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이란 것은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언제였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병원에 병문안을 갔을 때입니다.
마침 옆 병실에서 하는 소리가
문틈으로 새어나와 듣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가족들이 감사에 겨운 목소리로 수군거리고 있었습니다.
내용인즉 기도 덕분에 5분(?)이나 더 살았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그들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이지만,
현장에서 가만히 생각해 보었습니다.
“이 세상에서 5분을 더 살고 못 살고 하는데
인생에 있어서 그렇게 중요하단 말인가?”
한 번 생각해 봅시다.
병을 고치고 나서
그 이후에 죽지 않는 사람을 보셨습니까?
정말 갑갑합니다.
믿음이란 특별한 게 아닙니다.
내가 무엇으로
말미암아 태어났는가 하는 지기 신뢰이며,
무엇을 향해 살아가고 있는가를
계속 물어가는 자기응시일 따름입니다.
부처님생명으로 태어나 몸을 받아서는
남자가 되고 여자가 되어 살아갑니다.
그리고 세상을 살며
부처님생명임을 증명하다가
본래의 자리로 달아감을 믿는 것입니다.
따라서 자기 삶의 가치를 바깥에서 구하면서,
“돈만 생기면,
건강해지면,
자식이 진학만 하면 행복하겠지.”하는
마음에 사로잡혀 있다면,
그것에 의해서 거꾸로 구속되고 맙니다.
결과를 앞세운다는 것은
자신의 생명을 물질로 대하는 데에서 말미암기 때문입니다.
삶의 온갖 가능성을 먼저 포기하고
자기 자신의 생명가치를 믿지 않으니,
그 믿지 않는 믿음 그대로 실현되고 맙니다.
고이게 되면 세상에 없는 약수라도 썩고 말 듯이,
우리의 생명을 특정한 상태로만 고정시키려 한다면
그에 따른 상황 전개가
바람직하지 않으리라는 것은 불 듯 뻔합니다.
내가 무엇을 믿고 있느냐에 따라서
세상이 나에게 다가온다는 뜻입니다.
이것이 오늘 드리는 따끈따끈한 글입니다.
행복한 시간들로 가득 차시기 바랍니다.
2023년 10월 11일 오전 05:06분에
남지읍 무상사 토굴에서 雲月野人 진각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