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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들에게도 분명 올챙이 시절이 있다. 돈벌고 인기얻고 대우 달라지면 사람이 변하기 마련이지만 스타에게 쏟아지는 환상의 강도는 더욱 쎄기 마련. 스타들의 건방졌다. 올챙이 시절 한번 볼까?
막 스타가 되기 시작할 무렵 바빠지기 시작한 그에게 쇄도하던 인터뷰 요청. 섭외에 나선 모 에디터가 매니저로부터 들은 황당한 한마디. “거~ 인터뷰하면 얼마 줍니까. 우리 성모는 페이지당 한 1천만원쯤 주면 생각해보죠.”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매니저의 횡포. 그렇다면 본인은 어땠을까. 찾아온 에디터와 포토그래퍼를 보고도 눈길 한번 안 돌리는 조성모. 기다리라는 매니저 말만 믿고 2시간째 접어들자 좀이 쑤신 에디터가 “조성모 씨, 저 C잡지사인데요.” 눈길 한번 돌리지 않고 갑자기 가방을 뒤져 CDP를 꺼내 이어폰을 귀에 꽂는 조성모. 결국 컨디션이 나빠 못하겠다는 말에 에디터는 그후로도 1시간 이상을 쭈욱~ 기다리다 돌아왔다. 1m 앞에서 방송국 오락 프로그램 담당 PD 자녀들과 웃으며 기념 촬영하는 그를 두고.
김민희의 데뷔 시절 에피소드 역시 적지 않다. 잡지사 패션 모델 시절, 첫 촬영부터 더블 스케줄을 잡아 담당 에디터를 애태웠는가 하면, 같이 찍던 신인 모델을 가리키며 “언니, 나 저 못생긴 애랑 같이 찍지 않으면 안 돼요?”라고 말해 유명한 어록을 남기기도 했다. 오승현 역시 신인 시절, 모 잡지사의 화보 촬영 중 비슷한 에피소드를 남겼다. 당시 기획사에서 신인인데, 꼭 한번만 써달라는 청에 섭외된 그녀. 촬영장에는 또래의 신인 모델이 한 명 더 와 있었는데, 도착한 오승현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잠시 후 화장실에 가겠다며 나간 그녀는 돌아오지 않고 매니저만 홀로 나타나 민망한 표정으로 던진 한마디. “저, 둘이 같이 찍는 거라 못하겠다는데요.” 이것 역시 첫 촬영날의 일이었다.
이번 취재에서 가장 많은 이들이 언급했지만, 어느 누구도 나쁜 말을 하지 않았던 이가 바로 이나영이었다.
모델 시절 오히려 큰 키와 체격 때문에 인기를 누리지 못했던 그녀지만 성공한 이후 아는 에디터가 지나갈 때면 멀리서라도 꼭 달려와 인사하는 의리파. <네 멋대로 해라> 촬영장을 찾은 모 에디터가 “어디서 점심 먹을래”하고 묻자 “언니, 그냥 구내 식당 가요” 하며 직접 식판 들고 배식받아 2천원짜리 밥을 맛있게 먹었다.
주연을 한 적 없지만 개성있고 소박한 분위기로 여러 차례 조연
을 맡아 인기를 끌던 김지영.
구수하고 맛깔스럽다는 평을 받는 그녀의 이미지와 달리 막상 만나본
그녀는 상당히 돈을 밝히고 그것을 과시하는 성격이었다.
촬영장에서 입은 협찬사옷이 예쁘다며 코디에게 브랜드를 묻고,
자신이 가질 테니까 그런 줄 알라며 곤경에 빠뜨리기도.
한편..에디터에게는 "잡지 인터뷰는 돈을 안 주잖아요.
(돈 주면 그게 인터뷰인가?) 그러니까 대신 <휘가로 걸>
정기 구독권을 주시면 안 돼요?"
난감한 에디터.
그 외에도 촬영 내내 자신의 시계와 목걸이가
비싼 것이니 꼭 앵글에 넣어달라며 인위적인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그녀의 소박하고 귀엽던 이미지는 한순간에 깨져버렸다!
영화배우이면서 얼마 전 오랫만에 앨범을 발표하기도 했던 스타 C군. (차태현)
그는 조각 같은 외모의 꽃미남들이 판치는 근래에 보기 드문 쾌남이다.
시원시원한 성격. 솔직한 자기 어필은 작은 키에 장난꾸러기 같은 외모의 그를 오랫동안 톱스타의 자리에 올려놓은 인기 비결이기도 하다.
그와의 인터뷰 자리, 얼마 전 개봉한 영화에 관한 얘기가 나오자, 그는 상대 여배우 때문에 촬영하다 애를 먹었다는 얘기를 가감없이 털어놓았다.
듣던 에디터가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작업하다 보면 여러 사람 만나요. 이런 선배도 만나고 저런 후배들도 만나고..
다양한 인간군상에 이젠 이골났지만 그래도 그 친구 공주병은 해도 해도 너무하대요"라는 그의 말을 들은 후 그녀(손예진)를 만났다.
나도 모르게 그의 말이 떠올라 혼자서 쿡쿡 웃었다.
하늘하늘한 외모와 청순한 이미지로 최근 영화 촬영을 하고 있는 연기자 K양.(김하늘)
그녀의 헤어 스타일을 취재할 때였다.
헤어 숍에서 만나 옆에서 기다리는데 그녀는 별로 달라지지도 않는 헤어스타일을 계속 만지작거리면서 시간을 끄는게 아닌가.
연예인이니 그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다.
촬영에 들어가서 포토가 몇가지 요구를 했다.
"이 쪽으로 얼굴을 돌려주시겠어요?" 라고 말하자 "이 쪽은 찍으시면 안돼요"라고 대답하는 것은 물론
쓰레기통 위에 발을 살짝 올리면 더 좋을 것 같은데요"라는 요구에 아무 말 없이 쓰레기통을 저 멀리 밀듯 차버렸다.
그리고 촬영이 5분 정도 진행되자 "다 되신 거죠? 그만 찍죠"라고 말하는 그녀.
하지만 브라운관에서는 한없이 청순하게 만 보이니 사람의 겉과 속은 아무도 모를 일이다.
연기자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다 올 봄 신인 가수를 겸업한 P군
그의 이미지는 자상함. 부드러움 그 자체였다. (박용하)
좋은 호감을 가지고 인터뷰를 진행하던 중 그의 이미지가 와르르 무너져 버렸다.
"음악 방송 PD XX들!"이라는 욕설로 시작, 온갖 과격한 단어의 나열이 이어지더니결국 "나중에 꼭 그대로 갚을 거다"라는 말로 마무리 했던 것.
연기자에서 가수로 전향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터, 내심 그 동안 쌓였던 것이 많을 수 도 있다.
하지만 인터뷰는 어디까지나 공적인 자리.
솔직한 그의 대답은 결과적으로 "그 정도의 시련도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 프로 의식이 결여된 사람" 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했다.
서구적인 외모와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TV, 라디오는 물론 CF까지 점령하고 있는 K양. (김정화)
그녀와 화보 촬영을 할 때였다.
데뷔 시절 그녀와 촬영을 했던 모 선배(박경림)가 "성격 좋다"는 말만 믿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촬영장에서 만난 그녀는 선배 이야기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약속 시간에 늦은 것은 물론이요.
들어서자마자 얼굴을 잔뜩 찡그리지 않나, 준비한 옷을 입지 않겠다고 버티기까지.
그러다가 카메라만 들이대면 활짝 웃으며 갖은 표정 연기를 해댔다.
대부분의 연예인들처럼 그녀 역시 데뷔 시절의 성격 좋은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가지 없는 모습을 보이는 게 그리 유쾌하지 않았다.
때로 연예인의 드라마 스케줄이 바빠지면 피처 에디터들은 직접 현장으로 달려간다. 현장 스케치와 관련된 에피소드 둘. 드라마 <아들의 여자>의 고소영을 망원렌즈로 멀리서 찍던 에디터와 포토그래퍼. 카메라를 발견한 고소영이 흥분된 얼굴로 갑자기 차에서 내리더니 카메라를 휙 밀치며 히스테릭하게 소리 질렀다. “치우란 말이야!”
몇 편의 영화가 잇단 성공을 거두고 최근 드라마의 여주인공으로 청순한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S양. (손예진)
그녀와 다섯 시간이 넘는 화보 촬영 내내 에디터는 초인적인 인내심을 발휘해야만 했다.
일약 스타가 된 그녀를 졸졸 따라다니는 스태프들의 아부에 가까운 "너무 이뻐, 너무 이뻐~"를 들어야 하는 일보다 더욱 괴로웠던 것은!
말 한마디 없이 매우 조용히 손가락만으로 모든 것을 지시하고 표현했던 그녀의 왕비정신이었다.
가령 메이크업이 맘에 안 들면 손가락을 들어 조용히 눈가를 짚었다.
"아이섀도가 번진 것 같지 않아?"의 표현이었다.
입술을 살짝 만지면 스태프들은 "어머? 이상해? 맘에 안들어? 다시 해줄까?"라며 호들갑을 떨었다.
시간이 점점 흐르자 노골적으로 짜증을 드러내던 그녀는 스태프들에게 "조용히 좀 해. 시끄러워서 머리 아프잖아"라는 한마디로 모든 스태프의 입을 순식간에 꿰맸다.
에디터한테만큼은 여우같이 잘하던 그녀의 처세술, 카메라 앞에서 잠시 쉴 때도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편하게(!) 다리를 벌리고 앉던 모습은 그녀가 출연하는 드라마를 볼 때마다 더욱 새록새록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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