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일의 말씀
오늘은 전례력으로 새해를 맞이하는 대림 제1주일입니다. 그리고 복음에서는 우리에게 항상 깨어 있기를 바랍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노아 때 사람들이 홍수가 올 것을 생각하지 못하고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며 일상적인 생활을 하지만 모두가 예상하지 못한 때 홍수가 찾아오듯 예수님께서 다시 찾아오시는 것도 마찬가지일 것임을 이야기하십니다. 그리고 두 사람이 들에 있으면 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버려둘 것이며 두 여자가 맷돌질을 하고 있으면 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버려둘 것이라고 하십니다. 더 나아가 도둑이 언제 올지 모르듯, 주인이 어느 날에 올지 모르듯 항상 깨어 있으라고 이야기하십니다. 예수님의 재림은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시간에 어떻게 다가올지 알 수 없기에 항상 깨어 준비하기를 원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누구에게 일어나게 될 것인지도 알 수 없는 것입니다.
복음 속 이야기처럼 두 사람이 들에 있는데 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버려둘 것이며 두 여자가 맷돌질을 하고 있으면 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버려둘 것이라고 합니다. 왜 하나는 데려가고 다른 한 사람은 버려두는 것일까요? 한 사람은 착하게 살았고 다른 한 사람은 악하게 살았기 때문일까요? 아닐 것입니다. 그 한 사람이 누가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음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진이 일어날 때 진앙지 부근은 무슨 특별한 문제가 있어서 그렇게 진앙지가 된 것이 아닌 것처럼 말입니다. 누구에게나 어느 순간에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인 것입니다.
이렇게 주님께서는 대림 제1주일에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며 우리에게 올 한 해도 깨어 있기를 바라십니다.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말합니다. “밤이 물러가고 낮이 가까이 왔습니다. 그러니 어둠의 행실을 벗어 버리고 빛의 갑옷을 입읍시다. 대낮에 행동하듯이, 품위 있게 살아갑시다. 흥청대는 술잔치와 만취, 음탕과 방탕, 다툼과 시기 속에 살지 맙시다.” 우리가 깨어 준비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주님의 재림을 통한 구원의 기쁨을 충만히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지진이 우리에게 상처와 고통을 가져다주었다면 주님의 재림은 우리에게 부활의 기쁨을, 구원의 행복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그런데 그 기쁨과 행복을 우리가 미리 준비하지 않아 온전히 받아 누리지 못한다면 그것 역시 안타까운 일인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 삶의 매순간을 충실히 살아가도록 합시다. 마치 잠든 사람처럼 주님께서 주신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의 시간을 주님께로부터 받은 선물로 생각하여 감사하며 살아가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그렇게 우리가 주님께로 받은 새로운 한 해를 기쁘고 충실히 살아갈 때, 예상치 못한 순간 예상하지 못한 방법으로 주님께서 우리에게 구원의 은혜를 내려주실 것입니다.(대구교구 월간 빛)
묵상해봅시다
우리도 이스라엘 백성처럼 하느님의 오심을 알아차리고자 깨어 기다려야 합니다. 오늘 복음서가 말하는 것처럼 우리의 삶은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고” 하는 일들이 계속 반복될 것입니다. 그 안에서 하느님의 시각으로 깨어 있으면 부르심을 받을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노아의 시대에 홍수에 휩쓸려간 사람들과 같은 신세가 되고 말 것입니다.(매일미사)
오늘의 말씀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마태24,44)
알아봅시다
1. 대림 시기
대림 시기는 ‘예수 성탄 대축일’ 전의 4주간을 가리키는 것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리는 예수 성탄 대축일을 준비하면서 다시 오실 구세주를 기다리는 시기이다. ‘대림’(待臨)이라는 말은 ‘도착’을 뜻하는 라틴 말 ‘앗벤투스’(Adventus)에서 온 것이다. 이 대림 시기의 첫 주일부터 한 해의 전례주년이 시작된다. 곧 교회 달력(전례력)으로는 대림 제1주일이 새해의 첫날이다.
대림 시기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스페인과 갈리아 지역에서 성탄을 앞두고 참회의 기간을 가진 관습이 있었던 4세기 말 무렵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의미에서 해마다 대림 시기가 거행된 것은 6세기 이후 로마 전례에 도입되면서부터이다.
대림 시기는 구세주이신 하느님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다시 오실 것을 기다리며 회개와 속죄로 준비하는 기간이다. 대림 제1주일부터 12월 16일까지의 전례에서는 재림하실 예수 그리스도를 묵상하며 기다리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따라서 성경 말씀도 ‘깨어 기다리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이에 비해 12월 17일부터 성탄 전야인 12월 24일까지의 전례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에 초점을 두고 있다.
대림 시기에는 제대 주위의 화려한 장식을 피하고, ‘대영광송’을 바치지 않는다. 그러나 ‘알렐루야’를 노래하는 것은, 회개와 속죄의 시기이지만 메시아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신다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대림초 네 개를 마련하여 매주 하나씩 늘려 밝히는데, 이는 구세주께서 가까이 오셨음을 알려 주면서 마음의 준비를 갖게 하려는 것이다. 이 시기의 모든 전례 때 사제는 회개와 속죄의 뜻을 상징하는 자색 제의를 입는다. (매일미사)
손석준 엘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