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낚시성(?) 모집 글과 사진을 올린 이후, 내심 과대광고로 항의를 받지 않을까 전전긍긍했습니다.
생태 전문가들에겐 생태적 가치가 넘쳐나는 곳이지만 시골도 아닌것이, 도시도 아닌 것이...
우리네 대한민국의 가장 일반적인 도시가 되고 싶어 몸부림치는 경기 북부 지방 소도시 파주...송촌교 다리 밑 논둑,
이 구석까지 뭐 볼게 있다고 불러냈냐는 볼 멘 소리가 들리는 듯 했습니다.
더구나 저 멀리 세종시에서부터 김포, 도봉구...곳곳에서 오신다 생각하니 새삼 부담 백배되더이다.
그래도 믿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들으려 하면 들리고, 보려 하면 보인다는 지혜로운 삶의 법칙을
우리 느림보 학교 학부모님들은 잘 아실 거라고...
어쩌면 별 것 아닌 이곳에서 조차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의미를 찾아주실 거라고...
저와 15년 세월을 함께하신 분들입니다. 들꽃에 미쳐 새에 마음 빼앗겨 사는 분들입니다.
좋은 프로그램을 위해 세 번의 회의와 세 번의 현장답사를 다녀왔습니다.
생태교육을 하다보면 흔히 부모들은 아이가 선생님 말씀 열심히 듣고, 꽃 이름 식물 명칭 하나 더 맞추기를 바라며
아이를 재촉하고 씨름하는 모습을 봐왔습니다.
아이는 질리고 엄마는 속상해하고...
잠시지만...아이들과 부모님을 분리시켜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엄마, 아빠이기 전에 그냥'사람'으로 한가롭게 들녁을 거닐어보는 시간...한 폭의 그림이네요^^
한동안 이상저온으로 전전긍긍하게 만들더니 우리 나들이를 위해 자시 제 자리로 돌아온 가을 날씨.
파란 하늘에 눈이 시립니다.
그 시간, 엄마 품을 떠난 아이들은 야속하리만큼 아무렇지 않게 사마귀도 잡고, 메뚜기도 잡고...
대답도 씩씩하고 으젓하기만 합니다. 걱정할 것 하나 없는 멋진 녀석들입니다.
루뻬로 들여다보는 세상은 또 다른 우주입니다.
짭짤~~한 나문재가 왜 이곳에 있는지, 말똥게가 왜 이 곳에 사는지도 알았습니다.
펄콩게도 보고, 너구리 발자국도 봤고, 고라니똥도 만져봤습니다.
'미국자리공' 이리는 식물입니다. 이름이 희한하죠? 이 열매는 청바지를 염색할때 사용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식물의 뿌리를 사약으로 쓰기도 했구요. 하지만 열매는 독성이 없어 페이스 페인팅을 하며 놀았습니다.
명진이가 '어흥~~'하며 호랑이 흉내를 내네요~ 그 가시를 코에 붙이니 코뿔소가 되었네요~^0^
'자연으로 돌아가라~~'
일찌기 루소는 자연이야말로 아이들의 선성(善性)을 끌어내는 최고의 교사라 했습니다.
아우를 챙기는 형의 모습에 그저 므흣~~
우리들이 잠시 뛰놀았던 공릉천 모습입니다. 시간이 부족해 꼬마부들 줄기로 불어보는 비누방울 놀이는 다음 기회로~~
으~~새벽같이 일어나 만들었는뎅...ㅜㅜ
삼남저수지로 자리를 옮겨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나들이에 걸맞게 메뉴는 김밥.
배고파 먹느라 사진은 못찍었네요 ㅋ~
점심을 먹은 아이들,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신발 던지기를 하며 뛰어 놉니다.
알아서 구칙도 만들고... 게임에 스마트폰에 잠시 노는 걸 잊었을까 걱정했는데, 자연은 우리에게 '놀 권리'도 일깨워줍니다.
우리는 새를 자세히 보고 싶지만 새는 우리의 접근을 쉽게 허락하지 않습니다.
필드 스코프(field scope)는 그런 우리의 바램으로 탄생한 멋진 발명품이죠.
'탐조'라는 이름으로 그저 차를 타고가며 새를 '말하기' 보다,
새 깃털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부리는 어떤 모습인지, 깃털 말리는 모습, 물고기를 사냥하는 모습도 자세히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끙끙~~'
안타깝게도 아직 키가 필드스코프만큼 자라지 못한 아이는 엄마의 도움을 받아....
어휴~~ 귀여워라...
저절로 광대승천합니다^0^
이 친구는 그저 흰색인줄만 알았던 백로에서 여섯가지 색깔을 찾아냈네요
필드스코프를 들여다보는데도 기술이 필요하답니다. 한 눈은 지긋이 감고 다른 한 눈으로...
하나라도 더 보여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
아이가 본 것을 아빠도 보고 엄마도 봅니다.
사실, 나들이가 무조건 재밌기만 한건 아니지요^^*
한낮의 가을볕은 따가웠고 아침부터 아이들 챙기느라 바빴던 엄마 아빠는 노곤하기만 합니다.
손바닥만한 그늘이라도 감사할뿐...
하지만 직업의식 투철한 우리의 생태해설사님들은 그런 엄마 아빠들을 향해 다시
설명을 시작합니다. "그런데...철새는 어떻게 방향을 찾을까요?"
삼남저수지의 실상은 사실 이렇습니다.
아마도 기대를 하셨다면 실망하셨을겁니다. 파주출판단지가 들어서고 유명백화점 아울렛이 들어서면서
삼남저수지는 나날이 초라해지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지역발전을 이유로 개발에 한 표를 던졌겠지만, 원래 이곳의 주인이었던 새들에게는 의견을 묻지 않았죠.
그래도 백로, 개리, 흰뺨검정오리, 저어새, 물딱...그들은 예전부터 이곳에 살아왔고 좁아지는 이 저수지를 떠나지 않고
여전히 터를 잡고 사는 '텃새'입니다.
텃세는 누가 부려야 하는 걸까요?
첫댓글 정말 고생많으셨습니다. 두고두고 여운이 남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벼가 익은 논길을 걸으면 동물의 발자국이 있나? 살피게 되겠죠. 아이들도 저도요. 준비하시느라 애쓰시고, 당일날도 너무 편하게 누리고만 왔네요. 시종일관 밝고 활기찬모습 보여주셔서... 혹시 댁에가셔서 몸살나신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멋진후기 누군가 써주시길 기대하고 있었는데...ㅠㅠ 고맙습니다. 교장선생님,사무국장님,총무님, 그리고 최고의 강사님들. 월롱초등학교선생님, 사과협찬해주신 강물님도요.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글을 보니 나들이날이 떠오르네요~~~ 제가 사진으로만 올리고 미처 담아내지 못한 얘기들도 덧붙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와~사무국장님의 해설을따라 사진을 보니 더더욱 많은게 보이네요.
미국자리공!
뒷동산돌면서 많이 봤는데 저도 이제 아는척 해야겠네요 ㅎ
주최하신 느림보 쌤들, 해설사쌤들, 참가한 가족분들 모두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나들이 계획부터 고민하셨을 선생님들의 노고가 느껴집니다^^
요즘 여러가지 행사로 몸은 피곤하지만 자연을 보며 맘껏 힐링하는 시간이였습니다~
논길을 걸으며 이길을 언제 걸어봤던가 잠시 향수에 젖을수 있는 시간이였고 길가에 핀 들꽃들을 보면서 어릴적 시골에서 가지고 놀던 기억들도 떠올려보았습니다.
월롱초등학교!~
나들이 가기전부터 인터넷을 검색해 보고 싶을정도로 마음이 끌리는 학교더군요^^
제 아이가 다니는 학교와 규모는 다르지만 생택적 가치를 함께 하고 있는것 같아 학교를 돌아보는 내내 설레이고 뿌듯하기까지 했답니다.~
저희학교 생태동아리 선생님과 엄마들께 맘껏 자랑도 했지요~
저와 아이에게 또하나의 추억을 선물해주신 느림보학교와 운영진 선생님들께 감사 인사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