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을 바꿔 걸었다.
해가 바뀐다고 당장 달라지는 건 이것밖에 없는 거 같다.
딱히 할일도 없고
세상이 뒤집어 지게 좋은 일도 없고
세상이 뒤집어 지게 나쁜 일도 없고
동네여자들이 고스톱 치러 오라는 전화만 목 빠지게 기다리던
심심한 남편은
큰아들이 안부전화를 했는데도 실망? 해서 심드렁하게 받는다.
웃겨서 ~^^
이런 저런 묵은 때를 말끔히 씻겨 주려는 듯
밤새 내리고도 모자라 하루종일 펑펑 쏟아지는 눈을
양손에 눈 삽을 들고 치우고 또 치우는 남편을 따라 나가
하얀 눈 위에 하릴없이 국화꽃을 한송이 피워 보았다.
어릴 때 마땅히 할 일이 없었던 우리들은
아무도 밟지 않은 하얀 눈 위에
공연히 왔다 갔다 발자국도 내고
빙글빙글 돌아 꽃송이를 만들어 놓고는 했었다.
코 고무신 신고 만들면 꽃잎이 예쁜데
푹신한 털신을 신었더니 모양이 어릴 때만 못하다.
돼지띠 언니는 말 그대로
떡을 좋아하는 떡보라
서울 올라갈 때마다 이런저런 떡을 해서 부치고 올라간다.
올해는 마침 뜯어 놓은 쑥으로 쑥송편 한 말을 빚었다.
떡 안 좋아하는 동생도 송편은 좋아하다 보니
한 말 빚어서 셋이 똑같이 나누어 나 한몫 떼어 놓고
한과 두 박스 사서 역시 언니랑 동생네로 떡과 함께 부치고 올라가
신나게 먹고 놀다 오면 그만이니까.
오기전날 가방을 뒤지며 보니
테이프로 꽁꽁 싸맨 봉투를 꼭 집에 가서 뜯어보라는 글과 함께 넣어 놓았다.
몰래 뜯어보니 돈 25만 원이 꼬깃꼬깃 들어 있다.
떡값이라는 메모와 함께~
다 놓고 오면 언니 섭섭할까 봐 5만 원 빼고
20만 원을 역시 언니 빈 가방 안쪽에 몰래 넣어 놓고 내려와
떡값은 5만 원이면 족하니 나머지 거스름돈은 가방 안에 넣어 놓고 왔다고 전화를 했다.
그리고
띵똥~경쾌한 입금문자 한 통~
내가 미치고 만다 정말~
언니가 기어이 20만 원을 다시 부쳤다.
나 돈 있는데...
난 언니가 오래오래 건강하기만을 정말로 바라고 있는데...
또 이렇게 한 해를 보내고 맞이 하면서
잘 나지도 그렇다고 아주 못나지도 않은 사랑하는 우리 가족들
더도 덜도 말고 지금처럼만 쭈욱 건강하고 행복해주길..... 간절하게...
첫댓글 세자매가 잘 어울려지내는게 어떤땐 부럽드라..
니가 촌에사니까 더 맘이 애틋해할지도 모르고..
니네 아자씨를 표현한게 너무 웃겨서 혼자 웃었어.
고스톱 하실때 그 환한 모습이 눈에 선하네 ㅎㅎ
언제부턴가 눈구경하기 힘든거 같아 저번에 눈노래를 연신 했는데 눈이 많이 오니 불편한게 너무 많드라..
당췌 길이 미끄러워 다닐수가 있어야말이지..
넘어지면 이제 우리도 클나..
올해도 여전히 이곳에서 보게..
아프지말고?
가끔은 의견차이를 보일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남자형제보다 여자형제들이 더 재미있기는 한거같아.
이번에 가보니 언니가 정신이 좀 심하게 깜빡 거려서 좀 걱정이 되기는 했지만
나이들면 다 그려려니 하고 왔어.
그러게 말이야
올겨울엔 작년만큼 안 부르네?
오붓한 분위기가 전해져 오네요 ^^ 저는 아침에 서산으로
떡국 먹으러 나갔다가 이제 왔에요 새해에도 건강하게
잘 보내세요 잘보고 갑니다 ^^
우린 오늘 둘이 택배 보내러 나갔다가
떡국 한그릇 사 먹고 왔어요.
@진이 ㅎㅎ 웃겨요 저는 삼길포항 갔더니 줄서면
떡국 줘서 잘먹고 잘놀다 왔어요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누님
항상 건강하시고요
가슴 따뜻한 글 감동입니다 감사합니다
고마워요.
늘 생각해주고 찾아줘서요.
오오... 털신 신고 맹글었는데 국화꽃을 넘 멋지게 그리셨네요
대단하십니다~~~짝짝짝!!!!
글구... 떡값 가지고 작은 소동을 벌이는 자매가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 오네요, 부럽습니다~~
진이님도 새해에 늘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고무신 신고 만들면 정말 꽃잎 같은데
잘 안 되더라구요.^^
떡값은 오고 갔지만'또 다른걸로 또 보내야지요.
아무리 언니지만 명분 없는 돈 괜히 받을수 있나요.
퓨플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