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와 신부님께
(서울에서), 1845년 11월 20일
지극히 공경하올 신부님!
9월경에 강남을 출발하였습니다. 큰 바다로 밀려나와 여러 번 폭풍우에 시달렸습니다. 다음 바람이 거세지고 키가 부러지게 되어 난파하지 않도록 돛대들을 베어 버렸습니다.
그러고는 항해를 계속하였는데 강한 역풍으로 제주도까지 밀려갔습니다. 마침내 여러 날이 걸려 강경이라는 항구에 도착하였고,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아무런 재앙 없이 교우들의 영접을 받았습니다.
지극히 공경하올 페레올 주교님과 공경하올 다블뤼 신부님은 주님 안에서 평안히 계시며 조선말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메스트르 신부님과 (최양업) 토마스 부제를 영입할 여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박해자들인 왕과 대신들은 아직 살아 있습니다. 박해 소문이 교우들을 괴롭히고는 있습니다만 지금 그들은 평온을 누리고 있습니다. 올해 음력 7월경에 영국 배 한 척이 제주도에 왔습니다. 그때 대신들과 백성들은 이들이 살해된 신부님들의 피를 보복하러 온 줄로 여기고 두려워 하였습니다. 이렇게 서양 배들이 조선에 자주 드나드는 것은 산자들에 대한 외교인들의 증오심을 일으키게 합니다. 왜나햐면 그들은 교우들의 안내와 연락으로 서양인들이 온다고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외교인들은 우리가 강남에 다녀온 것을 의심하고 조사하면서 나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표현이 미숙해서 감히 많이 쓸 수 없습니다. 또 공경하올 페레올 주교님과 공경하올 다블뤼 신부님이 신부님에게 편지를 쓰실 것이고, 또 저는 뜻과 원의로밖에는 한 일이 거의 아무것도 없으므로 보고드릴 것이 많지는 않습니다. 이 밖에 탁월하신 저의 리브와 신부님과 공경하올 르그레즈와 신부님에게 진심으로 모든 행복과 성공을 기원합니다. 신부님, 기도와 미사성제 때 저를 기억해 주십시오.
신부님의 부당하고 무익한 종 안드레아가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