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머님들, 많이 기다리셨습니다. 지금부터 10분간, 오이 코너에서
타임써비스가 있겠습니다. 지금부터 딱 10분간만, 오이 10개에 천원.
오이 10개를 천원에 모시겠습니다.”
할인마트 정문에서 신나는 노래에 맞춰 춤을 추며 안내하는 내레이터
모델 언니들.
앗싸, 바로 이거야. 기다리던게 왔다. 어디야? 앗, 저쪽이다. 튀어라!!!
질질 끌던 슬리퍼에 발을 앞쪽으로 끌어당겨 앞발가락에 힘주어 신고,
다섯 손가락 쫘악 붙이고 양 옆구리에 착 붙여서 샤샤샥 박차를 가해
뛰기 시작하는데, 벌써 여기 저기서 뛰는 아줌마들의 발걸음이 들린다.
안돼. 안돼. 안돼!!! 내꺼야. 내꺼야. 놓치고 싶지 않아아아아….
몸을 날린다. 마치 매트릭스처럼 동시에 몸을 날리는 아줌마들의 모습이
슬로우모션처럼 느껴지는 순간. 그리고 그 중의 나.
결국 여기저기서 뛰어드는 아줌마들 틈에 끼어서 오이를 몇 개 손에
쥐긴 했는데 몇개 부러지고 성한건 거의 없음. 윽.
진짜 무섭다. 대한민국을 아줌마들이 이끌어 간다해도 과언이 아니라더니..
이 아줌마 파워는 정말 대단하다. 하마터면 이 아줌마들 틈에서 압사
당하는 줄 알았다. 내 손에 겨우 들어온 오이를 뺏어가는 아줌마는 또 뭐냐?
진짜 압권이다. 뒤에서 미는 아줌마, 위에서 아래서 누르는 아줌마..
그래도 어떻게 어떻게 10개를 모아 비닐 봉지에 넣고는 계산대로 향했다.
“손님, 이거 11갠데요? ”
“아녜요. 잘 세어 보세요. 10개예요.
그거 두개는 뿌러진거 붙여서 하나라구요. 잘 보세요”
“아, 네, 그렇네요. 죄송합니다. ”
결국 양손에 이것저것 사 들고 집에 도착했다.
한 겨울에도 땀이 뻘뻘 날 것만 같은 이 언덕..
으으.. 지겨워 지겨워….
내 이름 김 시연. 33살. 대학 졸업하자마자 선 본 남자와 결혼.
곧바로 임신, 출산, 육아…. 지금은 초등학교 3학년과 1학년 두 딸의
엄마가 되어있다. 처음엔 애 키우느라 시간없고, 정신없이 지냈는데.
이제 둘 다 초등학교 들어가고 좀 여유가 생기니까 왠지 모를…
뭐라고 해야할까….이 허탈함….허무감…자괴감…
남편? 좋은 사람이다. 머리좋고,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방송관련회사의
고위간부이다. 자상하고 …….… 좋은 사람이다.
집안도 좋구….그러니까 말하자면 뭐 하나 나무랄 데 없는 사람.
그래, 좋은 사람이란거, 그거 사랑한다는거랑 다르다는 거 안다.
하지만 그래도 된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내 성격에 누굴 사랑한다는거
상상도 못할 일이다. 이래봬도 꽤 바람둥이였거든. ㅋㅋㅋ
오늘은 이사람 좋았다 내일은 저사람 좋았다 하는거 있잖아 왜.
그렇게 그렇게 제대로 누구 하나 사귀어 보지도 못하고 대학을
졸업하려는 무렵에 선을 봐서 만난 것이 지금의 남편, 이정민이다.
짐들을 식탁위에 턱 올려놓고 한숨 돌리고 있는데 따르릉 전화가 울린다.
얼른 거실로 달려가 받은 전화.
“여보세요?”
“어, 난데, 한 2,3일 못들어가니까 그렇게 알고있어.”
“어머, 왜요? ”
뚜뚜뚜…..이미 전화는 끊긴 뒤였다. 어지간히 바쁘지 않으면 이렇게
끊는 일은 거의 없는데. 일분 일초를 다투는 방송일이라 이해하려고
노력은 하고 있지만 그래도 좀 섭섭했다.
식탁을 돌아보니 한가득 사온 찬거리들이 좀 가엾게 느껴진다.
휑하니 적막이 도는 집안. 애들은 마침 방학이라고 캐나다의
시부모님 댁에 보냈다. 가끔 잘 지내고 있다고 전화나 메일은
오지만 이번주엔 동부쪽에 놀러 간다고 연락 잘 못할거래나…
결국 이 2,3일동안 난 철저하게 혼자이게 되겠군.
대충 냉장고에 사온 것들을 쑤셔넣고는 그대로 소파에 걸터 앉았다.
[출처: 죠이꼬의 소설카페]
카페 게시글
로맨스 소설 2.
[ 시작 ]
좋아하는 연예인집에 가정부로 들어가기 #001
죠이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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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467
06.08.07 22:08
댓글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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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재밌어요~!ㅋ 기대 만빵..그럼 다음편 보러~ㅋ
감사합니다. 기대해 주시니 흐뭇합니다.
재밋네요 ^^ 다음편 보러 ^^
사실, 앞부분엔 이런저런 상황 설명이 좀 많은데요, 뒷편으로 갈 수록 더 재밌을 수 있게 함 노력해 볼게요
ㅋㅋㅋ 담편은 과연~ㅋ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 부탁드리구요, 기대해주세요.
넵!ㅋㅋ
댓글도 열심히 부탁해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첨 뵐게요. 잘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제이름 연지예요 기억해주삼~~ ㅋㅋㅋ 재밌네요 담편 보겟슴~~~^^ㅋㅋ
연지님. 반가워요. 오늘 30화올렸어요.
넘 재미있네요~~~!!!^^
좀있음 완결나갑니다. 끝까지 읽어주심 더 감사하죵...
^^ 첨부터 넘 재밌어서 기대가 되요
어제 완결나갔는데요, 21화부턴가? 배경음악 달았는데, 그거 이제 30일 지나서 하루에 한개씩 없어집니다. 빨랑 가서 읽으세요~
너무 재밌었어요~
감사합니다
재밌어요~
감사합니다. 끝까지 읽어주세요!
소재가 독특한거 같아요
그런가요? 처음이라서....
매트릭스 좋아요
저도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진짜 잼있어요 기대기대 저 공부해야하는뎅....ㅋㅋㅋ
공부도 열심히 하시구요, 소설도 가끔 읽어주삼~
우잉우잉 처음 가입해서 보는 소설인데 재밌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