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을 이틀 앞둔 오늘,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는
‘추분(秋分)’을 맞습니다.
이제부터
가을은 점점 깊어 가고
또 밤도 점점 길어 집니다.
이제 오색영롱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전형의 가을 날씨를 보이겠지요,
그리곤 나뭇잎은 하나둘 스러지고
논밭에는 빈자리가 휑하게 드러나면서,
을씨년스러움을 맞을 겁니다.
그리곤
추디 추운 겨울이 다가오겠지요,
계절의 변화에 무상함을 느끼면서
텅 빈 가슴은
무엇으로 메꿀 수 있을는지요,
허전함을 느낍니다.
그러나 우리에겐 또다시 다가오는
‘오늘’이라는 희망이 있으니
적이 위안은 됩니다.
추분 [秋分]
‘추분(秋分)’에는 춘분(春分)처럼 밤낮의 길이가
같아집니다. ‘춘분’에는 낮에 길이가 길어지고
‘추분’에는 밤의 길이가 짧아집니다.
그러고 기온이 ‘추분‘에 10도 정도가 높습니다.
여름 늦더위가 아직 남아 있어서입니다.
24절기 중의 열여섯 번째 절기로서 추분은 백로
(白露)와 한로(寒露) 사이에 들며, 백로로부터 한로
전까지의 15일간을 말합니다. 음력으로는 8월 초,
중순이며, 양력으로는 9월 22, 23일 경입니다.
천문학에서는 춘분으로부터 꼭 반년째 되는 날로
태양이 북에서 남으로 천구의 적도와 황도가 만나는
추분점을 통과하는 때를 말합니다.
추분점은
황도와 적도의 교차점 안에 태양이 적도의 북쪽
에서 남쪽으로 향해 가로지르는 지점을 말합니다.
곧 태양이 북쪽으로부터 남쪽을 향하여 적도를
통과하는 점으로 적경(赤經), 황경(黃經)이 모두
180도가 되고 적위(赤緯)와 황위(黃緯)가 모두
0도가 됩니다.
추분(秋分)이 지나면서부터는 낮의 길이가 점점
짧아지며, 밤의 길이는 점점 길어집니다. 추분에는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므로 이날을 계절의
분기점으로 인식합니다.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진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일몰 후에도 어느 정도까지 여광이 남아 있으므로
낮의 길이가 상대적으로 길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여름은 멀리 가버리고, 가을이 점차 깊어져 가는
것을 실감하는 시기이기에 “추분이 지나면 천둥
소리도 없어지고 벌레들도 월동할 곳으로 숨는다”
라고 합니다.
옛사람들은 추분 입기일 이후 한로까지의 15일
동안을 5일간씩 끊어 삼후(三侯)로 하였는데,
초후(初侯)에는 우렛소리가 비로소 그치게 되고,
중후(中侯)에는 동면할 벌레가 흙으로 구멍을 막으며,
말후(末侯)에는 땅 위의 물이 마르기 시작한다고
하였습니다.
들판은 어디서나 귀뚜라미 울어대고 바람에 마르는
콩 꼬투리 툭툭 터지는 소리, 조 이삭 수수 이삭
여물어 가는 청명한 가을 하늘, 밤과 낮의 길이가
같아진다는 추분의 들녘에 서면 곡식들 여물어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잘 익은 수수와 조가 늘어 뺀 고개를 숙일 대로
숙이고, 들판의 벼들 또한 강렬한 태양, 천둥과
폭우의 나날을 견디어 내곤, 말없이 저마다 겸손의
고개를 숙입니다.
이제 쌀알로 열매가 맺게 될 알곡들이 황금빛 바다를
이루어 빛나는 시기입니다. 이맘때는 여름내 짙푸르던
들판이 하루가 다르게 누렇게 익어 물 들어갑니다.
추분을 전후해 여름내 가꾼 논밭의 곡식을 거두어
들이고 그 밖에도 잡다한 가을걷이로 농가는 다시
바빠집니다.
목화, 호박고지, 박고지, 깻잎, 고구마 순도 이맘때
거두고 산채를 말려 묵나물(묵혀 두었다가 먹는
나물)을 준비하기도 하고 또 고추가 자꾸 여물어
가므로 수시로 따서 말립니다.
또 콩, 깨 털기, 감자, 양파, 당근 캐기, 가을
누에치기, 건초 장만하기, 반찬용 콩잎 따기 등
잡다한 일로 바쁘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수확의
기쁨을 누리기도 합니다.
농사 역(曆)에서는 이 시기가 수확기이므로,
백곡이 풍성함을 즐기며 느낄 때라고 입니다.
추분도 다른 절기와 마찬가지로 특별한 절일로
여기지는 않았습니다. 이 무렵의 시절 음식으로는
버섯요리를 대표적으로 꼽습니다.
한편 예전 추분에는 나라에서 수명장수(壽命長壽)를
기원하는 노인성제(老人星祭)를 지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 시대 때부터 시행되었으며,
조선 시대에는 소사(小祀-나라에서 지내는 제사 중
가장 규모가 작은 제사)로 사전(祀典-제사 지내는
예전, 禮典)에 등재되어 있습니다.
노인성(老人星)이란, 남극성(南極星), 남극노인성
(南極老人星), 수성(壽星), 남극수성(南極壽星)으로
부르는데, 용골(龍骨)자리에 있는 ’카노푸스’를
가리킵니다.
이 별은 ‘시리우스’ 다음으로 밝은 별로서 남반구
에서는 가장 밝습니다. 남반구의 별자리이므로
우리나라에서는 평소 보기 어렵지만, 남해안과
제주도에서 볼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이 별이 전통적으로 일 년 중 추분
(秋分)에 나타났다가 춘분(春分)에는 사라진다고
하여 추분에 ‘노인성제(老人星祭)’를 지냈습니다.
추분에 부는 바람을 보고 이듬해 농사를 점치는
풍속이 있었습니다. 이날 건조한 바람이 불면,
다음 해 대풍이 든다고 하였습니다.
만약 추분이 사일(社日-입추가 지난 뒤 다섯째의
무일(戊日) 앞에 있으면 쌀이 귀하고, 뒤에 있으면
풍년이 든다고 했습니다.
또 이날 바람이 건방(乾方-동남)이나 손방(巽方-
서남)에서 불어오면 다음 해에 큰바람이 있고,
감방(坎方-정북)에서 불어오면 겨울이 몹시 춥다고
생각하며 또 적은 비가 내리면 길하고 날이 개면
흉년이라고 믿었습니다.
지금에 와서 이러한 풍속을 아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요?
다 지나간 옛 얘기일 뿐인 것을 어쩌겠습니까?
그저 흘러간 추억일 뿐이지요….
- 引用하며 쓴 글 2026년 9월 23일(水요일) 金福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