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이 세상의 모든 귀신들이
나의 머리맡에 모였다.
내가 누워 있는 곳은
수십 년을 흘러온 검은 구름의 안방.
쏟아지지 않는 이 집안의 내력은
가문의 영광일까 자연의 재앙일까.
귀신들이 내 두뇌의 협곡에
젖은 혀를 밀어 넣고 있다.
살러 온 귀신들은 살아갈 생각을 핥아가고
살다 간 귀신들은 살아온 생각을 핥아간다.
온 생각, 갈 생각 모두 말라버린
구름 인간
비 아니면 눈이 될 나의 운명이
세상의 모든 구름을
나의 안방에 끌어모으고 있다.
[포유류의 사랑], 문예중앙,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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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의 문중 / 박장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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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2.05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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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드라마 '도깨비'를 하두 봐서 귀신도 저승사자도 귀엽고 친근해졌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