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개 주요대학 재학생들이 학교도서관에서 대출 받아 주로 읽는 책은 판타지 소설과 대중 소설에 치중된 것으로 드러나 선배나 기성세대로부터 우려의 시각을 받고 있다.
지난 2월 교육과학기술부가 국회에 제출한 '전국 30개 대학의 도서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각 대학 대출순위 상위 20위에 이름을 올린 600권의 책 중 소설이 438권(73%)이었으며, 이 중 판타지 소설 128권, 일본 소설 120권, 한국 소설 96권 순이었다.
판타지 부문은 조앤 롤링의 해리포터 시리즈가 50권으로 가장 많이 빌려 본 책이었으며, 일본 작가 에쿠니 가오리와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이 인기였다. 한국은 '달콤한 나의 도시' '아내가 결혼했다' '비밀의 화원' 등 드라마나 영화의 원작인 경우가 많았고 '신의 물방울'(일본), 식객(한국), '먼나라 이웃나라'(한국)와 같은 출판만화도 대출이 빈번했다.
이를 두고 선배들이나 중장년 식자층을 중심으로 입시 중심의 독서논술 교육과 대입 후 취업 준비로 각 종 시험서적이나 외국어 학습지에 편중된 독서경향이 심각하다는 장탄식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철학, 역사 등 인문학과 사회과학 서적이나수준 높은 문학예술 관련 작품에 대한 소양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지만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 청년층이 보다 폭넓게 독서지평을 열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면 좋겠다.
지난 2005년 일본계 투자자문회사 이사이자 자산운용 컨설턴트 박용석씨는 현금자산 20억원 이상을 보유한 30~40대 '한국의 젊은 부자들' 681명에 대한 설문 및 인터뷰 조사를 벌여 그들의 투자전략과 마인드을 파악해 부자가 된 비결을 공개했다.
재벌가의 일원 혹은 유산 상속이나 토지수용에 따른 거액의 보상금을 받은 경우는 배제하고 '자수성가'한 젊은 부자들을 대상으로 했다.
여기서 부자의 기준이 된 20억원은 자산의 규모가 아닌 경제적 자유를 위한 최소자금을 말한다. 인생의 목표가 부자가 아니라, 부자가 목표로 삼은 스스로 만족하는 인생을 위해 필요한 자산의 최저액인 셈이다.
박용석씨에 따르면 '한국의 젊은 부자들' 중 55%가 삶의 가장 중요한 길라잡이 역할을 한 멘토로 '책'을 꼽았다. 이어 친구 및 선후배 30%, 부모 12%, 멘토가 없다 3% 순이었다. 게다가 이중 1년에 20권 이상의 책을 읽는 자산가는 69%에 달했다.
대학생 절반이 한달에 2권 이하의 책을 읽는 현실에 비추어 보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08년 9월 구인구직포털 알바몬 '대학생 독서실태' 조사자료. 1388명 참여)
여기서 젊은 부자들에게 멘토가 된 '책'은 대부분 재테크나 경제경영 분야의 베스트셀러라고 으레 짐작할 수 있겠지만 사실을 전혀 다르다.
한국의 젊은 부자들에게 '반드시 소장해야 할 책 3권'과 '가장 감명깊게 읽은 책 3권'은 다음과 같다. (복수 추천)
- 소장해야할 책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 사마천의 '사기' /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흥망사' / 성경 /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오디세이아' / 플루타르코스의 '플루타크 영웅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