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갸갸갸갸갸"
"키키키키킥"
"우헤헤헤헤 켁켁"
사레들렸다..헤헤
아무리 봐도 담스의 '프란세스 건국기'는 넘 웃기단말야
활기차고 명랑한 필체하며 거기다 가슴훈훈한 교훈가지..후
후 나도 커서 담스처럼 훌륭한 역사가가 되야지!
나는 재미있는 책을 잠시 접고 하늘을 봤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그럼 난 내 사랑스런 털보들을 데리고 집으로 내려가볼까
나 룰루루
"휘리릭~"
내가 휘파람을 불자 양몰이개 베로만이 번개처럼 달려왔다
"베로만 털보들을 몰아서 이제 집에 가자~"
내말을 알아들었는지 아님 몸에 베인 습관인지 베로만은
양들에게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흰 바탕에 검은 점박이가 커다랗게 칠해져 있는(?) 베로만
은 겉으로 보기엔 족보있는 자손같다.
하지만 베로만의 태생은 완전 잡종이지만 어려서 부터 양
몰이 교육을 받았다 지금은 어느 양몰이견보다 양들을 잘
몬다. 물론 내생각이지만 헤헤
가끔은 자기가 양이라고 착각하는거 같다
저렇게 양들이 좋은지 연신 꼬리를 좌우로 흔들며 가만두
지 않는다
얘얘~ 꼬리에 근육생기것따 그만 좀 흔들어재껴~~
하늘 저편이 석양으로 조금씩 주홍빛으로 물들고 덩달아
구름들도 주홍색으로 바꼈다 언뜻 달도 보인다
그러고 보면 자연은 항상 우리에게 한결같은 것 같다
해가 뜨고 해가 지고 달이 뜨고 달이 지고..
난 17년 동안 아벤을 떠난 적이 없다
변한건 아무것도 없다
단지 내 키가 자라고 내 머리가 굵어졌을 뿐 자연은 항상
그대로이다 갑자기 자연이 너무 고마워지는데..
"고르륵~(효과음)"
분위기 좀 잡아볼랬더니..
그러고 보니 털보들 밥 먹인다고 정작 주인은 아침 이후로
물밖에 못 먹었네
빨리 집에가서 밥달래야지~!
"엄마! 밥주세요~!"
"딱"(역시 효과음)
"아야야"
"토니! 엄마가 집에 들어올땐 양털 털고 오랬지?엉?"
그렇다고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국자로 때리냐
나는 시무룩해져서 다시 밖으로 나왔다
커텐만들다 남은 천으로 엄마는 내 망토를 지어주셨다
그렇다고 우리집이 그렇게 가난한건 절대 아니다
울집은 아벤에서 열손가락안에 드는 부자라고 생각한다 전
적으로 내생각이지만..
동네가 하도 좁아서 그런걸지도..키둑
멀리 북쪽지방에서도 우리마을에서 양털을 사갈정도로 양
의 순면도도 높고 보온성도 좋단다
왕실에 바치기위해 수도상인들이 아벤까지 와서 양모를 사
갈정도니까
그리고 아벤에 양무리를 키우는 집은 우리집 외에 두서너
집 밖에 없으니까..
아마도 울엄마는 그 많은돈을 벌어서 모아놨다가 나중에
돈으로 도배를 하거나 겨울에 땔감대신 쓸 모양이다.
엽기엄마....
나는 망토를 벗어서 깃쪽을 손으로 잡고 탁탁 털었다
왠놈의 양털이 이렇게나 많이..으 숨막혀
털이 내 목구멍으로 들어가서 숨을 쉴수가 없다
케케켁
역시 이대로 들어가서 밥먹었다가는 위장에 털반밥반이겠
는걸..쩝
역시 엄마말은 다 맞다 후후
쿠구구구궁!
갑자기 마른하늘에 번개가 치나? 밤이 금새 된것처럼 온세
상이 어두워졌다?
개기일식이라도 일어났나?
이런 헤이안 생각을 하면서 나는 하늘을 올려다 봤다
"컹컹컹컹"
갑자기 베로만이 사납게 짖었다
나도 베로만이 었다면 그랬을 거다
하늘에는 하늘을 뒤덥을 만큼 커다랗고..또 커다란 시커먼
새같은 것이 날고 있었다
내 지식이 맞다면...저건 틀림없이 드래곤이다!
저렇게 육중한 몸뚱아리가 공중에 떠올라서 자리를 지키고
있을 수 있는지 이해가 안가지만 아무튼 그 드래곤은 우리
집 위에 멈춘채로 떠 있었다
빨간 횃불같은 것이 두개 떠 있었는데 그건 아마도 그놈의
눈이리라.
노을빛으로 물든 태양이 두개로 복사된것처럼 그렇게 하늘
위에 불타고 있었다 태양 대신에..
난 털다만 옷을 그대로 손에서 놓아 버렸다
망토는 바람을 타고 저멀리 휘리릭 날아가버렸다
엄마가 알면 아마 또 국자로 때릴지도..머라도 썰고 있는
날엔 내머리가 두쪽날거다....내참, 멍청한 생각은 접어두고..
"이리와 베로만"
베로만은 그때 까지도 용감하게 짖고 있었다
저녀석 겁이 없는거냐 새머리인거냐
난 베로만의 목거리에 억지로 손가락을 집어넣어 집으로
끌고 들어갔다.
"이자식아, 드래곤의 이빨사이에 끼고 싶냐?엉? 그만 입 못
다무냐"
"컹컹컹"
"그만해 제발! 저 공룡이 창문사이로 눈이라도 들이밀면
너부터 밖으로 집어던진다!"
"컹컹컹컹 아우~"
난 어쩔수가 없었다..우리집에 남아도는 노끈으로 베로만의
입을 꽁꽁 묶을 수 밖에는..숨은 코로 쉬겟지..
"낑낑"
칫...
번뜩..지금 우리 엄마는 무얼하고 있을까?..
현관문에서 후다닥 주방으로 향했다
요리대 앞에선 엄마의 육중한 뒷모습만이 보였다
앞면근육의 일그러짐을 보기위해 나는 엄마의 어깨를 한손
으로 짚었다
"엄마......?"
그대로 빙그르 나를향해 돌려지는 엄마의 얼굴.
순간적으로 머리에 돌을 맞은 듯한 멍한 그 얼굴은 정말이
지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보는 똑똑한 엄마의 엽끼 얼
굴이었다
바로 옆에는 식칼이 마루바닥에 주둥이를 박고 있었다
아마도 놀랜나머지 떨어뜨렸으리리라
"우린 어떻하면 조으니 토니?"
내가 할말 같은데...
부엌창으로 다 보고 있었구나...
그때에도 바깥에서는 난리도 아니었다
그 드래곤은 한 몇 백년은 굶은 것처럼 우리 털보들을 한
입에 수십마리씩 씹어 넘기고 있었다
털도 안깎인걸 저렇게 기침한번 안하고 쳐먹을수 있다니
(욕밖에 안나온다)드래곤이 대단하긴 한가보다
키우는 양이 어저깨 태어난 새끼까지 도합 137마리였으니
깐 ...
137마리를 금새 다쳐먹었네? 허걱 놀라울 뿐이다
먹힌 양들은 마치 동굴에 들어가는 기분이었을거다
몸뚱이가 저정도니까 목구멍도 무지 클거라고 토니는 생각
했다
넉놓고 보다가 무심코 던진 질문한마디.
"엄마 드래곤이 인간말도 할줄알까?"
"음..아마도 그럴껄"
결과엔 원인이 있다고 책에서 배운 토니의 다음질문.
"그럼 우리 양들 왜 한입쓱싹 한건지 물어볼까?"
"음..나라면 안그럴껄"
"엄마 왜 자꾸 껄껄되요?"
두둥
썰다만 오이로 맞아본사람? 나...
갑자기 흔들리는 우리나무집..
뭔가 태풍이라도 온것처럼 창문이 덜컹거리고 뜯기어진 풀
들이 막 창문에 부딪힌다
휘몰아치는 바람에 창문아란 창문은 깨져버렸다
창문밖은 모래바람으로 잘 보이지도 않는다
어둠에서 빛으로 서서히 들어가는 느낌이다
땅도 울린다
천지가 진동을 한다
마치 꿈같다 현실이 아니고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