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7월 30일 월요일 맑음
오늘은 안사람과 충정이가 집에 간다네.
“여보 하루 더 있다가 가면 안 돼 ?” 입장이 거꾸로가 됐다.
“충정이 학원가야 하는데....” 할 말이 없는 거지. 공부해야 한다는데....
차부까지 데려다 주고 왔는데, 충희와 친구들은 세상모르고 자고 있다.
‘얘들 어제 몇 시까지 안자고 놀았나. 물가로 피서 온 애들이 언제 가려고....’
“냅둬. 어제 여섯 시까지 안잤댜” “여섯 시요 ? 좋은 때다”
방문을 열고 들여다 보니 좁은 방에 일곱 명이 뒤엉켜 골아떨어져 있다.
“얘들아 놀러가려면 빨리 가야 돼. 그만 일어나” 꿈쩍도 않고 잔다.
만들다 반 개집에 달려들어 망치질만 해댔지.
몇 번을 깨웠더니 11시가 다 돼서야 몸을 일으킨다. 밥을 먹으라 했더니 라면을 먹는다네. 요새 애들 아니랄까봐....
12시가 다 돼서야 놀러간다고 일어선다. “아빠 태워다 줘” 한 친구가 승용차를 가져왔는데 정원초과라 내가 두 명을 맡아야 한다.
칠갑산 자연휴양림으로 데리고 갔다. 산 속 깊이 들어가니 공기가 다르고 바람까지 불더라. 올 여름 바람 한 점 맛보지 못했는데, 바람이 부는 곳은 따로 있었다. 가슴까지 탁 트인다.
“잘 놀다 와라” 내려놓고 집으로 와서 개집에 매달렸다.
‘오늘까지 쉬는 거다’ 마음먹고, 일이 밀린 것도 생각 않기로 했다. 대신 개집은 완성해야 한다. 바닥을 넓게 했더니 전체가 커져서 한 두 사람으로는 움직이지도 못할 정도다. ‘충희 친구들 있을 때 날라야 한다. 아니면 동네 사람들을 다 불러야 할 걸’ 한 자리에 앉아서 자르고 망치질을 하는 데도 땀이 흐른다. 이런 날 예초기를 메고 산판을 헤맨다면 엄청 어려웠을 테지.
골격을 완성하고, 벽과 지붕을 재료를 찾아봐도 마땅치 않다.
‘이왕 하는 거 새것으로 하자’ 생각하고 철물점에 갔다. 사고 싶은 것이 많더라. 못과 격자, 프라스틱 지붕재료를 샀다. 5만원, 개집을 지으면서 처음 지출하는 거다. 마무리를 해 나가는데 쉬운 일은 아니더라. 몇 번을 뜯었다 박았다 궁리를 해 가면서 골머리를 앓았지.
“아빠. 두시 반에 데리러 와” 충희의 전화다. “왜 놀기 안 좋아 ?” “풀장 물이 너무 차가워서 못 놀겠어” “그럼 거기가 최고다. 이 더위에 거기보다 더 좋은 곳이 어디 있어 ? 더 놀다 와” “아냐 애들이 다 간대” ‘참 별꼴이다“
집으로 데려왔더니 모두 골아떨어진다. ‘이놈들이 피곤했구나’
‘얘들 자는 동안에 빨리 완성해야 한다’ 서둘렀지
드디어 마지막 망치질을 끝냈다. “만세”
“충희야. 아빠가 만든 개집 봐라” 자느라고 정신이 없네. 몇 번을 깨웠지.
“네 친구들 하고 개집을 날라야 돼. 일어나” 간신히 깨워 넷이서 들고 날랐다.
장정 넷이서 낑낑대며 한적한 감나무 밑에 배치를 완료했다.
그럴사 하더라. 누구한테 물어도 잘 만들었다고 하네.
‘이제 엄마 집의 개를 데려오기만 하면 된다. 개집이 자꾸 쳐다봐 지더라.
덕분에 이틀을 잘 쉬었다. 벌에 쏘인 곳도 멀쩡하고....
내일부터는 예초기를 들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