아니다. 순자에서 賞罰은 아주 중요한 방법이었다. 사람들은 많이 가질려고 하지 적게 가질려고 하지는 않는다. 이 양은 물론 예의 중요 작용이지만 또 다른 예의 작용 원리인 분에 합해져야만 하는 것이다.
(3) 節과 文飾의 작용
순자는 "그러므로 선왕과 성인이 마음을 써 중을 세우고 절을 정하니 일사 분란 하게 문리를 이룩하게 했던 것이다." 고 말하여 모든 예는 <立中制節>(중도를 세우고 절도를 지음)의 작용을 모두 具有 한다. "무릇 예라고 하는 것은 안으로는 사람의 절도를 짓고, 밖으로는 온 사물의 절도를 짓는 것이다." "예라는 것은 절의 표준이다." 등은 모두 예와 절의 작용을 두루 갖추고 있음을 말한다. 인정에 맞추어서 예문을 세우는 것이 바로 절의 대 원칙이다. 순자는 <긴 것을 자르고 짧은 것을 늘이고, 넉넉하고 부족한 것을 가감하는 것>과 <넓히고 줄이고, 더하고 덜하는>것이 바로 節의 작용이다. 예가 문을 가지는 이유는 내부에 마땅히 있는 감정을 표시하고 또한 감정을 조절(節)하여 適宜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상례, 제례 등의 의식은 귀신 숭배가 아니고, 인간들이 이 의식을 통하여 귀신이나 망자의 영혼을 움직이려는 것도 아니며, 인간들의 감정을 표현하고 장식하는 것이라고 순자는 말한다.
4. 禮의 효용
(1) 도덕 방면
순자는 인간의 본성이 악하기 때문에 도덕 수양의 공부는 외적인 표준에 의거해야 한다고 말한다. 순자는 이 외적인 표준으로 예를 말한다. "기를 다스리고 마음을 수양하는 방법으로는 혈기가 너무 강하면 항상 조화시켜 부드럽게 하며, 생각이 깊으면 평이하고 알기 쉬운 도로서 통일하며, 용기와 담력이 맹렬하면 화하고, 도로서 순하게 하며, 재빠르고 민첩하면 묵중한 태도로서 조절하고.. 무릇 기개를 다스리는 마음을 기르는 법은 예에 따르는 것보다 빠른 것이 없다." 여기에서 순자는 정신 수양에 있어서 잘못된 점을 고쳐 가면서 객관 표준인 예에 들어맞는 정신을 기르라고 말하고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이 치기 양심지술은 인간을 바르고 옳은데로 이끌어 가는 적극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예의 도덕적인 측면을 적극적인 방법과 소극적인 방법으로 나누면 "소극적인 방법은 인간 상호간의 행동을 규제하는 방법으로서 예는 본성 즉 감정, 욕망 등이 투쟁으로 나가려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그래서 교육적인 수단으로서 예의 목적은 행동의 통일된 형식을 낳는다. 적극적인 방법으로서의 예는 도덕적 특질의 발전과 도덕적 덕성을 끈덕지게 교육시켜 인간의 본성을 변혁시키고 기르는 기능이다. 여기에서 禮는 더 이상 일정한 행동을 의식화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르는 덕 혹은 도덕적 특성의 표현이다. 이는 도덕적 실행이다."라고 한다. 이런 의미에서 사회는 인간들의 합체가 아니라 도덕적 공동체이다. 그러므로 예에 의거한 개인의 인격수양은 매우 중요하다. 순자는 끊임없이 예를 積習하여 <化性起僞>하려고 한다. 이 <화성기위>야 말로 순자의 禮의 目的이다. 순자는 현실적이며 실천 가능성이 있는 도덕관을 강조하고 있다.
(2) 정치 방면
가) 사회 방면의 효용
순자에 있어서 예의 사회적 방면의 효용은 1) 인간 관계의 규정, 2) 사회 질서의 표준, 3) 사회 평등의 근거, 4) 사상 언론의 표준 등의 효용을 가진다.
나) 정치 방면의 효용
순자에 있어서 예의 정치적 방면의 효용은 1) 강국의 근본, 2) 국가 존망의 열쇠, 3) 정치의 기본, 4) 치란의 요인, 5) 치자의 법도 등의 효용을 가진다.
Ⅳ. 예와 다른 개념의 관계
1. 禮와 義와의 관계
순자는 인간의 존귀함은 <義>를 행하는데 있다고 본다. 즉 이<義>에 의거하여 분별하고 和一하면 인간은 존귀하게 된다고 본다. 의는 안으로 사람을 절제하고 밖으로 만물을 절제하는 예와 같은 기능을 가진다. 이런 의미에서 예와 의는 똑같은 기능을 가진다.
2. 禮와 道의 관계
순자는 사상 언행의 표준을 도라고 본다. 순자는 도를 저울로 삼아서 蔽塞의 화를 면할 수 있고, 사상 언행의 표준으로 삼는다. 유가나 도가에서 말하는 도는 형이상학적인 도이고 우주 본체를 말한다. 그러나 순자가 말하는 도는 인문방면의 당연 법칙의 도로서 바로 예의이다. 예의는 바로 도의 실질인 것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순자는 정치 방면에서 "도라는 것은 정치의 經理이다."라고 하는데, 도의 궁극 목적은 국가의 治理에 있으므로 君道 또는 治道라고 말한다. 이 君道 治道의 실질이 바로 禮義이다.
3. 禮와 法과의 관계
순자는 치도의 목표를 <正理平治>에 두어서 이 <정리평치>의 이상에 도달하는 것은 바로 예와 법을 잘 이용하는데 있다고 본다. 순자는 "법이란 정치의 단서이다." "예란 것은 법의 大分이고 류의 紀綱이다," "예를 존중하고 법칙을 세우면 국가가 안정된다."라고 말하며 법은 정치의 효용에 있어 매우 중요한 작용을 한다고 본다. 순자에 있어서 예는 사람을 감화하고 啓發하는 적극적인 효용을 가지는데 비해, 법은 사람들에게 소극적인 방지 작용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법은 예에 대한 일종의 보조 작용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예의가 생겨서 법도를 제정한다."고 하는 것은 예의란 것은 이론적인 것이지만, 법이라는 것은 실천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법이란 것도 예의 한 실천적인 부분임은 틀림없다.
Ⅴ. 결론
순자의 禮가 기존의 예 개념에 대해서 가지는 특질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순자는 성악설을 주장하여 외적인 표준을 예라고 보는데, 이 예는 성인이 제정한 것으로 맹자가 말하는 고유한 善端을 확충시키기 위한 내면 공부보다는 외적 교화를 강조한다.
둘째 순자는 天을 다만 無意志的인 자연으로만 보아서 <천인지분>을 명확히 하고, 종래 의식의 미신적인 면과 종교적인 면을 인정하지 않고 철저히 인간 위주의 인문주의적 예를 주장한다.
셋째 예를 제정한 기원은 周公이 당시 家法사회의 기존 질서를 유지 보호하기 위한 것인데, 순자의 예 제정의 기원은 평등한 이상 사회를 건립하기 위함이다.
넷째 순자의 예는 다분히 법적인 면을 구비하여 통제적인 의미를 지닌다. 종전의 예는 주로 감화 정책의 도구로 사용했으나, 순자는 制裁적 방법 즉 法적인 면을 가지고 있다.
다섯째: 순자에 있어서 道는 바로 禮이다. 禮가 道이고 義이다.
글 ( 박 천 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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