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自尊心)
윤 제 철
자연은 더 이상
인간의 이기적 문명의 발달에
견딜 수가 없었다
기후라는 도구를 분노의 모습으로
태풍이나 폭우로 몰려와
마구 허문 삶의 근간을
복구 불가능한 상태까지 밀어붙였다
무엇이든 지나치면 재앙을 부르듯
멈추는 시점을 찾아내고
참을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지켜줘야 할 자연의 자존심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참는데 한계가 있다. 그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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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을 주고
나로 인하여 아플
사람들의 아픔을 함께 하면서
떳떳하게 자수하지 못하고
낮아져야만 하는
이 시간을 어쩌지 못한다
남들에게나 있을 일이
나에게 다가왔음에도
그게 아닌 줄 알고
아무 상관없는 것처럼
눈 감아버렸으니 어쩌나
그저 아무 일없이 지나가기를
마음을 조아리며 시일만 지나기를
매달리고 싶은 모든 분들에게
무릎을 꿇어본들 소용이 없다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더 아플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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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제철 약력
(사)세계문인협회 부이사장,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 서울교원문학회 자문위원
광화문사랑방시낭송회 회장, 월간「문학세계」편집주간
영등포공업고등학교 교사역임
시집 :「고향생각 한 잎」,「꼭 끼는 삶의 껍질」,「나를 앉힐 공간 하나」
「가려지지 않는 흠집」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