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리아가 엘리사벳을 방문 기념성당
가브리엘 천사로부터 “성령으로 잉태할 것”이라는 소식을 들은 처녀 마리아는 유다 산골 즉 아인 카렘에 사는 즈카르야의 집을 방문하여 사촌 언니 엘리사벳을 만난다. 성모영보 대성당이 있는 나자렛에서는 무려 100km(버스로 2시간)나 떨어진 아인 카렘까지, 2천 년 전 당시 나귀를 타거나 걸었던 마리아는 사나흘은 족히 걸렸을 것으로 잉태한 마리아가 천사의 알림으로 석녀이던 사촌 엘리사벳이 임신 6개월임을 알고 찾아가는 그 길을 수호천사들이 지켜준다. 갓 수태한 마리아가 위험을 무릅쓰고, 한걸음에 달려간 곳에 들어선 ‘성모님 방문 기념 성당’ (the church of Visitation)은 세계 17억 그리스도인들의 성지이다. 포도 올리브 상록수가 가득 들어찬 아름다운 유다 마을 아인 카렘에 도착, 수많은 계단 길을 올라가야 성모님 방문 성당을 만날 수 있다.
성당 정면에는 동정 마리아가 나귀를 타고 나자렛에서 아인 카렘을 찾아 여행하는 모습이 모자이크로 묘사돼 있는데 성모님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영혼을 느낄 수 있다. 성모님 방문 성당에 들어서면 어디선가 ‘마리아의 찬가’(마니피캇=성모찬가)가 들려오는 것 같다. 가만히 보니 성당 앞뜰 벽에 전세계 45개국에서 보내온 마니피캇이 걸려있다.
이 성당은 원래 비잔틴 시대와 십자군 시대에 자리 잡았으나 파괴되고, 1938년 프란치스코 수도회에서 이탈리아의 유명한 건축가 발루치에 의뢰, 짓기 시작하여 1955년에 완공했다. 성당은 상층과 하층으로 되어 있다. 상층은 전적으로 성모님께 봉헌된 성당이다. 성당 정문에 성모님의 방문 인사를 받고 엘리사벳이 기쁨에 넘쳐 외친 말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 축복받았습니다.”(Benedicta tu in mulieribus)가 쓰여있고, 성당 안 정면 중앙에는 하늘의 성인 성녀들과 지상의 충실히 믿는 이들에게 둘러싸인 성모 마리아의 초상이 있다.
양옆에는 세례자 요한의 아버지(즈카르야)와 어머니(엘리사벳)의 입상이 있다. 아치형 기둥과 푸른빛 모자이크가 성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양쪽 벽에는 바갈리니가 그린 다섯 개의 커다란 프레스코화가 있는데 모두 성모의 영광과 승천에 관한 프레스코화로 매우 아름답다. 프레스코화에는 성모님의 도움으로 터키군을 물리친 레판토 해전, 친척의 잔치에서 술이 떨어 지자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키는 예수의 첫 기적을 보인 가나의 혼인 잔치, 마리아를 천주의 모친으로 선포한 에페소 공의회(431년)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하층 부분은 본래 비잔틴 시대의 소성당이었다. 십자군 시대에 이 소성당 위에 두 번째 성당을 세웠다. 지하로 내려가면 오른쪽에 ‘기적의 바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