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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가장 뜨거운 날.
16분음표.
"꺄아아악!!"
사람들 사이에 비명소리가 퍼져간다!
"아가...아가! 정신차려!"
아낙네들이 아기들의 뺨을 두드리며 이미 사라진 영혼을 찾아 부르짖는다.
죽음의 문턱에서 그들의 시신을 보던 아기들은 자신의 갈길을 찾지못하고 허공으로 사라져갔다.
"저 년!"
한참을 대성통곡하던 여인중 한명이 에델을 삿대질했다.
자객이 골목으로 가더니 브렙과 대치했다. 하지만 싸우지는 않고 자객은 골목안의 무언가를 유심히 쳐다보았다.
그 골목에서 유리깨지는 소리가 나더니 눈처럼 하얀 몸을 가진 나체의 아름답도록 차가운 여인이 걸어나왔다.
사람들은 다시 새로운 구경거리가 생긴지 알고 그 여인을 바라보고 눈치빠른 부인들은 남편들의 눈을 가로막았다.
그때 갑자기 자객이 도를 뽑고 여인은 가슴팍에 손을 올려 몇마디 중얼거렸다.
그러더니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엄습했다. 자객은 빙산에 갖히고 아이를 안고 그 광경을 지켜보던 엄마들은 추위에 아기를 힘껏 안
고 조금이라도 체온을 나누려 했다. 하지만...부모의 체온이 아이에게 전해지기도 전에 나이 어린 생명 모든 것이 얼어 죽고말았
다.
모든 생명의 부모들이 울부짖었다.
이미 차갑게 죽은 어린 생명들의 시신은 너무나도 차가워 만지고 있는 손이 얼어 붙을것만 같았다.
눈 처럼 하얀 여인이 다시 골목으로 들어가자 빙산에 갇혀있던 자객은 마치 얼음에 녹아들 듯 사려젔다.
부모들은 오열했다.
갑자기 왠 미친놈이 와 대 학살극을 벌이더니 이번엔 모든 어린 것들이 죽는 끔찍한 저주가 내린 것이다. 겨울의 저주가...
몇분을 오열했을까. 이제 눈물샘이 매말라 눈물이 흐르지 않았을 쯤의 시간이 지났을 쯤 골목에서 마치 태양같은 빛이 쏟아져 나
왔다.
너무나도 눈부셔 눈을 감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태반이 그 빛을 바라보았다. 엄청나게 허망한 듯이.
"으아아!"
한 남정네가 곡괭이를 들고 달려드는 것을 여러사람이 뜯어말렸다.
"으아악!!"
"그만둬! 뭐가 있는 지도 모르잖아! 괴물이면 어쩌려고 그러나!"
하지만 아무리 뭐라해도 아이를 잃은 남자는 멈추지 않고 전진하려 했다.
"얼어 죽을지도 몰라!"
"그래! 얼어 죽을래!"
남자가 위협적으로 곡괭이를 휘두르자 간신히 잡고있던 사람들은 겁에질려 몇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남자는 그대로 골목의 입구로 달려갔다. 뭔가를 죽일 듯이 주위를 둘러보던 남자는 여태까지와의 기세완 다르게, 입구에 다다르자
멈칫했다.
"머...머핀하고 브렙. 여기서 뭐하는거야?"
브렙이야 여기있었던 것은 알았지만 머핀도 있었던 것이다. 근데 머핀이 뭔가 좀 달라졌었다.
남자가 머핀을 자세히 보려하자 브렙은 왠지 커진듯한 머핀을 품에 안고 보물단지처럼 숨겼다.
"여어, 브락. 무슨일이야?"
브락의 눈에 핏줄이 솟았다.
"내 아이가 하얀 마녀 때문에 얼어죽었다! 분명히 이 골목으로 들어갔어! 어디있지? 그리고 머핀 좀 잠깐 보여주실까?"
"... 머핀은 왜?"
"그야..."
브락은 위협적으로 곡괭이를 치켜들었다.
"어두워서 잘 않보였지만 말이야...머핀이 평소랑은 다르게 좀 크고 많이 하애보였거든? 정말 그 마녀랑 닮았어."
"그래? 잘...잘못 본게 아닐까?"
"나...눈 좋은거 알잖아!"
브락은 갑자기 눈물을 흘리더니 달려들어 웅크려있던 하얀 여인을 향해 곡괭이를 휘둘렀다.
"안 돼!"
브렙은 몸을 날려 브락을 막았다.
-쿵
어찌나 쌔게 달려들었는지 벽에 부딪힌 브락이 움직이지 않는다. 머리부터 부딪혔으니 다행히 기절했으려나?
하지만 브렙이 안심하기도 전에 밖에서 웅성웅성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거...어떻게 해명하나?"
그때 부스럭 소리가 나더니 에델이 느릿느릿 몸을 일으켰다.
"어...에델?"
"...그건 또 누구야?"
몸크기나 눈동자색깔은 그대로지만 목소리에선 에델에게서 찾을 수 없던 따듯한 느낌이 났다.
"머핀? 오, 머핀!"
브렙은 너무나도 감동해 머핀을 껴안을려고 했지만 머핀은 기겁을 하며 뒤로 물러났다.
"으아! 왜 그러는데?"
"아아, 머핀, 살아있었구나!"
머핀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분명히 피를 보고 현기증이 나서 골목그늘로 숨어 들어 간 것 까진 기억이 난다.
무슨 일이 있던거지?
머핀은 기억을 곱씹어 보았다.
"아!"
그때 분명히 누군가 말을 걸어 온거같았는데! 분명이 목걸이에서... 뭐라고 했더라?
"무엇을 얼려드릴까요...였나?"
"응? 뭐라고?"
도망치는 머핀을 잡아 껴안고 있던 브렙은 머핀이 또 혼잣말로 중얼거리자 덜컥 겁이났다.
다시 에델로 돌아가면 어떻하지?
"야, 머핀."
"응?"
"기억 않나?"
머핀은 브렙을 한 대 쥐어박고 싶었다. 이 착한 아저씨는 가끔 너무 뜬금없는 이야기를 한단 말이야?
"뭔 소리야? 아, 자객은 어떻게 됬어? 뮈렌 경이 분명 이겼지?"
브렙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도 머핀은 아무것도 기억이 않나나 보다. 그럼 아무일 없었단 듯이 다시 예전처럼 평화로
운 나날을 지내기만 하면 됀다!
브렙이 그런 상상을 하고 있을 때 대여섯명의 젊은이들에 고함소리가 터졌다.
"이봐요, 브렙씨! 그곳에 마녀가 있다는거 압니다! 마녀와 함께 있다면 의심을 살 수 있으니 어서 나오세요!"
아아...아마 불가능 할꺼야.
브렙은 중얼거리며 브락이 갖고 있던 곡괭이를 손에 쥐었다.
"브렙?"
머핀은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가 돼지 않았다.
우선 깨어났을때 팔다리가 길어져 있었고 피부는 새하애졌으며 머리는 은발이 되고 말았다.
일단 이것만으로도 엄청나게 충격을 먹었는데 마녀까지 나타났다니...
"브렙! 마녀가 나타났어?"
"엉?"
브렙은 손에 자연스레 나는 땀을 닦았다.
"아니. 분명 마녀는 아냐. 절대로..."
브렙이 불안한 미소를 지을때면 그 직감은 언제나 맞았기에 머핀은 왠지 초조해졌다.
"브렙. 어디가?"
"어?"
브렙은 뭐라고 안심하게 해줄 말을 해주고 싶었지만 정작 필요할때는 혀가 움직이지 않았다.
"아, 잠깐 산책..."
곡괭이를 살기등등하게 쥐고 산책한다니 웃기지만 그 곳에 누구도 웃지 않았다.
브렙은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며 환하게 쏟아지는 태양빛 아래로 나왔다.
주위를 둘러보니 한 20명정도의 젊은이들이 각자 집에 있던 무기를 들고나온 모양이다.
이 나라는 특이하게 무기소지를 허가하고 있다. 그래서 암살자들이 많긴 하지만...
"뭐하시나? 축제는 끝났나? 여기서 뭐해?"
브렙은 최대한 태평하게 보일려 그랬지만 도저히 그런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브렙씨. 안에 새하얀 마녀가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브락씨는요? 분명 안에 들어갔는데요?"
청년들이 의심스러운 눈빛을 보내다가 브렙의 손에 쥐어져 있던 곡괭이를 보았다.
"그거...브락씨 것이 아닙니까?"
"설마?"
브렙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괜히 곡괭이를 들고 나왔다고 생각하며 곡괭이를 등뒤로 숨겼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잠깐 비켜주시죠. 안에 마녀가 있습니다. 저희 생각이 맞다면 브락씨도 있겠내요."
'그리고 브락씨가 쓰러져있다면 당신은...100프롭니다.' 대충 그런 눈빛을 보내며 청년들은 브렙을 지나쳐 골목으로 들어갈려고
했다.
-파앗
그때 브렙은 뒤로 몇발자국 물러서며 골목의 입구에서 팔을 벌려 입구를 막았다.
"브렙씨?"
"아아...우리 수문장 놀이라도 할까?"
브렙은 뒤에 숨겨두었던 곡괭이를 다시 들었다.
"나를 쓸어트려야지 통과할 수 있는거지."
"아니, 잠깐만 확인 좀..."
브렙과 청년들이 옥신각신 하고 있을때 브렙의 등뒤에서 새하얀 여인이 나왔다.
"브렙? 뭐하는거야?"
이 머저리같은 병신!
뭔가 여자에게 절대로 해선 않될 욕을 할뻔한 브렙은 식은땀을 흘렸다.
이럴 줄 알았으면 묶어놓는 건데!
"하...하얀마녀!"
청년들이 기겁을 하며 뒤로 도망쳤다.
"아냐! 잘 봐! 머핀이라고, 머핀! 이곳에 머핀을 아는 사람은 많잖아!"
"하지만!"
청년들중 용감한 자들이 롱 소드를 들고 서있었다.
"그 새하얀 몸과 은빛 머리칼! 분명 머핀과 닮았지만 마녀에요!"
"에? 마녀?"
머핀의 입에서 의문성이 터졌다. 마녀라니?
머핀을 뒤를 돌아보았다.
아무리봐도 저기 저 쓰러진 브락오빠밖에 보이지 않는다.
'나?'
-피식
머핀은 어이가 없어졌다. 자신은 별로 마녀라고 말을 들을 만한 나쁜짓은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아악! 브렙! 나 없는사이에 뭔 짓을 했길래!"
"이...바보야!"
브렙은 결국 짜증이 폭발해 고함을 쳤다. 머핀은 놀라 뒷걸음질 치고말았다.
"바보야! 너라고, 이 눈치 없는 병신아!"
-하아...
브렙의 큰 한숨소리가 들린다. 마치 죽음을 앞에 둔 짐승같다.
"도망가!"
왠지 거절할 수 없는 명령조여서 머핀은 곧장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어 가려했다.
"아앗! 마녀! 거기서!"
"않돼!"
롱 소드를 쥔 사내가 검을 휘두르며 머핀을 쫓을려 하자 브렙은 팔을 뻗어 검의 진로를 맊았다.
-푸악!
검이 팔을 자르고 바닥에 검끝이 닫자 한박자 뒤늦게 브렙의 팔 잘린 단면에서 피가 솓구치기 시작했다.
"으악!"
"으아!...으아! 팔짤린 건 나라고! 윽!"
브렙은 참을 수 없는 고통에 결국 눈물을 찔금 흘렸다.
뭐, 팔 하나 짤린 정도로 죽진 않겠지!
브렙은 머핀이 제발 한 점으로 보일만큼 도망갔길 기대하며 뒤를 돌아보았다.
"이, 멍청한 개 씨,..."
뭔가 엄청난 욕을 할 뻔했지만 화를 내자 고통이 엄습해 결국 브렙은 무릎을 꿇고 말았다.
머핀은 얼굴을 눈물범벅으로 만든체 브렙에게 바르게 달려와 그를 껴안았다.
"...브렙! 괜찮아?"
"아...안 괜찮아..."
브렙은 진짜 앞으로는 절대 마을거지에게 친절을 베풀지 않을거라 맹세하며 머핀을 쏘아보았다.
"왜..."
뭔가 따질려고 했지만 머핀의 끝말은 울음 속에 섞여 공기 속으로 흩어져 갔다.
"말했잖아...너 기생오라비한태 시집가는 건 막아야 하는데...여기서 죽으면 않돼잖냐?"
브렙은 고통을 참으며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
이때 브렙의 팔을 자른 사내가 부들부들 떨며 곧 스러질 듯한 표정으로 경악을 질렀다.
"다! 네 년 때문이야!"
엄청난 경악 소리와 함께 사내는 머핀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
--------------------------------------------------------------------머핀은 자신을 향해 내리쳐 오는 칼날을 마주
보았다.
칼에 묻은 브렙의 핏물이 너무나 붉어 마치 눈이 부신 듯 했다.
이 바보같은 아저씨는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자신을 위해 기꺼이 팔을 희생했다.
내가 그만큼의 가치를 가진 사람일까?
'무엇을 얼려드릴까요?'
얼음벌레가 윙윙거리며 차가운 음색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아아..."
머핀은 자신을 향해 칼을 내리치는 사내의 얼굴을 분노의 눈빛으로 쏘아보았다.
"저 놈..."
머핀이 사내를 삿대질했다.
머핀의 손가락과 사내의 롱 소드가 맞닽았다.
-쨍그랑....
유리깨지는 소리와 함께 검이 얼어붙고 검을 쥔 사내의 손이 얼고 손 안에 흥분속에 뜨거워진 피도 얼어 붙었다.
사내는 얼었다. 영혼마저.
--------------------------------------------------------------------"꺄악!!"
군중속에 비명소리가 전염병처럼 퍼져나갔다.
"마...마녀다!"
사람들이 뒷걸음질 친다. 어지간히 놀랐나 보다.
사내의 검이 머핀에게 휘둘려지는 시간은 고작해야 1초. 그 사이에 머핀은 손가락을 들어 칼을 막고 그 사내를 얼려버렸다.
가능한 일인가?
브렙은 그 광경을 눈앞에 보고 자신에게 질문했다. 그때 자객이 했던 말이생각났다.
'불가능해. 그러니깐 난 가능하지.'
그래.
브렙은 머핀의 얼굴을 봤다.
머핀의 얼굴은 에델처럼 차갑게 굳어있었다.
"머핀?"
브렙은 머핀이 다시 에델이 되었나 싶어 물었다.
"...왜."
무미건조하지만 그 속엔 따듯함이 느껴지는 머핀의 목소리다. 하지만 지금은 착 가라앉아 있다.
사내의 얼어 붙은 몸뚱이가 옆으로 쓰러졌다.
-쨍!
사내의 몸이 산산조각나고 그 속에 장기들이 바닥을 뒹굴었다. 모든 것이 얼어붙어 살얼음이 띈 피가 흘러내리고 비스켓처럼 조각
조각난 위가 보인다.
"욱..."
그 광경을 본 사람들이 결국 구토를 하기 시작했다.
마을에서 힘 꽤나 쓴다고 검을 든자들이 머핀을 공포에 찬 눈으로 쳐다보기 시작했다.
"으...마녀! 다음엔 누구를 얼릴꺼냐! 넌 이 마을의 재앙이야!"
"맞아, 썩 꺼져! 이 저주받아 마땅할 마녀야!"
"꺼지지 않으면...누가 먼저 죽나 한번 보지, 뭐!"
청년들은 공포에 흔들리는 목소리로 그렇게 주절댔다.
머핀의 눈은 여전히 차가웠다. 그 눈 속에 눈보라가 치는 것 같았다.
그녀가 손을 들자 마을사람 모두 움찔했다.
"뭐...뭐야!"
머핀은 손을 브렙의 팔 단면에 갖다대고 속삭였다.
"꽁꽁..."
브렙의 상처가 서서히 얼어 붙기 시작했다.
피가 솟구쳐 슬슬 빈혈기를 느끼고 있던 브렙을 위한 최소한의 성의였다.
"아앗! 마녀가 브렙을 얼리고 있어!"
"저, 미친년! 어떻게 끝까지 자신을 감싸준 사람을 얼릴 수 있는거야! 그 손 않놔!"
어차피 상처부위만 얼리고 손을 땔 머핀이였지만 그 말을 듣자 정말 참기가 힘들어 졌다.
"아, 진짜! 내가 뭘 어쨋다고!"
고함을 치자 머핀을 중심으로 차가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주춤
머핀은 자신의 주위에 부는 바람을 느끼자 두려워 지기 시작했다.
내가 진짜 마녀인가? 내가 무슨짓을 했지? 나 때문에 죽은거야? 나 때문에 브렙 팔이 잘린건가?
"어서 마을에서 꺼져, 이 마녀야!"
"그래, 어서 꺼져! 너 같은 놈은 최악이야!"
사람들은 누가 한마디 하면 저마다 공포에 떨고 있으면서도 그 말을 지지해 주었다.
혼자선 아무것도 못하는 겁쟁이에 얼간이다.
"꺼지라고! 나가!"
한 사내가 횟불을 던졌다.
하지만 머핀에게 닿기도 전에 불꽃은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얼고 말았다.
불꽃모양의 불꽃이라니...참 예쁘지 않은가?
-쨍그랑
횃불이 바닥에 떨어지며 깨졌다.
자신을 자학하고 있던 머핀은 그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그래..."
머핀은 어슬렁 어슬렁 골목에서 걸어나왔다.
"꺄아아아!"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소스라쳤다.
"머...머핀! 어디가는거야!"
브렙은 얼어붙은 팔을 붙들고 머핀의 뒤에 소리쳤다.
머핀은 고개만 살짝 돌려 브렙을 바라보곤 미소를 지었다. 차갑다.
"그냥, 어디좀 갔다올깨."
머핀이 발걸음을 딛는 곳마다 서리가 끼었다.
머핀은 뒤돌아 걸으며 자신을 향해 삿대질을 하고 손에 집히는 모든 것을 던지는 마을사람들을 보았다. 저기서 뭐하는 걸까. 내가
가고나면 뭘 할까. 나를 쫓아냈다고 축배라도 들까?
머핀은 브렙의 뭔가 미묘한 표정을 보았다.
허망함과 안타까움...대충 인간이 슬픔에 빠질만한 모든 표정을 모두 섞어놓은 것 같았다.
'내 얼굴은 어떨까?'
-피식
머핀은 다시 앞으로 걸으며 웃음지었다.
다른 사람 표정은 다 보이는데 막상 내 얼굴은 못 보겠다. 두렵다.
머핀은 언제 입었는지 모를 원피스가 마음에 들었다. 하얘진 몸에 정말 잘 어울린다.
너무 마음에 들어........미칠 것만 같았다.
몇발자국 안 간것 같은데 뒤를 돌아보니 마을사람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다행일까?
마을 어귀를 돌자 개가 짖는다.
"컹컹!"
어귀를 몇 번 돌자 마을에서 나가는 곳이 보인다. 정말 조촐하게 울타리로 두른 곳이다.
그곳엔 언제나와 같이 거렁뱅이 할아버지가 앉아 있었다. 언제나 술에 절어 있어서 근처에 가기만 해도 술냄새가 풍기는 할아버지
다.
이 할아버지는 마을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기나 할까?
머핀은 마을 입구를 향해 최대한 가벼운 발걸음을 했다.
근데 정말 뜻 밖에 할아버지가 머핀을 불렀다,
"이봐, 아가씨?"
아가씨라니? 쿡, 하고 웃으며 머핀은 할아버지에게 다가갔다.
"왜요, 멋진 오빠?"
"크하하핫!"
할아버지는 크게 웃더니 웃차, 하면서 일어 섰다.
"아가씨, 여행이라도 가는 건가?"
"아 뭐...그렇다고 볼 수 있죠."
"흐음?"
할아버지는 눈을 동그랗게 하고는 머핀의 주위를 빙글빙글 돌며 머핀을 유심히 관찰 했다.
"아가씨, 정말 이쁘구만?"
"하하하. 그런 말 많이 들어요, 히히."
흐음.
"아가씨. 이대로 나가면 고생할 탠데 괜찮겠어?"
"네. 이미 결심했어요. 언젠간 돌아오겠죠."
"그래."
노인은 여지껏 쓰고 있던 누더기 같은 로브를 벗었다.
로브를 벗어 던진 노인의 몸은 정말 곧 죽을 듯 가늘었는데, 그 몸이 뭐라고 써있는지 모를 이상한 문자로 새겨저 있었다.
"하...할아버지?"
노인은 머핀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마치 기사라도 된 듯.
"뭐하시는 거에요?"
노인은 대답하지 않고 머핀의 손을 잡아 자신의 얼굴 앞에 가져 댔다.
"...레이디 에델이 모시는 아이야. 발걸음이 닿는 곳에 비명대신 환희의 쎄렌체를."
노인은 그렇게 말하곤 손등에 입맞춤을 했다.
"!!"
노인의 마른 입술이 머핀의 손등에 닿자 노인의 문신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머핀은 결국 눈이 부셔 눈을 감고 말았다.
아아...손등의 순결을 빼앗기다니. 멋진 기사님에게 주고 싶었는데!
빛이 갈무리를 했을 때 머핀은 눈을 떴다.
"앗!"
눈 앞에 노인은 사라지고 없었다. 아무리 눈을 크게 뜨고 찾아도 노인은 언제 사라졌는지 보이지 않았다. 머핀은 노인이 입맞춤한
자신의 손등을 보았다.
"에?"
손등에는 예전 브렙의 책장에서 본 옛 고문서가 있었다. 물론 읽을 줄은 몰랐지만 그 글자부근이 너무나도 따듯했다.
그 문자는 그대로 피부에 밖혀 버린듯 아무리 긁어도 때어지지 않았다.
"아아...아무렴 어때."
머핀은 조촐한 울타리로 나누어 놓은 마을과 외지의 경계에 섰다. 울타리로 구분해 놓지 않았다면 그 누가 알까 싶냐만은...
이제 낯선 곳으로 한 발자국만이 남아있다.
머핀은 뒤를 돌아 한번도 나와보지 못한 자신의 마을을 보았다. 저곳에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은 브렙밖에 없을 것이리라.
"밖에는...있을까?"
머핀은 한 발자국을 내밀어 마을 밖으로 나왔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여전히 태양은 밝고 덥게 내리쬐고 있었다.
눈물이 앞을 가린다.
뭔가 기네요. 2편으로 나눌까 생각해 봤지만...
아, 위대한 캣츠비라는 만화를 봤는데 뭔가 감명받았습니다.
여러분들도 보신적이 있으신지요?
첫댓글 잼있어 담편이 기대되
감사합니다. 아침일찍 계시내요.
레이디 에델이 모시는 아이라... 에델이 유명인이었군요!!
스토리상으론 극히 극소수만 알고있답니다.
오~기대돼요
기대하지 마세요. 점점 스토리는 미궁속으로 큭
점점 더 궁금해지네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