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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이리초등학교총동창회 원문보기 글쓴이: 이화구(57회)
초등학교 동창들과 함께 써내려간 가을동화 새벽녘 아파트 베란다 문틈사이로 스며든 찬 기운에 코끝이 시큰한가 싶더니 가을이다.
아침햇살을 받으며 창밖으로 내다본 가을 하늘의 색깔도 한결 선명해 보이고 높고 파란 하늘에서도 하늘에서 내리는 바람에서도 바람에 살랑거리는 코스모스에서도 가을 냄새가 난다. 그럼에도 한 낯의 더위가 꺾이지 않는 것은 여름 내내 땡볕에 달궈진 대지의 열기가 식지를 않아 늦더위가 남아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여름의 끝자락 9월에 아직 남아 있는 여름날의 무더위는 우리 곁을 떠나기 싫어 조석으로 불어오는 가을바람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으나 가을은 이렇게 성큼 다가올 수밖에 없는 것이 자연의 섭리가 아닌가 싶다. 가을의 문턱에서 어린 시절부터 파란 마음, 하얀 마음을 함께 했던 재경이리초등학교 57회 친구들이 우정과 친교를 나누기 위하여 동해안으로 가을맞이 여행을 다녀왔다. 당초 10명의 친구들이 함께 하기로 하였으나 많은 친구들이 바쁜 일상으로 사정이 여의치 못하여 네 명만이 단출하게 여행을 다녀왔다. 1박 1일 동안의 우리가 여행하며 적은 일기를 ‘가을동화’란 제목으로 올려본다. 【아래 그림】우리들 가슴에는 늘 떠나고 싶은 충동이 있다. 떠나고 보면 결국에는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귀가를 서두르면서 말이다.
인간에게는 방랑의 기질과 회귀본능의 두 가지 양면성을 가지고 본인 스스로의 내면에서 어느 것이 강하게 충돌을 일으키는가에 따라 방랑자가 되기도 하고 집을 지키는 붙박이가 되기도 한다.
적당한 충돌은 삶을 윤택하게 하기도 하고 스스로의 발전을 가져오기도 한다. 【아래 그림】속초로 가는 길에 휴게소에서 김재현/이희옥/이화구/이방희 【아래 그림】속초로 가는 길에 큰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지나는 곳곳에 흐린 날씨에 이따금 소나기가 내리기도 했다. 【아래 그림】드디어 설악산 미시령 터널을 빠져나와 목적지인 어느 공기업 연수원에 도착하였다. 【아래 그림】우리는 숙소에 짐을 풀고 저녁식사를 위해 설악과 동해가 만나는 대포항으로 갔다.
【아래 그림】대포항에서 만나는 다양한 먹거리
【아래 그림】별로 고급스러워 보이지는 않지만 먹음직스런 싱싱한 회 이곳에서 맛보는 횟감은 속초부근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것으로 싱싱함이 유지되고 있어 맛있다. 【아래 그림】우리들의 우정을 위해 건배도 하고 【아래 그림】대포항을 배경으로 인증삿을 남기고 【아래 그림】대포항의 야경
설악산 기슭에 자리하고 있는 속초 대포항은 작은 어선이 쉴 새 없이 드나들고 관광객들로 항포구 주변은 언제나 왁자지껄하다. 【아래 그림】밤바다를 배경으로 인증삿을 남기고 【아래 그림】밤바다를 산책하다 한 잔 더하러 들렸다. 이번에는 지방함량이 적어 소화가 잘되고 특유의 담백한 맛으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음식 대게다. 【아래 그림】이곳에서도 우리들의 우정을 위해 건배도 하고 【아래 그림】한 잔 했으니 노래방에서 노래도 한 곡조 뽑고
【아래 그림】여기에서도 우리들의 우정을 위해 건배도 하고 【아래 그림】나도 둘다섯의 ‘일기’를 부르며 ♪♪물소리 까아만 밤 반딧불 무리 그날이 생각나 눈 감아 버렸다~ ♪♬ 검은 머리 아침이슬 흠뻑 받으면 아스라이 멀때까지 달려 가던 사람~ ♪♬ 나도 같이 따라가면 안될 길 인가 나도 같이 따라가면 안되나~ ♪♬ 오늘 밤 일기에는 이렇게 쓴다 아직도 그 아침이 밉기만 하다고~ ♪♬ ♪♪은하수 한편에 그려진는 얼굴 차라리 잊으려 눈 감아버렸다~ ♪♬ 싸늘한 새벽 바람 흔들리던 잎새 들 그사람 가는길에 대신해 준 손짓처럼~ ♪♬ 나도 같이 따라가면 안될길인가 나도 같이 따라가면 안되나~ ♪♬ 오늘밤 일기에는 이렇게 쓴다 슬픈 추억 작은 가슴을 어쩌면 좋으냐고 아직도 그 아침이 밉기만~~하~다~고 ~ ♪♬ 【아래 그림】항상 미소를 잊지 않는 천사 같은 미소년(美少年) 김재현 친구 【아래 그림】아침 일찍 일어나 산책을 나서려는데 숙소 창밖으로 보이는 구름 덮인 울산바위가 마치 산 할아버지가 구름모자를 쓴 형상이다.
♪♪산 할아버지 구름모자 썼네 나비같이 훨훨 날아서 살금살금 다가가서 구름모자 벗겨오지 ~ ♪♬ 【아래 그림】저 모습을 바라보니 산울림의 “산 할아버지 구름모자 썼네”라는 노래 가사내용이 떠올라 가사를 음미해 보며 산과 구름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본다.
산 할아버지는 그냥 산이다. 그런데 산에 구름이 낀 것이다. 그래서 멀리서 바라보니 산 정상에 걸려 있는 구름이 마치 산이 모자를 쓰고 있는 것처럼 보인 것이다
그래서 어떤 꼬마 녀석이 손가락으로 그 모자를 벗기고 싶은 장난 끼가 발동한 것이다. 산은 멀리 있기 때문에 원근법으로 봤을 때, 충분히 손가락으로 구름 모자를 벗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것이다. 너무 재미있고 기발하고 예쁜 가사다.
【아래 그림】아침 산책길에 보니 연수원 뒤뜰에 세워놓은 돌비석에 “正心修身(정심수신)”이란 대학(大學)에 나오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所謂修身,在正基心, 이른바 수신(修身)이란 마음을 바르게 하는 것이란 얘기다. What is meant by, 'The cultivation of the person depends on rectifying the mind', may be thus illustrated.
공기업 연수원에 새겨 놓을 만한 명언이다. 【아래 그림】우리는 아침식사를 위해 속초의 명품인 ‘전복뚝배기’를 먹으러 갔다. 【아래 그림】강원도 속초는 해수욕장과 수많은 맛집, 다양한 구경거리로 항상 많은 여행객들이 몰려온다. 우리는 모처럼 나선 여행인 만큼 산지 음식을 먹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아래 그림】‘속초전복뚝배기’는 싱싱한 자연산 해물과 각종 채소로 조리하여 자연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자연산 홍합과 자연산 전복 그리고 각종 채소로 우려낸 ‘전복뚝배기’는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고 맛깔난 음식임을 느낄 수 있다 【아래 그림】아침식사를 마친 우리는 ‘아바이순대’를 맛보려 아바이 마을로 들어갔다. 【아래 그림】이곳은 우리나라에 하나 밖에 없는 갯배로 유명한 곳이다.
갯배는 속초시내와 아바이 마을을 이어주는 배로 긴 선 두 가닥을 놓고 철선 하나에 배를 1대씩 고정시켜 끌어당기는 수동적인 방법으로 운행이 되고 있다. 【아래 그림】속초의 많은 여행지가 있지만 그 중 오징어순대로 유명한 청호동 아바이 마을은 한국전쟁 이전까지는 사람이 거의 살지 않던 바닷가 땅이었다. 【아래 그림】하지만 한국전쟁 당시 북에서 피난 내려온 사람들이 전쟁이 끝나면 곧 고향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고 38선이 가까웠던 청호동에 정착하게 되면서 하나의 마을이 형성되었다. 그래서 아바이 마을의 이름은 함경도에서 내려 온 피난민들이 많이 거주했기 때문에 '아버지'의 함경도 사투리인 '아바이'를 사용했던 데에서 유래되어 '아바이 마을'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아래 그림】드라마 가을동화에서 송혜교와 송승헌이 엇갈리던 장면에 나오면서 더 유명세를 탔다.
우리는 이곳 아바이 마을에서 맛있는 음식도 먹으며 속초에서의 재미있는 추억 하나를 더 쌓을 수 있었다. 【아래 그림】속초 동명항에 있는 영금정 잔망대에도 오르고 【아래 그림】속초 동명항 속초등대 밑의 바닷가에 크고 넓은 바위들이 깔려있는 곳이 영금정이다. 【아래 그림】영금정(靈琴亭)이라는 이름은 파도가 석벽에 부딪힐 때 신비한 소리가 들리는데 돌산 위로 오르면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산이 거문고를 타는 것이라고 하여 영금정이라 불리게 되었다 【아래 그림】속초 동명항 방파제 【아래 그림】영금정에서 동명항을 배경으로 인증삿을 남기고 【아래 그림】동명항을 구경을 마치고 우리는 속초의 명물인 곰치국을 먹기 위해 거진항으로 달려갔으나 계절이 곰치나 나는 겨울도 아니고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불어 배를 바다에 띄울 수가 없어 곰치국을 맛볼 수는 없었다. 【아래 그림】우리는 곰치국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려고 동해안 7번 국도를 따라 북으로 올라갔다 【아래 그림】우리가 북으로 달려와 도착한 곳은 화진포였다.
화진포해변은 수만년 동안 조개껍질과 바위가 부서져 만들어진 모래로 구성된 백사장이 펼쳐져 있는 곳으로 바닷물이 깨끗하고 수심이 얕은 동해안 최북단에 위치한 해수욕장이다. 【아래 그림】이곳에 있는 김일성 별장 앞에서 【아래 그림】이곳은 울창한 송림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자연풍광이 수려한 해변으로 김일성 별장이 있다.
이 건물을 ‘화진포의 성’이라고도 불린다. 마치 성(城)과 같아서 그렇게 부르는 것 같다. 고풍스런 모습이 마치 예배당 같기도 하다. 【아래 그림】김일성 별장 앞에서 바다를 배경으로 선 세 친구
우리 셋은 초등학교 동창이지만 고등학교도 동창이다. 김재현/이방희 두 친구는 초/중/고/대학까지도 동창이다 두 친구는 1976년 당시 호남인재벌판의 명문 전주고에 도전했다가 실수를 해서 전주에 있는 전라고를 다녔다. 【아래 그림】김일성 별장 옥상에 있는 전망대 【아래 그림】김일성 별장 옥상에 있는 전망대에서 바라본 화진포 이곳에는 옥빛 바다, 부서는 하얀 파도를 만날 수 있다.
【아래 그림】이곳은 광활한 화진포 호수에 울창한 송림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자연풍광이 수려한 해변으로 이승만초대대통령 별장, 이기붕부통령 별장 등도 있다 【아래 그림】이기붕부통령 별장은 외국인 선교사들에 의해 건축되어 현재까지 보존된 건물로서 해방 이후에 북한공산당 간부 휴양소로 사용되어 오다가 휴전 후에 부통령이었던 이기붕 선생의 부인 박마리아 여사가 개인별장으로 사용하였다. 별장 내 집무실과 응접실 등이 갖춰져 있으며, 주전자, 촛대, 문갑 등이 보관돼 있다. 【아래 그림】이기붕부통령 별장을 배경으로 한 컷 【아래 그림】화진포 해양박물관 내부 바닥 밑으로 마치 물고기들이 실제로 헤엄치는 것 같다. 【아래 그림】1박 2일의 동해안 여행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가는 길에 나타난 먹구름 낀 울산바위에게도 잘 있으란 인사를 전하면 서울로 향한다.
경남 울산에 있던 어느 바위가 금강산으로 가려다 중도에 주저앉은 곳이 지금의 자리라고 알려져 왔으나 이는 이야기꾼들이 지어낸 와전 설화이며 실제는 '울타리'와 '산'을 합한 '울산'이었단다. 울산바위의 옛 이름은 이산(籬山)으로 우리말로는 '울타리산'이며 이를 줄여 '울산바위'라고 했단다. 그러고 보니 길게 늘어선 거대한 바위가 영락없이 울타리를 닮았다. 【아래 그림】가을의 문턱에서 어느 주말 그냥 바람처럼 도시를 떠나 동해바다로 향했던 우리가 돌아오는 길은 날씨도 흐리고 이따금 소나기가 내리기도 하고 추석 연휴를 앞두고 벌초·성묘객 행렬이 이어지면서 고속도로 곳곳에서 지·정체 현상이 빚은 힘든 여정이었다, 그런데도 힘든 기색 하나 보이지 않고 운전하느라 고생이 많은 김재현 친구와 이번 여행을 위해 콘도 준비에서부터 모든 일정을 챙겨준 이방희 친구 그리고 여정을 함께 해준 이희옥 친구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마치면서】
한낮의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바람과 지나가는 차창 밖으로 누른 곡식이 여물어가고 과실이 결실이 맺는 가을. 추석이 다가왔습니다.
이초 동문 선후배님! 온 가족과 함께 즐겁고 풍요로운 추석명절 되시기를 바랍니다.
57회 이화구 올림 |
첫댓글 멋져요. 아직도 친구들이랑 함께 할수 있다는 것이 칭구는 둘이나 저세상으로 일찍이 떠났고 머스마들은 어디서 뭘하는지도 모르고
내
부러버요
대단한 4총사 친구들이네요. 저희도 지난 29일 임실초등학교 47회동창들을 1박2일로 고향으로 불러 졸업 55주년 행사를 치뤘는데
화구님의 사진을 보니 저두 10여년전에 다녀온 추억이 새롭네요.
그 우정 영원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