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시대 가격파괴 바람… 가전 후발업체들 실용성 초점 거품 제거
고물가 시대를 맞아 저가 시장에서 활로를 찾는 기업이 늘고 있다. 불황의 파고를 넘기 위한 생존해법으로 상품 가격을 낮추는 가격파괴형 마케팅 전략을 선택한 셈이다.
특히 TV, 냉장고, 세탁기와 같은 주요 가전보다는 새로운 카테고리 시장을 개척중인 음식물처리기, 로봇청소기, 이온수기 등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박리다매 효과뿐 아니라 시장 확대라는 시너지 효과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저가 경쟁이 가장 치열한 대표적인 곳은 음식물처리기 시장이다. 특히 후발 주자들이 음식물처리기 시장에 뛰어들면서 이 같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올 초부터 10만원대 안팎의 저가형 제품과 30만원 이상의 고가형 제품으로 양분되는 추세다.
저가형 제품은 대부분 하수구를 통해 냄새를 빼는 설치식이 아니라 필터를 통해서 공기 중에 내보내는 비설치식으로 온풍건조방식을 택해 가격을 대폭 낮췄다. 이들은 여름을 맞아 늘어나는 음식물처리기 수요를 부채질해 대중화를 이끌어내는 것은 물론 가격 파괴로 시장점유율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소비자를 고려한 다양한 기능도 눈에 띈다. 한경희생활과학 애플은 세균과 박테리아의 번식을 막아주는 은나노 코팅 바스켓을 탑재했고, 린나이 비움은 소음을 업계 최저 수준인 31㏈로 낮추고 전기료도 절전모드로 절약할 수 있게 했다.
10만원대 로봇청소기도 등장했다. IT전문업체 디직스세미콘이 올해 생활가전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들면서 내놓은 ‘디지로보’는 기존 제품의 화려함에 맞서 가격 거품을 줄이고 철저히 실용성에 초점을 맞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3단계 자동 청소시스템을 갖췄으며 청소를 마친 후 자동으로 충전스테이션을 찾아가 배터리를 충전한다. 또 적외선 가상벽 시스템으로 원하는 구역만 청소도 가능하다.
이온수기 선두업체인 바이온텍은 가격 파괴를 통해 이온수기의 대중화를 꾀하고 있다. 그동안 이온수기는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200만원 안팎의 가격 부담 때문에 보급률은 10% 미만으로 제자리 걸음을 해왔다.
바이온텍이 이번에 출시한 BTM-505N은 기존 198만원짜리 제품과 같은 고급 사양에 마진 폭을 줄여 가격만 128만원으로 낮춘 제품이다. 디자인은 오히려 무채색 일변도의 기존 제품에서 탈피해 포인트 가전으로 업그레이드했고, 대형 LCD창을 탑재해 편리성도 높였다.
생활가전뿐 아니라 생활용품도 저가 바람이 거세다. 1,000원숍인 다이소아성산업은 6월 상반기까지 1,1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 1,500억원의 70%를 이미 달성한 셈이다. 다이소는 2만여가지 생활용품을 500~3,000원에 판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