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존
山家物色少 산속 집에 물건이 드물어
紅藥三入詩 붉은 작약을 세 번이나 시에 넣었네
得酒無所詠 술을 마셔도 읊을 게 없어
更看未花枝 꽃 피지 않은 가지를 다시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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枇杷 비파 이직
嘉果纏枝萬顆團 얽힌 가지마다 맛나는 과실이 주렁주렁,
摘來盤上累金丸 따자 놓은 소반에 금방울 방울 포개있네.
傍人莫怪囊盛去 곁의 사람 주머니에 담아가도 괴이쩍어 말라.
種向鄕山晩歲看 고향 산에 심어두고 만년에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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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瑱(이진) -산가의 경치묘사의 격조가 높다
滿空山翠滴人衣 공중에 가득한 산의 푸르름이 옷에 스미는데
艸綠池塘白鳥飛 푸른 풀 나는 못에 흰 새가 나네
宿霧夜棲深樹在 밤을 새운 묵은 안개 깊은 숲에 남아 있어
午風吹作雨霏霏 낮 바람 불어오자 부슬부슬 비 내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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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을 도둑맞고 이진망
深藏無賴鐍扃完 깊이 숨겼지만 자물쇠 온전하리라 못 믿겠고
一手探來十守難 한 명이 훔치러 온다면 열 명이 지켜도 어렵다네
若使窮交求庇體 가령 가난한 벗에게 몸 덮을 것 요구한다면
也應先說自家寒 응당 먼저 자기 몸 춥다 말하겠지.
-속담을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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次牧隱先生見寄詩韻 목은선생이 보내준 시에 차운하여 - 이집(李集)
人世風波沒復浮 세상의 풍파는 없어졌다 다시 생기나니
已看五十二春秋 쉰 두 번의 봄가을 일을 이미 보아왔노라.
雁聲落日江村晩 지는 해에 기러기 울음소리, 강마을은 저물고
閒詠新詩獨倚樓 새 시를 한가히 읊으며 홀로 누대에 기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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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기 서정 강재(曉起書呈强哉) - 이창수(李昌壽)
睡起窓扉手自推 자다 일어나 창문을 손수 밀쳤더니
樹頭殘月尙俳佪 나무 끝에 남은 달이 아직도 배회하네
春天漸曙林鴉散 봄 하늘이 점차 밝아오고 숲 까치 흩어질 제
卧看靑山入戶來 누워보니 푸른 뫼가 집으로 들어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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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심(慵甚) 이첨
平生志願已蹉跎 평생 품은 소망 이미 어그러졌고
爭奈疎慵十倍多 게으름은 열 배나 더해져 어찌하리?
午枕覺來花影轉 낮잠에서 깨어보니 꽃 그림자 나부껴서
暫携稚子看新荷 잠시 어린 아들 데리고 새 연꽃을 바라보네
표모묘(漂母墓) - 이첨(李詹)
老眼元非識健兒 늙은 부인이 원래 건아를 알아본 것 아니거니
千金當日豈爲期 당일에는 후일의 천금을 어찌 기약했으랴
墳前春草年年綠 무덤 앞의 봄풀이 해마다 푸른 것은
料得王孫解報施 아마 왕손이 은혜 갚은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