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촛불집회
탄핵
특검 등등
힘겨운 시간들을 지나고 있습니다.
결국.. 왜 사느냐 보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깊이 생각해 볼 시간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어느 시인의 말씀처럼
살아온 기적이
살아갈 기적이 됨을 믿기에....
또 하루 열심히 살아가 봅시다. -_-
암튼 점점 겨울이 짙어지면서
중부권 지역에도
강과 저수지들이 결빙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흠.. 얼음낚시 한 번 다녀와야하는데....
젝-_-일
요새 감기몸살에 시달리는 중.
스스로 명확한 의지를 확립하기 전에는
그 어떤 일도 이룰 수 없다는 게
평소 폴의 소견이고 보면....
잠시 돌아 볼 여유가 필요한 지금이
최적기건만.... .
씁.... . -_-+
또 암튼
펄펄 내리는 눈을 보며
심통 반 기대 반의 심정으로
오래 전 낚시 이야기 한 편. ^^
< 운주사 >
Episode 1
근 20여 년 전 겨울
강화도 쪽으로 자주 출조를 다녔습니다.
분오리저수지였던가?
분우린가?
암튼 이름이 가물~가물~
이른 아침 꽤 추웠지만
포인트 지역에는 이미 사람들이 많아서....
가만히 둘러보다
제방 우측인 산밑 쪽에 자리를 잡고
끌로 열심히 구-_-녕을 팠습니다.
왠 구녕이냐구여?
얼.. 음.. 낚.. 시.. 니까. -_-
그렇게
구녕 파구
수심을 재보니....
헉~ 쓰~!
4m 가까이 나오는데
깊이가 장난 아니더군요.
폴은.. 개헤엄두 못치는데.... . -_-
게다가
얼음도 10센티 정도 밖에 결빙되지 않아서
상당히 불안했지여.
그나마 다행인건
바로 밑이 말풀밭인지
바늘에 파란 수초가 간간이 걸려나오더니
잠시 후 활발한 입질이 시작되었습니다.
침착히 몇 수를 걸어서
의자로 사용하는 아이스박스 안에 고이 모시고....
다시 낚시를 하고 있는데
뒤에서 누가 물어보더군요.
"아자씨! 좀 잡으셨어요?"
그때도
워낙 친절했던 폴
무심코 대답합니다. -_-
"예. 이 밑이 말풀밭인 것 같은데 입질이 좀 있네요."
그러고 잠시 후
갑자기 뒤에서
구-_-녕 뚫는 소리가 나더니....
쿵!쿵!
얼음 뚫는 그 충격 때문에
제 구녕으로 물이 쿨럭~쿨럭~ 샘솟습니다. -_-;;;;
뒤를 보니
제가 깔고 앉은 아이스박스에서
겨우 50센티 정도도 안떨어진 곳....
이 인간이 거기에 구녕을 뚫겠다고
욜라 끌질을 하더군요. -_-+
친절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아저씨.. 얼음이 약한 것 같은데.. 쬐끔만 떨어져서 하시지요."
결론은....
완존....
개무시 당했습니다. -_-
대꾸도 없이 계속 작업을 하더군요.
얼음은 자꾸 찌직~찌직~ 금이 가고
제 구녕으로는 쿨럭~ 쿨럭~ 물이 솟는데
환장하겠더군요.
그대로 버티다간
물귀신 될 것 같아
바로 채비 걷고 짐 싸서
후딱 제방쪽으로 가져 갔습니다.
앉아서 담배 하나 피는 동안....
(+ㅡ_-)yㅡ ~ㅇ~O
가만 생각해보니....
스팀이 화-_-악 돌더군요.
결국 그 자리에 장비 놓고
안전장비로 아이스박스 하나만 들고
낚시하는 그 양반 뒤로 갔습니다.
그리고 저도
그 사람 발에서 1미터 정도 떨어져서
작-_-업을 시작했습니다. -_-
있는 힘껏
끌로.. 구녕을 파는 척하며....
얼음을 깨기 시작했습니다. -_-;;;;
쩌적~ 쩌적~
비명을 지르며
얼음판에 금이 쭉~ 쭉~ 가기 시작하자....
저쪽에서
"어~ 어~" 당황하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뭐라고 계속 지껄이는데(욕이었겠지)
저도 그 양반이 그랬던것처럼
그냥 개무시하고
열심히 작-_-업을 계속 했습니다.
솔직히 생각 같아서는
아주 빙~빙~ 돌며 구멍들 뚫고
섬을 만들어 가둬 버릴려고 했으니까요. -_-+
잠시 후
이 양반 드뎌 항복을 한듯
짐 챙기더니 궁시렁거리며 다른 곳으로 옮기더군요.
찬찬히 밖으로 나와
담배 한 대 피고는
속으로 ↓이렇게 외쳤습니다.
"이겼다!" -0-
그리고 그 근처에서
다시 얼음낚시를 했었습니다. -_-v
Episode 2
그렇게 힘겨운 승-_-리를 따낸 후
그럭저럭 정오 가까이 되어서
그만 철수를 할 것인지
더 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는데....
근처 제방에서
가족나들이 온 사람들이
열명 가까이 저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 (- (- (-_-') -') -') -')
(ㅡ_-)
그중 여성
아니.. 아줌마 한 분이 제게 오더니
고기 잡았냐고 물어보더라구요.
귀찮기도 하구
이것 저것 물어보면
골치 아플 것 같아서
못잡았다고 대답하고
담배 한 대 빼어 무는 순간....
느닺없이 입-_-질이 와서
잽싸게 낚싯대를 잡아 챘습니다.
/:
/ :
(ㅡ_-)/ 魚
이쁜 중치급 붕어가 달랑거리며 나오는데....
순간 옆에 있던 아줌아가
이렇게 외칩니다.
"야! 여기 고기 잡혔다. 이리 와봐!" -0-
그랬더니
제방에서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 내려오는데....
얼음판에선
찌지직~ 빠지직~ 금가는 소리가 날 뿐이고....
구녕에서는
펑~ 펑~ 물이 솟아오를 뿐이고....
난
빠져 죽을까바
진짜 오-_-줌 쌀 뻔 했고....
필사적으로 외쳤습니다.
"스톱!! 스~톱~ 오지마요!! 제발!! 으~흐~흑!" ㅠ0ㅠ
사람들이 주춤하더니
다행히 서더군요.
미련 없이
그때 올라 온 붕어
그 사람들 있는 자리로 휙~~ 던져주고
장비 대충 싸지도 못하고 집어든 채
제방으로
도망쳤습니다.
ㄴ(-_ㅡ+)ㄱ ==3 ==3 JoDDo
그때 제 맘 속에서
이런 소리가 나더군요.
"지져스~ 부처스~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ㅠ0ㅠ
뒤도 안돌아 보고
집으로 달렸습니다.
내가 겁이 많은 건지
사람들이 용감한 건지.... . -_-
Episode 3
그 개고생을 하고도 다음 주
결국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또
얼-_-음을 타러 갔습니다. -_-;;;;
역시나
날씨가 푸근한 탓에
얼음이 두껍지가 않더군요.
얼음판 위로 쉬 올라갈 만한 곳을 찾지 못하고
이리저리 한참을 헤메다가
근처에서 굵직한 나무 하나를 줏어
사다리 삼아 얼음판 위로 올라가는데
기어코 성공하였습지여. -_-v
그렇게
어렵사리 잔챙이 몇 마리 잡고 철수하려고
아까 진입했던 곳으로 다시 갔는데....
이런.. 씁-_-앨놈이 있나?
어떤 개눔이
생명줄 같은 나무는
저~만치 제방 쪽으로 던져 놓고....
게다가 그 자리에
구녕을 서너개 뻥~뻥~ 뚫어 놓구
낚시를 하다 갔나 봅니다. -_-;;;;
나는.. 어떻게 하라구.... . ㅜ_-
참고로
지금은 65~70 사이를 왔다갔다 하지만
당시 제가 80키로 넘게 나갔습니다.
거기다 장비무게까지 하면
거의 100키로는 나갈건데.... .
욜라 고민했습니다. -_-
'우선 장비를 던져서 무게를 줄이자!'
먼저 낚시가방 휙~ 하고 던지니
한 5키로 줄었겠져.
다음은
아이스박스 휙 던졌는데....
C-_-발
착지가 잘못됐는지
뚜껑과 몸체가 가볍게 분리되더군요.
낚시점 아저씨가
'가벼운 신소재에 튼튼해' ..라구 꼬셔서
새로 산 건데.... .
그 날.. 폐기처분 했습니다. ㅜ_-
암튼 이제 제일 중요한
제 몸땡이가 남았습니다.
가지고 있던 끌을
사다리 삼아 탈출하려고
얼음판에 가만히 걸쳐 놓았는데....
무슨 어드밴처 영화두 아니구
쫌 짧더라구요. -_-:;;;
그래도 할 수 없져.
없는 것 보다 나으니까.
속으로
'원! 투! 쓰리!' 세면서
박차고 날았습니다.
안전하게 착지했다 ..고 생각했는데
발 하나가 제 의지와 상관없이....
"풍덩!" -_-
순간 기우뚱하며
남은 발도....
"풍덩!" -_-
속칭.. 메기를 잡고 나와서
질퍽~ 질퍽~ 차로 향하며....
얼음 얇은 진입로에
함부러 구녕 뚫고
게다가 나무까지 패대기 치고 간 그 인간에게....
욜라 칭-_-찬을 해줬습니다.
"잘했다. 이 씁-_-쇄야.
니 덕에.. 내 낚시 인생에서.. 제일 큰 메기를
그것두 두 마리나.... .
이거나 먹어라." ㅡ_ㅡㅗ 뽀큐!!
그 날 이후
그 징그런 기억을 다시 떠 올리기 싫어
한동안 얼음은 안타구 다녔습니다. -_-
암튼.. 얼음낚시
무엇보다 안전이 제일이라는 사실
행여 올 겨울 얼음 탈 분들 계시면
잊지 마시길요. ^^
< Dreams - Steve Raiman >
.
첫댓글 크크
그러셨구나 ~~
얼음낚시
전 빙어낚시를 해보았는데
엄청 잼나던걸요
한줄에 몃마리씩 줄줄줄 ...
다른사람들은 초고추장에다가 산 넘을 그냥 꿀꺽 하는데
저는 내숭을 좀 떨었죠
물론 여지이기에 여자인척
그래서 튀김을 먹었드랍니다 ..
메기 한번 옴팡지게 ~~
요즘 화천에서 축제가 있는데
눈이 길 (도로_)을 가로막아
꼼짝도 몬하고 주말인데 ]
요래 방콕 중입니다
감기는 이별을 하셨는지요 ~
얼른 보내뻐리세효
부모님이 공원 묘지에 계셔서
따로 벌초를 다니지는 않는데
눈도 왔고
요 며칠 꿈자리도 사납고 등등
벌초 겸 미리 인사를 다녀왔네요.
눈 덮인 봉분 주변 청소하고
잠시 머물다 왔습니다.
몸상태가 메-u-롱이라
낚시는 날 풀리고 봄 쯤으로 미루어야할듯.... .
휴일 잘 보내시구여.
스완님도 늘 건강건강하세여. ^^/
삭제된 댓글 입니다.
우힛.. 갈려고 했는데
여기도 댓글 남겨주셨네요 ㅎㅎ;;
낚시.. 저 같은 쏠로면 모를까
안주인분께 미움 받는 대표적인 취미이자 레져죠.
그냥 세월 낚으시러 가신다 행각하시고
이쁘게 보아주시길요. ^^
그럼.. 진짜 갑니다.
해피 설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