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눈발이 흩날리는 날, 무짠지를 담그다
2021년 11월 11일 목요일
음력 辛丑年 시월 초이렛날
오늘 아침은 영하 2도,
겨울 기온 치고는 낮은데 춥게 느껴진다.
한겨울이 되면 영하 20도는 예사이고
어떨땐 무려 영하 30도가 넘게 떨어지기도 하니
이 정도 기온의 추위는 추위라고 명함을 내밀 수도
없는 것이 바로 이곳 산골의 겨울 추위와 기온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그렇듯이
처음이 힘들고 적응하기까진 시간이 필요하겠지?
추위에 적응하는 것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다.
선선하긴 하지만 따스한 가을 날씨에 젖어있다가
갑작스레 뚝 떨어지는 첫 추위에 움추려지게 되고
차츰 매서운 한파에 적응을 하게 되는 것이니까...
어제도 오전까지는 제법 바람이 거세고
꽤나 굵은 눈발이 오락가락 흩날리며 제법 쌓였다.
이제 계절은 확실히 겨울의 문턱을 넘었구나 싶고
마음속으로 혹독한 산골의 기나긴 겨울을 어떻게
슬기롭게 따뜻하게 지낼 것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올해는 겨울을 맞이하는 마음과 생각이
여느해와는 사뭇다른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이다.
일찌감치 모든 채비를 끝마쳐서 그런 것일까?
나도 모르는 여유로움과 한가로움이 느껴진다.
아직 속단하기에는 이르지만 난롯불을 지펴놓고
창밖에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설경을 즐겼으니...
눈이 내린다고 해도 쓸고 치울 정도는 아니었고
낮으로는 아직 영상의 기온이라 내리면서 녹는다.
들락거리며 찾아봐도 궂은 날씨라서 할일이 없다.
그런 촌부를 본 아내가 주방에서 도와달라고 했다.
무짠지 담그는 일을 해볼테냐고 하여 그러마했다.
지난 늦여름, 김장용 무우는 일찌감치 심어 제대로
자라 김장에 사용하고 남아 아우들과 나눔을 했다.
허나 다른 채소를 수확하고 조금 늦게 심은 무우는
다른 용도로 쓰기에는 작은 듯하여 따로 보관했다.
아내는 그 무우를 잘 다듬고 깨끗히 씻어 무짠지를
담그기로 했다며 도와달라고 한 것이다.
아내가 잘 씻어 준비해 놓은 무우에 물을 뿌린 다음,
간수를 빼놓은 천일염과 고추씨를 함께 섞어놓은
것에 버무리듯이 무우를 하나씩 소금을 묻혀서,
미리 준비해 놓은 통에 비닐주머니를 깔고 하나씩
차곡차곡 담아놓는 것이 일의 전부라서 아주 쉽다.
이렇게 3일 동안 절여놓았다가 김치통이나 독에
담아 눌림돌을 얹어 소금물을 붓고 석달 동안 숙성
시키면 맛있는 무짠지가 된다고 한다. 늦겨울, 봄날,
길게는 여름날까지 맛있게 먹게 되는 좋은 반찬이
될 것이다.
첫댓글 함께 만들어 가시는 겨울준비에
눈길이 갑니다. 사모님과 함께 김치를 담그시고
입맛에 당연히 딱 맞을테고...정말로 바쁜 일정이세요.
매일 새로운 일거리가 생기는 군요.
그래서 산골의 아침은 매일 밝아 오는가 봅니다.
성큼 다가온 겨울이지만 일찌감치 겨울채비를 어느 정도 마쳐서 한가하고 여유롭습니다. 그러다보니 이것저것 일거리를 찾아봅니다.
환절기 건강 조심하세요.
감사합니다.^^
겨울 풍경에 맘이 설레 입니다
다른 고장에 비해 조금 빠른 겨울 소식이죠? 감사합니다.^^
어느 하루라도
알콩달콩 이쁘게 사시는
촌부님의 하루 하루가 참 멋지십니다
오늘도 행복만 가득 하세요
그런가요?
나름 알찬 일상으로 채워보려고 합니다.
늘 격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환절기 건강 조심하세요.^^
항상 계절을 앞서 가시네요...
추운날 건강하세요~
여긴
봄은 늦고
겨울은 빠르고 길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