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g_a5ZjlVtUk?si=6fkzCva2KwXpv0K5
Claudio Arrau - Beethoven: Piano Sonata No. 24 in F sharp, Op. 78 “For Therese”. Rec. 1965
1796년과 1799년 사이에 비엔나에서 베에토벤은 브룬스빅가의 사람들과 알게 되었고, 1806년에 백작의 영애 테레제 브룬스빅과 약혼을 했다고 전해진다. 이 작품은 1809년 테레제에게 헌정된 것.
그러나 무슨 이유에선지 이 두 사람은 결합되지 못하였지만... 두 사람 모두가 언제까지나 서로의 애정을 잊지 못했다고 한다. 베토벤이 숨을 거두던 해에 울면서 테레제의 초상화를 껴안고 있던 장면을 친구가 목격했고, 테레제 역시 베토벤이 죽은 이듬해에 탁아소를 만들고 평생 독신인 채로 그 일을 하다가 세상을 마쳤다.
그럼 테레제가 바로 베토벤의 불멸의 연인이 되는 것일까..? 위의 사실만을 보아도 증명이 되고도 남을텐데... 그러나 이 또한 아직껏 수수께끼라 하니... 하지만.. 그 논의의 여지가 그렇게 중요한 기준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한 거장이 어떤 여성을 진심토록 사랑하였고... 그 충만한 사랑이 이토록 섬세하고도 아름다운 음악을 배태할수 있었다는 사실을 감지하면서... 이 음악을 들어본다면 그 느낌이 배로 팽창될수 있을것이라 생각한다.
또.. 나는 이 작품을 다루면서 간과 할수 없는 중요한 사실 한가지를 알게 되었다.
"화제에 오르는 건 언제나 올림다단조의 것[월광]뿐이다! 그러나 나는 정말 더욱 뛰어난 작품을 썼다. 올림바장조의 소나타에는 또 다른 내용이 있다!"
베토벤이 그의 제자 체르니에게 이렇게 말했다는 것은... 그가 이 작품을 [월광]보다도 훨씬 우위에 두었다는 점을 잘 알수가 있으며 또 한가지는 베토벤의 기호와 청중의 기호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피아니스트이며 음악학자인 파울 바두라 스코다는 그 원인을.... 이 작품의 가장섬세한 시적 내용과 같은 섬세하고 숭고한 형식으로 옮긴 점에 있다고 말한다. 실지로 이 곡을 연주하는 사람들은... 무척이나 어려운 난이도에... 좌절하기도 한다던데.
서두의 4마디로 이루어진 아다지오 칸타빌레... 견고하게 쌓아올린 화성들이 부드러이 녹아내릴때 이런 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내 마음 깊이에서 솟아오르는 이 진지한 감정은 언제까지라도 변함없이 지속이 될 것이오... >
뒤이어 흐르는 테마는.. 퍽이나 진지하고도 겸허하게 느껴진다.. 그래.. 사랑이란 온전히 자신을 낮추고 마음을 비우는 일이니까.
사랑을 느끼는 순간엔.. 사람의 몸에 잠재하고 있던 세포의 촉수들이... 고스란히 열리고야 마는 것일까.. 이 또한 우리가 헤아릴 수 없는 너무나도 아름답고도 신비스러운 감정이니.... 한 사람에게 사랑을 느끼는 순간 서서히 깨어나는.. 참으로 미세한 감성들이 걸러져.. 이 노래의 여러 악상에 골고루 번져 있는 것을 그대로 느낄 뿐이다.
수없이 들으면서.. 브렌델의.. 혹은 다른 연주자의 세밀한 손끝의 감각을 느껴보라.. 한없이 다정하고... 섬세하고... 또 사랑하는 이를 향하는 가슴설레임도 느껴질 것이고... 무어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마음 떨림이 그대로 느껴질 것이다.
친밀한 감정들이 수많은 시간속에서 오고 가고... 그들 사이에 항시 음악이 존재했을 것이다... 레슨을 할 때나.. 베토벤이 피아노를 칠 때나.. 그 음악속에서 마음이 흐르고 넘치어 더우기 풍성한 감동을 느꼈을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거장의 마음에 가까이 도달했던 한 여성이라... 그의 음악의 표현에 있어 보다 더 세세한 이해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도 생각해본다.
진지한 음악 안에서 이루어지는 만남은 그저 단순한 감정의 흐름만은 아닌 것 같다... 이를테면 거듭 거듭 쌓아지는 것이라 이야기 할수 있을까..? 교감하는 음악... 그 깊은 감동 안에서 독특하게 이루어지는 느낌은 감히 그 길이와 깊이를 측정할 수 없는 것이기에.... 베토벤의 음악이 돌에 돌을 겹치고 세워서 벽에 색칠을 한 건축에 비교 할수 있는 것처럼... 마음과 마음이 겹겹이 세워지고.. 그 층층마다 음악이 속속히 스며들어가 채색된지라... 쉽사리 부서지거나 허물어지지 못하는 평생을 가는.. 참으로 가슴 저린 사랑이 여기에 있다.
이 곡은 보통 론도형식이라 하지만.. 어떤 이는 변칙 소나타 형식이라고도 말한다... 악보를 보니.. 내 눈에는 거의 론도 형식으로 파악이 되던데.... 그런 것까지 따지려 하니.. 좀 복잡해지네...^^ 1악장과 비교 할 때 조금 대담하기도 한 주제가 들어서지만 그러나 무척이나 섬세하다.. 마치 음표들을 희롱하듯... 장난스럽기도 하고... 이 곡을 연주할 때는 거의 중력이 없을 정도로.. 무척이나 가볍고 세밀한 감각이 필요할 듯하다.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를 듣기 시작하면서 그의 전기를 다시 한번 읽었었는데.... 베토벤이 [월광]보다 높이 평가한 이 작품이.. 어떤 모양으로 생겼는지.. 무척이나 궁금했었다... 더더군다나 그가 오랜 세월동안 사랑했던 여성에게 헌정한 곡이라 하니.. 더우기 호기심이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처음 들을 때의 그 느낌 또한 물론 잊을 수가 없지만.... 내 미약한 수준에서나마 이 곡을 다루고 난 뒤의 더우기 진하게 밀려오는 감동은... 단순히 말로써 표현할 수가 없다... 그 선율 하나하나가 마치 미세한 가루가 되어 온몸에 퍼지듯.. 테레제 소나타...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를 가까이 하면서... 너무나 감사하게 얻은.. 또 하나의 아름다운 수확이다. 글 : 황숙영
글출처: 웹사이트
https://youtu.be/TVBYpaeI4RM?si=EZVuUM7qdqtp6Vho
Beethoven Sonata no.24 “À Thérèse” András Schi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