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반.대충 세수만 하고,짐을 챙겨 숙소를 나와야 했다.그 때 민박집에서 마침 아침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그냥 나가려는데 아침 먹고 가라고 하는 사장님.
볶음밥을 서서 먹는 둥 마는 둥 하며,사장님에게 인사를 하고 나왔다.로마 이모네 민박.
말로만 듣던 명성 그대로 였다.밥도 맛났고.친절하신 두 분.아마 로마를 다시 찾게 된다면 또
들르리라는 인사를 남기고 서둘러 나왔다.
떼르미니역에 도착하니 6시 50분.좀 있으니 가이드가 나와 출석체크를 하고,믈을 한 병씩 지급받은
후,버스에 도착.자 출발이다.
이탈리아 남부여행.아마 내가 했던 이번 여행중,가장 최고의 코스가 아니였나 생각이 든다.
버스로 3시간을 달려 폼페이에 도착하는 동안,가이드의 재미난 설명이 함께 이어져서인지,
금방 도착했던 것 같다.태양의 고속도로란 이탈리아 1번고속도로를 타고,나폴리를 지나 폼페이.
고대의 도시 폼페이.화산으로 뒤덮여 버린 저주받은 도시 폼페이.사실 전날 보았던 로마가 지배자들의세계를 잘 보여줬던 곳이라면,이곳은 일반 민중들의 생활을 고스란이 보여주는 곳으로,내게 있어서는 로마보다 많은 감동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도저히 몇천년 전의 도시라곤 상상이 들지 않을 만큼 발달한 도시였다.이 곳의 사우나 시설은
현대 우리나라 찜질방 수준에 비해도 결코 손색이 없을만한 곳이였다.이렇게 목욕문화가 발달했던
로마제국,그런데 현재의 이탈리아엔 그런 목욕시설이 없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 했다.
햇볕이 다소 따가왔다.확실히 대기오염이 없다보니,공기도 맑지만 내리쬐는 햇볕때문에 내 얼굴은
점점 더 까만색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폼페이의 원형극장.이 곳은 자연적인 서라운드 시설이 되어 있는 곳.가끔 이곳에서 뮤지션들의 공연이 있기도 한다고.법적으로 이 폼페이 가이드는 현지인이 반드시 해야 한다는 규정때문에,우리에게도 한국인 가이드 외에 이탈리아 가이드가 같이 대동을 했다.이 곳에서 들었던 현지인 가이드의 칸쵸네 솜씨는 과히 일품.사람들의 우뢰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이리 저리 둘러보니 벌써 점심시간.미리 준비해 간 한식도시락으로 맛나게 점심식사를 한 후,우린 또
버스를 타고,다음 여행지인 아말피 코스트를 향해 출발했다.
가는 도중 가이드가 지금 현재 나폴리의 쓰레기대란과 마피아에 대해 이야기 해 주었다.마피아가
장악했던 쓰레기 소각 사업을 정부에서 제재를 가하자,그들이 손을 떼고,그런 연유로 쓰레기를
수거해 가지 않자,지금 나폴리 곳곳에는 쓰레기가 넘쳐나고,이것때문에 불만을 갖고 있는 나폴리
사람들이 쓰레기에 불을 지르고,폭력을 행사하고,그래서 지금 나폴리 치안은 굉장히 불안하단다.
그래서,몇년 전 부터는 나폴리는 투어에서 제외가 되었단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는 동안 버스는 이리구불 저리구불 해안도로를 따라 가는데,갑자기 '우와'
하는 탄성소리가 들린다.바로 소렌토에 온 것이다.
이곳이 바로 소렌토.예전에는 이 곳을 사철을 타고 왔었는데,이젠 사람들이 많아져,버스를 대절해서 관광을 오게 되었다.솔직히 우리나라 동해안도 절경이 였지만,이곳은 정말 입을 다물지 못했다.이 곳에서 카프리섬으로 갈 수도 있다고.
가이드가 이제부터는 가이드가 무슨 이야기를 하더라도 귀에 들어오지 않을테니,수신기로 음악을
틀어 주겠단다.음악을 들으면서,멋진 풍경을 감상.분위기 정말 짱이였다.가장 기억에 남는 노래는
beatles의 the long and winding road.이젠 이 노래가 내겐 유럽여행의 추억의 노래로 자리메김하게 되었다.
아말피 코스트.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죽기전에 가 봐야 할 50곳을 선정한 곳 중에 1위를 차지한 곳.
뭐라고 표현한다는 그 자체가 더 이상 구차한 것이 아닐까.좋은 음악과,멋진 경치.정말 이번 여행 중 최고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 이유가 충분했다.
도중에 버스가 한 번 정차를 했는데,아까 가이드가 도시락을 들어 준 데 대한 보답으로,슬러시를 사
주었다.멋진 곳에서 먹는 슬러시 또한 맛도 일품이였다.그렇게 우린 포지타노에 도착을 했고,
그 곳에서 우린 배를 타기위해 버스에서 내렸다.그리고 선착장까지 걸어가기 시작했다.
집들은 전부 하얀색.예전에 이 지역은 이슬람 지배를 받은 곳이라 그 영향으로 집들이 하얀색으로
도색을 했다고.구불구불한 길을 걸어 내려가는 중,동양인들을 별로 보지 못한 사람들인지 우릴
신기하게 쳐다본다.드디어 포지타노 선착장에 도착.
포지타노 선착장.바다를 보니,발을 담그지 않을 수 없었다.맥주 한 병을 들고,홀짝거리며 있으니,
물에 그냥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정말 며칠 푹 쉬다 갔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했다.
조금 후,살레르노로 가는 배가 왔고,우린 그 배에 올랐다.1시간 반 동안의 선상여행.글쎄 뭐라고
이야기를 해야 좋을까.이럴땐 말을 아끼는 편이 좋겠지.
선상에서 본 아말피 코스트.버스를 타고 오는 동안에도 그 생각을 했지만,정말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하지만 그렇게 가기엔 너무 억울하다는 생각때문에 차마 실행에 옮기지는 못하고 그냥 생각만으로 간직해야 했다.
그렇게 우린 살레르노에 도착.다시 로마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를 타야했다.6시정도 되었는데,
마침 배도 출출하던 차에,가이드가 피자를 사 주었다.이상하게 그 날은 무얼 먹어도 맛났다.
심지어는 그냥 생수도 맛있은것 같았다.여행이 즐거우면 음식도 맛나게 되는 것일까.
살레르노의 부둣가.아래 자물쇠 사진은,이탈리아 연인들이 서로 사랑의 약속으로 해 놓은 것.이들은 사랑의 맹세를 하고,자물쇠를 다리에 걸어 열쇠로 잠근 후,그 열쇠를 바닷가에 던진단다.그럼 다시는 열지 못하는 자물쇠와 같이 그 들의 사랑이 열지못하는 자물쇠와같이 그들을 엮어 줄 것이라 믿는단다.하여튼 재미있는 민족인 것 같다.

이제 다시 로마로 향하는 길.이 날 저녁에 야간열차로 밀라노로 가서.스위스로 가야 하기 때문에
패스를 써야했다.난 내려서 허둥지둥 하는 것 보다 미리 버스안에서 패스에 날짜를 기입하기 위해
볼펜을 꺼내 패스를 작성하고 있었다.그런데,그 순간 버스가 덜컹하며,숫자가 삑사라가 났다.
이런 젠장.하루가 그냥 날라가 버린 것이다.아 쒸.넘 억울했다.그런데,이 버스를 탈 때,조건이
패스를 하루 사용하면,30유로를 감해주는 조건이 있었다.그래서,가이드에게 사정을 하여,패스사용
조건으로 30유로를 돌려 받았다.하지만,이렇게 됨으로인해 일정에 조금 차질이 생기게 되었다.
그건 그 때가서 생각하고,지금은 오늘의 그 기분을 만끽하고 싶었다.
한참 버스를 타고 가니,창 밖엔 비가 오고 있었다.참 이번여행에 비는 싫컷 본 것 같다.
드디어 10좀 넘어 로마에 도착.최고의 여행을 선사했던 가이드와,같이 여행을 한 사람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난 밀라노로 가는 야간열차를 기다렸다.11시가 넘어 나폴리에서 출발 한 야간열차가
도착을 했고,난 지정받은 쿠셋으로 향했다.그런데,이 열차는 시간이 넘었는데도,출발할 생각을 안한다
슬슬 짜증이 나려 하는데,밖에선 아줌마와 아저씨가 싸우는 소리가 들렸고,아줌마가 뭐라 하자
아저씨가 맞 받아쳤고,그 때 갑자기 기차안이 떠나가도록 사람들이 웃어 재꼈다.
아쒸.가뜩이나 짜증나는데,떠들기까지하고.그런데 누구하나 출발시간 넘었다고 불평하는 사람이
없다.참 알다가도 모를 이태리 사람들.
출발시간 30분을 넘겨,겨우 밀라노로 향하는 기차는 출발을 하고,이불도 없는 쿠셋에서 다음날을
위해 세우잠을 자기 시작했다.드뎌 꿈에도 그리던 스위스로 간다.
첫댓글 자세한 묘사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