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타와 은퇴공무원 송광석(70)씨 | | 하와이한인 설계 ‘바다아이’호 태평양 건너 출발지 여수 안착 엄경자 前오타와한인회장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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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굳이 그런 모험을 하느냐고요? 꿈은 나이를 먹지 않으니까요.”
칠순의 나이에 요트로 단독 세계일주에 도전하는 오타와 한인이 태평양을 건너 출발지인 여수에 도착했다.
지난해 10월26일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22톤짜리 요트 ‘바다아이(海童)’를 타고 태평양 횡단에 나선 송광석(70)씨는 6개월 만인 최근 제주를 거쳐 엑스포가 열리고 있는 여수에 닻을 내렸다. 제주에선 모교인 경기고 58회(1962년 졸업) 졸업 5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살고 있는 400여 동창들과 해후하기도 했다.
하와이를 경유해 1만1천km 거리를 달려온 요트는 초속 25m가 넘는 돌풍을 만나는 통에 엔진 2개 중 1개가 파손되고 돛이 부러지는 수난을 당했다. 수리에만 2개월 이상, 비용도 10만 달러가량이 예상된다. 송씨는 수리를 마치는 대로 여수를 출발, 홀로 세계일주에 나설 계획이다.
계획대로라면 중국·태국·호주를 경유, 인도양을 거쳐 남아공· 지중해·노르웨이까지 북상한 후 대서양을 따라 미국과 멕시코, 남미 최남단의 케이프혼(또는 파나마운하)를 지나 남태평양 타히티·뉴질랜드를 따라 3년 만에 한국으로 귀환하게 된다.
세계일주 항해는 적도선을 2번 지나 남반구와 북반구를 오가고 5대양을 모두 건너야 인정을 받을 수 있다. 일정 중 15%는 바다에서, 나머지 기간은 육지에서 배를 수리하거나 경비를 마련할 생각이다.
오타와 국방부에서 30여 년간 연구원으로 일하다 3년 전 은퇴한 송씨는 지난해 5월 퇴직금을 몽땅 털어 요트를 구입했다. 요트의 조타기를 잡은 것은 연구원으로 재직할 당시 보트를 소유한 동료들로부터 항해술을 배운 것이 계기가 됐다. 면허는 캘리포니아의 선장학교에서 취득했다. 5년 전부터 한국의 동해와 서해 등을 기점으로 6개월씩 출항하며 본격적으로 단독항해를 준비해왔다.
아내 엄경자(67·약사)씨와 큰딸 유미(41·변호사)씨, 아들 하일(40·의사)씨는 “너무 위험하다”며 극구 말렸지만 결국 송씨의 꿈을 꺾을 수는 없었다. 부인 엄씨는 코윈(KRWIN·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 오타와지부를 창설했으며 지난해까지 오타와한인회장을 지냈다.
경기도 용인에서 태어나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 매길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오타와에 정착한 송씨는 한국인 신분으로 세계일주를 떠나기 위해 2주 전 대한민국 국적 회복을 신청했다.
송씨의 ‘바다아이(길이 47피트)’는 쌍동선 스타일로 요트애호가들 사이에서 유명한 하와이의 루디 최(작고)씨가 디자인했다. 송씨는 “한인이 설계한 배로 한인이 세계일주를 하면 더욱 의미가 클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설계자 최씨를 직접 만나보고 싶어 태평양을 건너는 길에 우회항로를 택해 지난해 11월 하와이에 들렀지만 안타깝게도 불과 2개월 전 별세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늘어만 가는 고령인구들에게 새로운 삶의 희망을 주고 한국을 알리기 위해 요트 세계일주를 계획하게 됐다”는 송씨는 “꼭 성공해 3년 뒤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김대현
발행일 : 2012.05.30
첫댓글 도전이 멋지시네요~~
도전과용기에 박수를보냅니다 ㅉ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