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기 피부에 맞는 성분
평양 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란 말이 있다. 고가의 천연 성분인 스쿠알렌이나 아보카도 오일도 지성 피부에는 오히려 해가 되며, 탁월한 각질 제거제가 건성이나 민감성 피부에는 테러범이나 다름없다. 좋은 성분이란 자기 피부에 도움이 되는 되용을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부위별로 현재의 피부 상태가 어떤지 파악하는 것이 기본이다.
● 잠재적 위험을 최소화한 제품
자연주의자들은 모든 인공 합성 물질이 해롭고, 천연 물질은 좋다고 믿는다. 그러나 천연물 중에도 극약이 되는 것이 있는가 하면 합성 물질임에도 순하고 이로운 것이 많다. 다만, 식품 첨가물처럼 화장품에 사용되는 합성 계면활성제, 향, 방부제, 색소 중 자극적인 것이 많다보니 오해가 생긴 것이라 보면 된다. 원료의 가격이나 기술과 관계없이, 유해 가능성이 있는 물질을 쓰지 않은 화장품에는 높은 점수를 줘야 한다. 무향(fragrance free), 무알코올(alcohol free), 무광물유(좋은 보습제지만 여드름 피부의 경우 모공을 막을 가능성이 있다), 무색소, 저(低)방부제의 요건을 갖추면 완벽하다.
● 함량, 전달 기술이 확실한 제품
몇 년 전 한 시민 단체가 레티놀 화장품에 대한 표기 함량과 실제 함량을 시험한 적이 있다. 결과는 국내외 유수 브랜드가 무더기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시민 단체는 제품 제조사가 아닌 일반 매장에서 제품을 수거했다. 레티놀처럼 빛과 온도에 취약한 성분은 출시된 직후부터 계속 파괴된다고 보면 된다. 제조 당시에 표시한 함량이 완전히 파괴돼 사라졌거나 줄어든 것이다. 보관 방법도 문제지만, 오래 보존되는 안정화 기술도 관건이다. 레티놀이나 비타민 C처럼 잘 파괴되는 성분의 경우 성분과 전달 기술, 용기에 대한 지속적 연구 실적이 있는 국내외 대형 회사 제품, 출시된 지 얼마 안 된 신선한 제품이 더 믿을 만하다.
● 특허 받은 독자 성분을 쓴 제품
믿을 수 없겠지만 10만원짜리와 5만원짜리 그리고 2만원짜리 크림의 성분이 거의 똑같은 경우가 있다. 대형 화장품 회사에서 프리미엄 브랜드와 프리미엄 매스, 매스 브랜드에 같은 성분의 제품을 집어넣을 때다. 이 경우 달라지는 건 용기와 향, 광고비뿐이다. 많이 들어가봤자 피부에는 아무 쓸모없는 요소들이다. 안전하고 좋은 성분이라면 희소성도 있어야 기쁘게 카드를 긁을 수 있지 않을까? 1995년, 주름 개선 기능성 화장품의 주성분인 레티놀이 막 등장할 때로 돌아가보자. 10억 달러 이상 투자해 주름 개선 약품인 레틴 A를 개발하고 FDA 승인을 받은 존슨 앤 존슨사는 그 화장품 버전인 레티놀 제품을 고작 20달러선에 내놓았다. 럭셔리를 지향하는 G, S, L 브랜드라면 1백만원은 받을 가치였다.
1 크리니크 올모스트 립스틱
립 밤이나 다름없는 연한 색감에 약간 답답한 질감에도 불구하고, 이 제품의 독특한 장점은 미네랄 오일을 사용하지 않고 유분 전체를 식물 성분으로 구성했다는 것이다. 즉, 몇몇을 제외하고는 먹어도 찜찜하지 않을 성분이다. 자극이 적어서 일반 립 밤을 바르면 입술 껍질이 벗겨지고 딱딱해지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2만3천원.
2 크리니크 턴 어라운드 15미닛 페이셜
묵은 각질을 한번에 싹 날려버리고 싶다면 선택해야 할 제품. AHA와 BHA가 각질을 녹이고, 폴리머 성분이 감싸 떨어뜨리는 콘셉트가 좋다. 산도가 적당해 각질 제거 제품으로서 자극이 적다는 것도 장점이다. 각질이 많이 쌓이는 지성이나 여드름 피부에 적합하며, 건성 피부의 경우 자주 사용하면 피부가 건조할 우려가 있다. 75ml, 4만7천원.
3 록시땅 아몬드 애플 벨벳 컨센트레이트
성분 전체를 표기하고 천연 유해 성분에 별표를 하는 등 천연 화장품임을 상당히 강조한 제품. 결과적으로 타 크림에 비해 비싼 식물성 오일이 다양하게 들어갔고, 식초와 AHA가 들어가 약산성을 띤다. 약간 겉도는 느낌이지만, 유분이 부족하며 민감한 피부에 순하고 가벼운 각질 제거 기능도 있다. 100ml, 6만5천원.
4 바비 브라운 하이드레이팅 아이크림
가장 흔히 쓰이는 미네랄 오일 대신 비싼 천연 성분이 착실하게 들어 있다. 특히 스쿠알렌, 아보카도 오일, 알로에 베라, 레티닐 팔미테이트(레티놀 유사 성분) 등의 구성이 좋다. 결과적으로 아이크림 치고 덜 끈적이는 로션 같은 질감이면서 보습력이 좋다. 15ml, 5만5천원.
5 코리아나 퓨어셀 녹두 퍼펙틀리 워셔블 클렌징 오일
클렌징 오일의 최대 단점인 미네랄 오일이 모공을 막는 문제를 해소한 식물성 오일. 올리브, 해바라기 씨, 쌀겨, 마카다미아 너트 오일 등 식물성 오일만 배합했으며 초임계 추출 녹두 성분에 관한 3가지 특허를 보유했다. 국내 화장품으로서 그는 드물게 전 성분을 공개했고 무알코올, 무색소로 안전성 또한 완벽에 가깝다. 단, 지성 피부는 피하는 게 좋다. 200ml, 2만8천원.
6 코스메데코르테 모이스처 리포솜
정말 즉각적인, 근본적인 보습제라고 할 수 있다. 전자 현미경으로만 보이는 수조개의 리포솜에 담긴 보습 성분이 각질 세포 사이로 빠르게 침투한다. 수분이 부족해서 각질층이 들떠 있는 피부에 적합하다. 사용 후 다른 크림이나 로션 등 유분이 있는 제품을 바르면 된다. 향과 자극 또한 거의 없다. 문제는 엄청난 가격. 40ml, 12만원.
7 호메타 젠틀 스킨 후레쉬너 토닉 위드 오렌지 플라워
물 외에 오렌지 플라워 워터, 수레국화 추출물, 위치하젤, 은행잎 추출물 등 진정 기능이 있는 성분 위주로 구성됐다. 플로럴 워터는 아로마 오일을 만들 때 증류된 수증기를 모은 것으로 그 아로마 오일의 독특한 기능을 띠며, 생산량이 적어 고급 화장품에 쓰인다. 마그네슘 등 미량 원소는 화장수에 포함된 것만으로는 특별한 기능을 하지 않는다. 200ml, 5만9천원.
8 프레시 코튼 샴푸
거의 모든 샴푸와 보디 클렌저에 세정 성분으로 들어가는 SLS(라우릴 황산염)는 거품이 잘 일고 때도 잘 빠지지만, 피부에 자극이 있고(특히 점막), 잠재적 발암 물질로 끊임없이 공격당하는 물질이다. 프레시 코튼 샴푸는 비슷한 기능이 있으면서 자극이 적은 SLG 등의 식물성 계면 활성제를 사용해 두피나 눈이 민감한 사람에게 추천할 만하다. 단점은 거품이 잘 안 나고, 샴푸 후 매끈한 느낌이 덜하다는 것과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다. 300ml, 3만9천원.
9 클라란스 하이드라 발란스 세럼
기름 층과 수분 층이 나뉜 이층상 제형인 만큼 유화제와 점증제(점도가 생기게 하는 물질)를 적게 사용해 자극이 적고, 액상을 유지할 수 있다. 뿌린 즉시 유수분이 섞인 피지와 유사한 막을 만들어 건조하고 땅기는 피부를 편안하게 한다. 향이 조금 강한 것이 단점. 30ml, 7만원.
10 조이뉴욕 퓨어포즈 오일 프리 모이스처라이저 SPF15
지성 피부는 보습제와 자외선 차단제를 고르는 일이 매우 까다롭다. 이 제품은 유분이 없으면서 자외선 차단 성분의 구성이 매우 좋다. 전혀 번들거리지 않고 시원하게 마무리되는 몇 안 되는 자외선 차단제. 단, 양이 너무 적고 가격이 비싸며, 모공을 전혀 막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60ml, 6만6천원.
컨트리뷰팅 에디터 이선배 | 사진 장태규 | 출처 앙앙 ibestbab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