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간 거지?.....이번에야말로 이상한곳에서 공격이 들어온다면 난감한데...."
하지만 지금 아영으로서는 문희가 순간이동한 곳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하는수없이 그녀는 눈을 꼭 감고 기력을 찾기 시작했다.
얼마 있지 않아 그녀의 전방에 기척이 느껴졌다. 그녀는 이판사판으로 그녀의 앞을 주시하면서, 검을 똑바로 쥐고 요격태세를 취하였다.
이윽고, 그녀의 눈앞에 문희가 보이기 시작하였다. 문희가 보이자마자 그녀는 아나키스트를 세차게 휘둘렀지만, 이번에도
허공을 가르고 말았다. 감각이 없었다. 하지만 이것 역시 파해법을 알고 있지 않는가.
"이중트랩이라! 두번은 안통합니다~!!"
그리고 뒤이어 기척이 느껴지는 뒤쪽으로 그녀는 달빛의 빔을 한 가닥 쏘았다. 하지만 이번것도 실패였다.
문희의 기척이 난 것은 사실이지만, 그녀는 그곳에 없었다. 그러면 어디일까.
'젠장...어디야? 어디냐고??'
마치 암흑 속에서 누군가를 찾는 기분이었다. 상대가 있는 곳은 알지만 상대를 잡을수가 없는 답답함.
그것을 아영은 뼈저리게 겪고 있었다.
"여기다!"
아영이 넋을 놓고 있는 사이, 그녀의 전방 앞쪽에 문희가 나타났다. 그 빠른 스피드에, 아영은 미처 대응을 할 수가 없었다.
"차지 브레이크!(Charge Break)"
어깨부분을 앞세운 강렬한 돌격에, 아영은 정통으로 정면을 맞고 날아가고 말았다.
'크..크윽...'
그리고 연계되는 기술인지, 문희는 순간이동을 하여 아영의 뒤로 이동한다. 그리고 그녀의 허리를 잡더니..
"저먼 스플렉스!"
저먼 스플렉스를 시전, 그녀를 땅바닥에 박아 버렸다. 엄청난 충격이 전신을 칼날처럼 파고들었다. 아니 그보다는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레슬링을 하는 혁의 친구라 그런지, 역시 레슬링의 스킬을 몇개정도는 알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문희는 아영을 땅바닥에 박은 다음, 다시 스킬을 시전하였다.
"엘보 스매시!(Elbow Smash)"
땅바닥에 누운 채로 팔꿈치에 강렬하게 얻어맞자, 아영은 충격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다음 문희는 그로기 상태의 아영을 일으켜 세운 후,
오른팔을 비잉 앞으로 한바퀴 돌리고는 스킬을 사용하려 하였다. 분명히 커다란 스킬일 것이다.
이 모습을 먼 발치에서 보고 있는 아사기는 순간 무엇인가를 느꼈는지, 눈매를 날카롭게 하고 그들의 전투에 집중하였다.
"연적의 오의! 천수나한살!!!"
'처..천수나한살!..'
천수나한살이라는 이름을 들은 아사기는 자기도 모르게 으음...하고 신음을 내뱉었다.
그리고 아사기의 머릿속에는 과거의 기억이 영상으로 변하여 다시 떠오르기 시작하였다.
천수나한살에 걸려들어 무지막지한 공격을 당하고 쓰러져 있는 자신이.
그녀는 천수나한살의 위력을 알고 있었다. 아영이 저것에 걸려들면 끝이라고 생각했다.
문희는 엄청난 빠르기로 주먹을 아영에게 날리기 시작하였다. 엄청난 빠르기로 날리는 주먹이라,
그만큼 때리는 타수도 엄청나게 많았다. 저 스킬이 천수나한살이라고 불리우는 이유는,
천수나한살이 치는 것과 같다고 하여...라는 의미도 있었지만, 다른 의미도 있었다.
짧은 시간 내에 무려 1천번을 때린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라는 주장이 더 설득력 있었다.
강한 방어력을 가진 아사기의 맷집도, 과거 저 기술 앞에서는 걸레짝이 되어버린 적이 있었다.
아사기는 행여나 방어력이 쥐약인 아영이 처참하게 당하지나 않을지 걱정이 되었다.
'크..윽....'
아영은 이제 정신이 혼미해지고 있었다. 라이프 수치도 빠질만큼 빠져버린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지경이 되자, 자신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생각이 나게 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순간 머릿속에 자신의 흑염을 앗아간 원수-우소현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녀의 상상 속에서 우소현은 그녀를 비웃고 있었다.
'후후. 거기서 쓰러지다니. 역시 당신은 안되는군요. 흑염을 되찾는 것도 불가능하겠군요..후후후..'
생각할수록 분했다. 생전 알지도 못하던 녀석에게 흑염을 봉인당하기나 하고. 지기나 하고....
분해 죽겠다는 마음이 그녀 안에서 용솟음쳤다. 자존심이 강하면 강할수록 그런 상처는 더 커지기 마련인 것이다.
어느새 아영은 소리를 자신도 모르게 지르고 있었다.
"으아아아아아!!!!!"
그러더니, 갑자기 아영의 모습이 사라지고 말았다.
이번에는 문희 역시 정말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리고 성후는 물론이요, 아사기까지 소스라치게 놀라게 하는 결과가 되었다.
'마..말도안돼...나의 천수나한살을 피하다니....'
그리고 정신차려 보자, 문희는 천수나한살의 딜레이 때문에 멈추어 있을수밖에 없었지만, 아영은 자신의 뒤에 있었다.
'어..어느새에!!'
정말,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그 무언가가 일어난 것이다. 이런걸 바로 기적이라고 하지 않을까?...
"깜빡 잊었는데.....문샤인 포스에는 피격시 일정확률로 순간이동이란 능력이 있었지...말야...
역시. 여기서 포기하는건 있을수 없지 않나요 문희선배?"
문희는 이제 허를 찔려 어찌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정말로 완벽하게, 할 것이 없는 상황으로 뒤를 제대로 잡히고 말았다.
하지만 자신은 알고 있다. 버프스킬로 인한 부가효과는, 상당한 마력과 정신력의 컨트롤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자신 역시 그것을 습득하기 위하여 정신컨트롤을 얼마나 하였는지 모른다.
하지만 사실은 알고 있었다. 아영의 정신이 얼마나 강하고 단련되어 있는줄을.
그녀는 패배를 예감하고 웃음을 지었다.
아영의 아나키스트의 전원이 켜졌다. 이번에는 원래의 빨간색의 날이 아니라, 달빛을 상징하는 청록색의 날로서.
아영은 천천히 검을 양손으로 들고, 검을 가로로 들어올렸다. 그리하여 빛의 검날이 그녀의 눈까지 올라오자, 그녀는
오른쪽으로 한번, 왼쪽으로 한번, 엑스자의 잔영을 광선검으로 그었다. 문희는 제대로 뒤를 잡힌 상태에서 스킬을 맞았기 때문에,
크윽....소리를 내면서 힘없이 다운되고 말았다.
다운된 문희의 위로, 청색으로 찬란하게 빛나는 달빛이 비치고 있었다. 아영은 검날의 전원을 끄면서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이 스킬이 바로..X(엑스)칼리버입니다. 월하검법 중 마지막 오의의 부분을 장식하는 스킬이지요."
동시에 배틀은 종료되었고, 달의 커튼이 걷히면서 배틀은 끝이 났다.
이제 아영은 달을 좀더 제대로 다룰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아무리 흑염이 없다지만, 이제 무언가가 제대로 풀려 나가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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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옷 역시 아영은 뭐가 다르군요 !! 기대를 져버리지 않아요 후후, 이번편도 아주 재미있어요
매번 감사합니다. 이제서야 다시쓸수잇겟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