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출신인 정성헌 24대새마을운동중앙회장이 지난 2월 취임 했다.정 회장은 “생명살림은 고상한 것이 아니라 절박한 현실운동”이라며 “근면·협동·자조의 기존 새마을 가치에 생명과 평화,공경을 접목시켜 한단계 높은 차원의 운동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정 회장은 최근 경기 성남 새마을연수원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주민들이 스스로 이뤄내는 합의를 통한 지역중심의 새마을 운동으로 관 시대가 아닌 협치시대에서의 운동으로 대전환시킬 것”이라고 했다.2018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해서는 “평화의 가치가 퍼진 것은 큰 기쁨이지만 그 아래에서 묻혀진 실수나 잘못은 없었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대담내용을 간추려 싣는다.
- 전국의 새마을회원 규모가 얼마나 되나.
= “210만명 수준에서 꾸준하다.농촌지역은 정체 상태인데 앞으로는 줄어든다고 봐야한다.”
- 지난 정부는 새마을운동을 이슈화 했지만 현 정부는 그렇지 않다.운영에 있어 차이가 있나.
= “정부의 공식적인 변화는 없다.다만 새마을을 관제조직으로 나쁘게 봤는데 들어와서보니 그렇지 않더라는 반응이 대표적이다.또 각 지역에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봉사정신이 왕성한 분들이 상당히 많다는데 놀라는 경우가 많다.대략 20∼30만명,전체 회원의 10% 정도가 무언가 하려는 의지가 특히 높은 분들이다.결론은 관 시대 때 새마을이 아니라 협치시대의 새마을에서 할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다.제가 벌여온 평화생명 운동의 가치를 새마을 운동에 새롭게 접목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전반적인 평가인것 같다.”
- 평화생명 분야를 중심으로 이슈 파이팅을 많이 해오셨다.기존 철학과 새마을운동과의 충돌지점은 없나.
= “저는 추상적이 아니라 현실적인 사람이다.민족 입장에서는 평화가 제일 시급한 가치고 인류로서는 생명이 가장 시급한 가치다.운동이란 시대적 상황과 조건에 맞게 조금 앞서서 하는 것이다.과거 절대 권한시대에서 빈곤 극복을 하기 위한 새마을운동은 이미 40년전 얘기다.이제는 지구촌,한반도가 사람이 살만한 생태적 건강성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다들 잊고있어서 그렇지 2030년대 중후반에는 중국지역이 준사막으로 바뀌기 때문에 한반도는 살기에 아주 나쁜조건이 된다.이는 현실적 문제다.이런 상황에서 통일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좋은 땅으로 만들어 놓아야 통일 이후도 생각해볼 수있다.생명살리기 운동이 중요한 이유다.이를 담보할 수 있는 것이 평화가치다.새마을 운동에도 3가지 가치,근면·협동·자조가 있다.이런 가치를 중심으로 부지런히 준비해야 한다.사람이 살수없는 조건이라면 운동 자체가 없어진다.절실한 문제이기때문에 가치 충돌이 아니라 화학적 결합을 빨리 해야 한다.새마을 조직 내에서도 이런 것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로 바뀌는것 같다.”
- 운동자금을 조성할 수 있는 구체적 사업이 필요할 것 같다.
= "정권과 상관없이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정부의 지원 방침이 바뀌면서 현금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운동자금을 만들 수 있는 방식은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면 많다.농업과 태양광 발전의 결합을 예로 들겠다.지금 태양광 발전은 농사를 못짓지만 농사와 태양광을 병행하는 방식이 따로 있다.읍·면·동별 새마을운동 조직이 각자 근거지 마을에 벼농사를 하면서 태양광발전도 함께 하면 운동 자금이 나올 수있다.유기농으로 벼농사를 하고 수확물을 도시 새마을금고와 직거래해서 팔면 국토도 좋아질 수있다.유기농 농사를 3000평지으면 이산화탄소가 7800㎏줄어든다고 한다.이렇게 구체적인 사업으로 가야한다.지구생명을 살리자는 구호만으로는 알아듣기 힘들다.강원도의 경우 도내 골프장이 저렴한 가격에 나오고 있는데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이를 매입,밭농사를 짓는 방법이 있다.여기에 태양광을 함께 결합하면 전기와 농산물 생산에서 함께 이익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하지만 단순 농사라고 하면 2040의 젊은 세대가 오지 않는다.문화예술활동 등을 결합시켜 동아리 식으로 진행하면 새로운 기상이 있는 젊은이들이 지역에 기운을 불어넣을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다.현재와 같은 귀농귀촌운동으로는 부족하다.청년들에게 큰 꿈을 줘야한다.이를 위해서는 마을에 교육과 의료,기술,문화예술을 결합시키고 태양광발전과 농업은 기술적 측면의 취미로 하도록 해야한다.그냥 농사지으러 가자 하면 누가 가겠느나. 새로운 문명적 발상으로 이 운동을 바꿔 버려야 한다.문명적 대전환을 해야할 시점인데 우리나라 전체가 지체현상에 있다.강원도도 새로운 제4의 물결을 어떻게 선도하고 사업화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생각해야 하는데 계속 낡은 얘기를 하고 있다.주민들은 7080 사고방식을,공무원은 8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의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운동은 제일 앞서 가야한다.시민사화단체들이 아직 고소고발 운동에 머무르고 있는 것은 문명적 대전환을 못하고 있어서다.과거 경험을 먼저 겪어내고 아는 사람들이 먼저 가치를 전환해야 한다.시대적 징표 읽고 앞서가면 되는데 사회구성원이 다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구성원 일부가 먼저 시작,지적 문화적역량을 높이기 시작하면 되는 것이다.”
- 강원도적 측면에서 보면 어떤가
= “강원도 미래가치로 힐링이 거론되는데 일단 사람들이 오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다.정부 지원을 요청해서 바다살리기 사업을 제대로 하는 등의 방식이 필요하다.관련 연구 역시 과거 토목건축 용역식 사고방식으로는 안된다.접경지역도 마찬가지다. 1800억원 정도의 돈이 들어간다고 하는데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도 되면 고여있으니 괜찮은데 돈이 들어가면서 오히려 지역이 망가진다.지역이 분열되고 빈부격차와 갈등이 커지는 것이다.정부부터 기초자치단체까지 내려보내는 자본투입식으로 하기 때문이다.접경지역은 7개년 계획 세워서 완전히 유기농으로 바꾸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이런 것이 잘 안되는 이유는 우선 상상력 부족,두번째는 자본과 유착된 사람들이 반대하기 때문이다.유기농산물의 경우 중국의 수요층만 5000만명이다.이들을 타깃으로 하는 등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강원도가 내세우는 힐링,의료관광도 그렇다.중국 난치병 성인병 인구가 1억 5000만명 정도인데 이중 강원도가 1만명만 제대로 고쳐준다면 그 효과는 엄청날 것이다.대신 바가지 씌우지말고 국내와 똑같은 돈으로 해 줘야 한다.중국 방문객들에게 높은 문화수준으로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한중간 여론주도층을 중심으로 강원도는 정말 다르다는 인식을 갖게 해야 한다.강원도가 가진 산수만큼 사람도 빼어나다면 어마어마하게 올 것이다.그 지역의 인문문화를 보러가는 것이 관광의 본래 뜻이기 때문이다.본질적인 것부터 바꿔가야지 집만 고쳐서는 안된다.돈을 벌겠다고 하면 안되고 쫓아오게 해야한다.”
- 올림픽을 통해 강원도가 얻은 것과 잃은 것을 꼽는다면.
= “남북평화가 대회 전반에 퍼진 것은 얻음이다.평화의 깃발은 기뻐할 일이다.그러나 그 큰 깃발 아래에서 일어난 잘못들이 그냥 묻혀지면 안된다.바가지 씌우는 등 손님을 맞이할 수있는 자세가 부족했던 점 등 잘못이 있다.숨겨져 있는 우리 잘못은 정직하게 돌아봐야 올림픽 이후 강원도가 정말 좋은 지역으로 거듭날 수 있다.겨울올림픽은 원래 돈이 많이들고 구경이 힘들다.초중고 학생 등이 쉽게 접할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을 개발했어야 하는데 여기에 인색했던 점은 반성해야 한다.관중 모객이 살포형,동원형에 집중됐다.실제 참여형이 많아지도록 전략적으로 만들었어야 하는데 그런 가치관이 없다보니 제대로 되지 않았다.문화올림픽 역시 성공했다고 자평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인제에도 7살부터 85세까지 100명으로 구성된 DMZ 평화풍류예술단이 있는데 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았다.이런 지역 문화예술단체들에 대한 지원 등이 부족했다.”
- 올림픽 이후 강원도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 “구호성 평화가 아니라 구체적 사업이 필요하다.위수지역 폐지문제가 논란이 됐는데 군대와 주민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군이 갖고 있는 쓸만한 땅에서 태양광발전을 하면 이익금을 매년 적립해서 군민 화합발전기금으로 쓰고 나머지는 가난한 사람이나 공공기관 등에 쓸 수있다.하늘이 주신 햇빛으로 군과 주민이 공존하는 것이다.이런 구체적 활동을 만들어야한다.이런 방식으로 보면 할일이 상당히 많다.궁극적으로는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평화로 가자는 것이다.민통선 이북지역을 평화생명특구로 진짜 만들거나,중국,일본,베트남 관광객들을 이끌 수 있는 음양사상 오행 수목원을 만드는 방안 등 실제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업 7∼8개를 실제 준비중이다.북한에는 2000년에 이미 평화생명동산을 내금강에도 만들어서 그쪽은 숙식을,우리는 역사문화생태교육관광으로 하자고 제안한적도 있다.문제는 요소투입형 관광개발 사고방식이 아직 바뀌지않다보니 주민들이 돈 아니면 무엇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기초지자체부터 공교육 등을 정말 천지개벽하듯 바꾸는 것도 필요하다.그렇지 않으면 돈만 따르는 실적주의에 머물 수밖에 없다.현재 지자체별 교육은 공무원들이 주민들에게 참여해달라고 사정하는 상황이다.이때문에 질낮은 교육이 양산되고,교육은 생계형 강사나 기득권을 위한 것이 되어버리고 있다.”
- 새마을운동의 근면·자조·협동의 3가지 모토는 그대로 가져가나?
=“ 과거에는 자본과 노동을 집중 투입해서 압축성장 해왔지만 20년전부터는 먹히지 않는다.중앙 중심 관 중심의 국가주도 운동이 이제 어려우므로 협치,지역 중심의 중요성이 강조된다.새마을운동도 집권에서 분권으로 가야한다.지역분권 운동과 논리가 똑같다.중앙회는 교육과 연구,국제 등 최소기능을 하는 작고 유능한 조직으로 바꾸고 각 지역별 조직을 튼튼하고 강하게 만들어 내야 한다.운동이라는 것은 먼저 나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우리 스스로 먼저 바뀐 후에 가치지향으로 나아가야 한다.운동이라는 것은 절실한 것을 실천하려는 움직임이다.이 절실함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현재로서 가장 절실한 것은 생명살림 운동이다.살아야 하기 때문이다.한반도에서 인간이 살수없는 조건이 금방 올 수 있다.예전에 배고프니까 먹고살자고 한 운동이었다면 이제는 인류가 이땅에 살아남기 위한 운동이다.여기에 제가 요즘 강조하고 싶은 것은 공경운동이다.미투운동 등 여성인권을 비롯해 각계에서 인권문제가 요즘 불거진다.하지만 어느 한쪽이 권리주장을 하면 반드시 대칭적으로 싸움이 일어나게 돼 있다.학생인권과 교사인권,세대간 갈등이 이때문에 일어난다.대칭적 개념으로 하면 오랫동안 싸우다 결국 법에 의해 해결되는 것인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인권을 참되게 보장하려면 그 한단계 위 차원의 개념,공경이 필요하다.회장직을 수락할때도 생명과 평화,공경의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운동의 주인은 모두가 되면 가장 좋겠지만 일선 지도자와 직원이 먼저 나서야 한다.지시가 아닌 스스로 이뤄지는 합의가 중요하다”
- 그런 운동을 중앙회 차원에서 시작하셨나
= “(분당에 있는) 새마을회관 공간 자체도 매우 좋은 곳이다.이곳 전체를 교육적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곳으로 재탄생시킬 수 있다.직원들 사이에서 실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건물 안팎 곳곳에 맞춤형 식물을 심고 태양광 발전도 이미 자리잡아서 하기로 했다.농사를 원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동아리 형태로 시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