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군(梁山郡) ‘양산 즉사(梁山卽事)‘ 한문학 7.> 총7편 中
양산시에는 선사시대 유적으로는 다방동패총·남부동패총이 있으며, 이들은 모두 초기 철기시대의 유적으로 토기와 골각기 등 많은 유물이 출토되었다. 신라시대의 유적으로는 웅상읍의 양산삼호리고분군(梁山三湖里古墳群), 양산북정동고분군(梁山北亭洞古墳群)과 양산신기동고분군(梁山新基洞古墳群) 등이 있다. 특히 양산북정동고분군 18기 가운데 동쪽으로부터 10번째 고분( 부부총)은 장방형 석실분으로 부부와 순장자 3명의 유골이 금동관·귀걸이 등 많은 유물과 함께 출토되었다. 수많은 보물이 있는 통도사 사찰과 주위를 제외한 그 외에도, 상북면의 양산소토리고분군(梁山所土里古墳群), 양산중부동고분군(梁山中部洞古墳群) 등이 있다. 산성유적으로는 신라시대에 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양산신기동산성(梁山新基洞山城)과 양산북부동산성(梁山北部洞山城)이 있으며, 그밖에 물금증산성(勿禁甑山城)이 있다.
유교문화재로는 교동의 양산향교(梁山鄕校)가 있으며, 천연기념물로는 상북면의 양산석계리의 이팝나무와 양산신전리의 이팝나무가 있다.
(1) 양산 도중에[梁山道中] / 이달(李達 1539~1612 or 1618)
匹馬梁山路 한 필의 말을 타고 가는 양산 길,
孤城郡邑開 외딴 성에 고을이 열렸고
行人盡南路 행인이 다다른 남쪽 길인데
何處是東菜(萊) 어디쯤이 동래인가?
滿市蒼煙起 풍성한 저잣거리 푸른 연기 일어나고
乘潮白鳥來 밀물타고 백조가 돌아오네.
悠悠作覊旅 떠도는 나그네 유유한데도
無事鬢毛摧 일 없이 귀밑머리만 세는구나.
(2) 양산 현판에 차운하여[次梁山板上韻] 최열 최황 아우들에게 주다(贈崔洌崔滉諸弟) / 홍성민(洪聖民 1536~1594)
縫掖當時伴 꿰맨 도포를 입고 그 당시에 벗한
深盟久未寒 마음의 맹세가 오래도록 식지 않았는데
相逢猶舊意 옛날 그 마음으로 서로 만났으니
莫作別人看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지 않으리라.
(3) 양산의 옛 친구가 작별의 잔치를 베풀다[梁山舊知 設宴話別] 앞 운에 차운하여 보이다(次前韻以示之) / 홍성민(洪聖民 1536~1594)
宴入更深燭淚流 술자리가 길어지니 촛농이 흐르는데
思來往事幾回秋 그리운 지난 일들 그 가을이 몇 번이었나?
臨分休把笙歌咽 이별을 맞아 목 메인 노랫가락, 나를 붙잡지 말라
強擬銷愁反作愁 억지로 시름을 삭이려다 도리어 시름을 만든다네.
(4) 양산 도중에[梁山途中] / 이상정(李象靖 1711∼1781)
村雞方喔喔 촌닭이 사방에서 꼬끼오 울어대니
征馬又蕭蕭 먼 길 가는 말 또한 바쁘구나.
風雨重陽近 비바람 속에 중앙절이 눈앞인데
關河萬里遙 관문인 강은 만 리나 아득하네.
塵緣何太重 세속의 인연이 얼마나 크고 중한지.
壯志未全消 장대한 포부 아직 식지 않았는데
到處烟霞在 도처에 안개와 노을이 있어
時能慰寂寥 때마다 고적한 나그네 위로해주네.
(5) 양산을 지나가며[過梁山] / 조경(趙絅 1586~1669)
沃川形勝擅南州 비옥한 하천과 형승을 남녘고을에 내려주어
江到梁山抱野流 도착한 양산의 강물이 들판을 돌아 흐르네.
高柳半天圍遠近 하늘의 반을 높은 버드나무가 멀리서 가까운 곳까지 둘러싸고
津亭如畫向汀洲 그림 같은 나루터 정자가 물가 모래톱을 향해있다.
膏腴橘土兼吳會 기름진 땅과 항구의 땅인지라, 오회(吳會)가 생각나고
杉漆秦中又楚丘 장안의 삼나무와 옻나무 또한 초구(楚丘)가 떠오르네.
誰借此間田二頃 요즈음엔 누가 밭 두 이랑을 빌리려 하리까.
綠蓑煙雨弄漁舟 녹색 도롱이가 안개비 맞으며 고기잡이 배 희롱하는데....
[주] 오회(吳會) : 중국 회계군(會稽郡)의 오현(吳縣)과 회현(會縣)의 병칭이다. 진(晉) 나라 장한(張翰)이 낙양(洛陽)에 들어가서 동조연(東曹掾) 벼슬을 하다가, 가을바람이 불어오자 고향인 오중(吳中)의 순채국과 농어회[鱸魚膾] 생각이 나서 곧장 사직하고 돌아간 고사가 있다.
[주] 초구(楚丘) : 땅 이름. 지금의 하남성 활현(滑縣)지역으로 춘추시대에는 위나라 땅이었다. 춘추 시대 위(衛)나라 임금, 위 문공(衛文公)이 초구(楚丘)로 도읍을 옮긴 후에 말을 많이 길러서 나라를 부하게 하였고 개암나무와 밤나무와 산유자와 오동나무와 가래나무와 옻나무를 심으니 이를 베어서 거문고와 비파를 만들었다.
(6) 비를 무릅쓰고 양산에 도착했다[冒雨到梁山] / 이현석(李玄錫 1647∼1703)
棧路縈紆十里長 벼랑의 사다리길이 길게 십리 걸쳐 빙 둘렀고
一江波浪雨微茫 온 강의 물결이 보슬비에 아득하다.
奇巖起伏如迎客 높고 낮은 기묘한 바위가 객을 맞이하는 듯하고
遠樹低昂互送檣 높고 낮은 먼 나무들은 돛대에게 번갈아 환송하네.
地勝果然山水窟 정말로 양산의 경치는 산 깊고 물 맑은 골짜기로써
民風恰是稻魚鄕 백성의 풍속도 이와 같으며, 벼와 물고기의 고향이로다.
若敎華構臨流闢 만약 화려하게 꾸민 것을 물가에다 세웠다면
未必聲名讓密陽 그 명성을 밀양에게 양보하지 않았으리라.
(7) 양산의 여관에서 동짓날 우연히 만나[梁山旅舍遇至日] / 박장원(朴長遠 1612~1671)
江上形容苦 강 위에서 몰골이 엉망이라,
停吟望洛陽 머물면서 강을 바라보며 읊조린다.
歸年殊浩渺 돌아갈 해가 특히 아득한데
至日轉凄涼 동짓날이라 더욱 처량하다.
寒向叢梅減 추워지면 매화나무 상할까봐
愁從彩線長 근심이 생겨나니 눈물자국 길어지네.
廚人供豆粥 부엌 사람이 팥죽을 끓어 베푸는
舊俗更堪傷 옛 풍속에 다시 근심을 견뎌본다.
(8) 양산춘첩자[梁山春帖字] 1611년에 이 고을 수령으로 나아갔다(辛亥出宰是邑) / 조익(趙翊 1556~1613).
① 공아[右 公衙] 관리 집무실.
報道新陽已破寒 새 봄을 알리니 이미 추위가 물러가고
條風吹入大江干 입춘의 바람 불어와 큰 강에 솟구치네.
今朝細菜新登案 오늘 아침 귀한 채소가 새로이 상에 오르는데
誰識遨遊愧素餐 누가 할 일없이 녹을 먹고 부끄럽게 유람하리오.
② 동헌[右 東軒] 고을 수령이 공사를 처리하던 곳.
緗簾長下寂無人 누르스름한 발이 길게 쳐져있고 사람 없어 고요한데
鈴牒稀時坐嘯頻 공문서가 드문드문한 때에 빈번히 일도 없이 앉아있네.
東閣近知詩興足 동쪽 누각에 가까운 지인이 있어 시흥이 일어나보니
小梅先占一枝春 작은 매화나무의 한 가지 매화들이 봄을 선점했구나.
③ 대문[右 大門]
溤生齊馬今誰在 의전용 말을 기른 물가에 지금 누가 계신가?
羊續懸魚古亦無 양속현어(羊續懸魚)는 예로부터 또한 없었으니
拙守詎能追往迹 옹졸한 태수가 어찌 지난 자취를 따를 수 있으랴.
門前惟願絶苞苴 문 앞에서 오직 바라건대, “뇌물을 거절하라”
④ 객사[右 客舍] 관사(館舍), 객관.
塵淸海岱閭閻靜 먼지 씻긴 바다의 태산, 촌마을 고요하고
雨足郊原稻黍豐 빗줄기 쏟아지는 교외의 들판엔 벼와 기장이 풍년일세.
鰈域太平知有象 태평한 우리나라 형체가 있음을 알겠는데
孤臣北望但呼嵩 외로운 신하는 북녘을 바라보며 높은 산에다 부르짖을 뿐.
⑤ 향교[右 鄕校] 지방공립교육기관
邦家治化重膠庠 나라를 어진 정치로 다스리고자 학교를 중시하였고
久識文風遍八方 오래 전부터 문(文)을 숭상하는 풍속이 사방팔방에 퍼졌다.
下邑從今絃誦盛 이제부터 고을엔 거문고와 시를 읊는 소리가 성하여,
竚看諸子破天荒 여러 제군들을 우두커니 보니 천지가 개벽(開闢)하였도다.
⑥ 향청[右 鄕廳] 지방자치기구
公堂鄕會幾時同 고을 공무 일을 의논하는데 몇 번이나 같이 하려나.
朋酒年年樂歲豐 술친구는 해마다 풍년이 즐겁다하네.
三物導民遺教在 백성을 이끌어 가르치는 세 가지 유훈이 있으니
會須陶卻舊淳風 “반드시 도연명이 말한 옛날의 순후한 풍속을 따라라.”
[주1] 양속현어(羊續懸魚) : 뇌물 가져오는 것을 거절하는 뜻이다. 후한서(後漢書)에 “양속이 남양 태수(南陽太守)로 있을 적에 부승이 생선을 선물로 보내오자 양속이 그걸 받아서 뜰에 매달아 두었는데 부승이 또 가져오자 전일에 받았던 것과 함께 돌려보냈다. 청렴.
[주2] 파천황(破天荒) : 천지개벽(天地開闢) 이전의 혼돈한 상태를 깨뜨려 연다는 뜻으로, ①이제까지 아무도 하지 않은 일을 행(行)함을 이르는 말. 혹은 ② 진사(進士)에 급제(及第)한 사람을 이름.
(9) 비옥한 하천의 양산에서[沃川梁山作] / 이이송(李爾松 1598∼1665).
垂柳陰陰日自斜 능수버들 휘늘어져 어둑한데 해는 절로 기울어가고
小亭幽絶似仙家 작은 정자는 그윽하고 한적하여 신선의 집 같구나.
避人不是秦商嶺 사람들을 피해 갔던 진나라 상인의 고개는 아닐진대
修契還同晉永嘉 계를 만들고자 중국 진의 회제(懷帝)같이 되돌아왔다네.
笑我塵容常道路 나를 보고 웃는 세속의 객들이 항시 도로에 있고
羨渠淸境日婆娑 풍요롭고 맑은 하늘엔 태양이 나부껴 돌고나.
他時擬趁中秋月 뒷날에 행여 한가위 달을 보고 뒤따르다보면
無限烟波叩枻過 무한한 물안개가 뱃전을 두드리며 지나가리라.
10) 천추절에 양산에서 세 종사관들에게 부쳐 보이다.[千秋節 在梁山 寄示三從事] / 이항복(李恒福 1556∼1618)
疇昔玆辰忝賀班 지난날 이때 하례의 반열에 참여했을 적엔
垂樓萬幕擁千官 누각 난간의 수많은 휘장이 일천 관원 에워쌌네.
香飄鵲尾霏微裏 작미가 피어오르는 속에 향 연기는 날리고
日繞龍鱗紫翠間 용린의 붉고 푸른 사이에 태양은 둘렀도다.
拜手禮嚴旂影靜 절하는 예 엄숙하니 깃대 그림자 조용하고
呼嵩祝罷珮聲還 만세의 축수 파하니 패옥 소리 돌아왔었네.
天涯此夜孤臣泣 하늘가 이 밤에 외로운 신하 울고 있나니
古戍無人月滿山 옛 군영엔 사람 없고 달만 산에 가득하구나.
[주] 작미(鵲尾) : 향로(香爐)의 일종이다.
(11) 양산에서 회포를 쓰면서 앞의 운을 재차 사용하다.[梁山書懷 再疊前韵] / 이항복(李恒福 1556∼1618)
嶺外經年鬢欲斑 영외에서 해를 지나매 귀밑이 희끗희끗하여라.
家人應怪不休官 집사람은 응당 벼슬 쉬지 않는 걸 괴이케 여기리.
天時易謝干戈裏 천시는 전쟁 속에 언뜻언뜻 교대하고
男子虛生宇宙間 남자는 우주 사이에 헛되이 사는구나.
袖有淚隨西日下 눈물은 석양을 따라 소매에 흘러내리는데
鴈無書寄北風還 서신은 북풍에 부쳐 돌아올 기러기가 없구려.
身如可化爲千億 이 몸이 만일 천억 개로 변화할 수만 있다면
散上梁山達漢山 흩어서 양산을 오르고 한산에도 오를 것을.
南民衣服半成斑 남민의 의복은 절반쯤 알록달록해졌는데
呼我時時作上官 때때로 나를 불러 상관이라 하는구나.
일본(日本)의 풍속은 존자(尊者)를 상관(上官)이라 부른다.(日本俗呼尊者爲上官)
徐伐鵝鷹歸海外 서벌의 거위와 매는 바다 밖으로 돌아가고
일본에서는 거위와 매를 사 가는 것을 귀히 여긴다. 경주(慶州)의 구호(舊號)가 서벌나(徐伐那)이다.(日本貴買鵞鷹 慶州舊號 徐伐那)
扶桑烟火入河間 일본국의 연화는 하수 사이로 들어오네.
荒城月照戍人語 황성의 달빛 아래선 수졸들이 얘기 나누고
凍磧風鳴廵騎還 언 모래벌의 바람 속엔 순찰 기병이 돌아오네.
鄕夢不知家萬里 고향 꿈은 집이 만리나 떨어진 줄을 모르고
喜隨蝴蝶度千山 기꺼이 나비를 따라 일천 산을 지나가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