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NTgcwny1PnU?si=sGyTeXccMSIgr2tl
Fritz Wunderlich, tenor. Hubert Giesen, piano. Salburger Festspiele 1965.
Ich war bei Clhoen ganz allein
und küssen, küssen wollt'ich sie:
jedoch sie sprach,
sie würde schrei'n,
es sei vergeb'ne Müh'
Ich wagt'es doch,
und küsste sie,
trotz ihrer Gegenwehr.
Und schrie sie nicht?
Ja wohl, sie schrie, sie schrie;
doch, doch lange hinter her.
Francesco Hayez (Italian, 1791-1882)
The Kiss
클림트의 "Der Kuss" (1907-8, Osterreichesche Galerie: Wien)
구스타프 클림트(G. Klimt, 1862-1918)를 처음만난 건 어느 그림책에서도, 화랑에서도, 혹은 요즘 유행하는 아트엽서나 모사판 그림에서도 아니었다. 어느 영화 속 한 장면에서 그의 그림과 그리고 그와 우연하게 첫 조우하였다. 그러나 처음 만났다는 사실 그 자체보다는, 단 한번 스쳐지나간 장면 속에 오버랩된 그림 하나가 머리 속 한 곳에 또아리를 틀고 들어앉아 진동하는 것을 느끼는 것은, 적어도 그때까지 매우 특별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경험이었다. 불치의 병에 걸린 귀족취향의 미술사학도인 그와, 그와는 전혀 다른 계급적 위치의 간병인 그녀 사이의 사랑노릇이라는, 처음부터 끝까지 ‘통속’이었던 영화를 그저 그러한 태도로 보고 있던 나는, 영화 속 한 장면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그림 하나로 인해 그 ‘통속’에서 쉽게 헤어 나오지 못하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맛본 것이다.
적어도 그 장면이 시작되기 전 까지 그림 혹은 미술이라는 것은 영화의 주요 소재도, 이야기의 플롯을 진행시키는데 있어서 아무런 역할도 아니라는 듯이 잠잠히 숨겨져 있었다. 물론 주인공 남자가 미술사를 공부한다는 사실이 무엇인가를 암시할 법도 하겠지만, 사랑이란 것이 시작될 때까지는 그저 그의 고상하고 탐미적인 성격을 잘 드러내 주기에 알맞은 설정의 일부 정도였다. 그러나 영화 속에서 사랑은 시작되어야만 하고 전개되어야만 하는 까닭에, 그림은 돌연히 등장한다. 그리고 그 그림은 자신의 과거와 현재의 사고, 감정, 그리고 존재 그 자체를 그대로 드러내놓을 뿐만 아니라, 상대에게 이입시키기 위한 일종의 코드로써 작동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그림에 대해 아무런 관심도 없었던 여자를 옆에 두고, 슬라이드 필름을 한 장 한 장 넘기는 가운데, 문득 화면은 하나의 그림 앞에 멈춰 섰다.
한 쌍의 남녀가 무릎을 반듯하게 꿇고 허리를 곳곳이 세운 채로, 화면 가운데에 그렇게 정지해 있다. 남자의 두 손은 불그레하게 상기된 표정으로 눈을 지그시 감고 있는 여자의 얼굴을 조심스럽게 감싸고 있다. 이 감싼 남자의 손등 위에 여자의 한 손이 올려져 있고 다른 한 손은 자신을 향해 얼굴을 돌리고 있는 남자의 목덜미 뒤로 자연스럽게 넘어가 있다. 이러한 포즈 속에서 그들은 서로의 입술을 찾아가고 있다.
그림의 제목은 [입맞춤]이다. 연인사이의 애정을 가장 쉽고 확실하게 외연화할 수 있는 방법이자, 또한 열정적인 사랑을 위한 전이의 방법이기도 한 입맞춤을 클림트는 환상과 모순으로 담아내고 있다. 그들의 발아래로 노랗고 붉은 꽃밭이 푹신한 주단처럼 깔려져 있고, 머리 뒤에도 마치 성채 같은 빛이 번지고 있다. 온통 황금채색인 두 사람의 옷자락은 이들 몸 간의 경계를 허물어 버린다. 이 금박과 식물성의 채색은 클림트의 화면의 특징이며, 그가 주도했던 비인의 근대미술자락의 손꼽히는 매력이다. 그러나 이 들의 자세는 매우 모순적이다. 여자의 목은 있을 수 없이 90도로 꺾여져 있다. 그리고 자세 또한 대단히 경직되어 보이기까지 한다. 이처럼 과장된 포즈와 느낌, 그리고 화려함은 그들을 더할 나위 없이 나른하고 우아하게 만든다.
그 속에서 이들의 입맞춤은 우리가 영화 속에서 보는, 혹은 소설에서 만나는 찰나적이고 열정적인 입맞춤처럼 보이지 않는다. 두 눈을 살짝 감고 있는 여자의 얼굴에는 지금 행복하고 평안하기에 황홀하다는 자신의 감정이 고스란히 나타나있다. 그들의 입맞춤은 느릿한 따스함이 깃들어져 있다. 동태적이기 보다는 정태적인 충만함. 단지 화면의 평면성이 내포하는 특성에서 비롯된 연유만이 아니라, 그들의 사랑의 정감은 그렇게 오래도록 지속되고 싶은 욕망을 품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직 그들의 입술은 포개지지 않았다. 그래서 서로의 입술을 찾아가는 이 연인들의 감정은 묘하게 떨리고 있으며, 그 후를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이들은 안위적이다.
아마도 그 그림에 멈춰선 영화 속의 젊은 남자의 감정이 그러했을 것이다. 자신의 시한부 인생에 있어 찰나적인 사랑의 감정보다는 오래도록 지속될 수 있는 그런 애정의 모습을 갈망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는 클림트에게로부터 그 불안함과 나른함을 전이받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각혈과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자신의 사랑을 찾고 싶었을 것이다. 화려함은 때로 사치스러움이라는 수식어를 동반한다. 그리하여 세상 속에서 포장된 사랑의 미사어구에 대한 강한 부정으로 이어지게끔 만든다.
그러나 우연히 만난 그의 그림에 의하여 입맞춤이란 것이 저토록 아름답고 사치스럽고 나른할 수 있는 것이라는 걸 처음 느꼈다. 그것은 그 어느 열정과 뜨거움보다 더 한 것이었다. 문득 충만함이 가득한 그들의 뒷모습이 보고 싶어진다. - 출처 : http://pungkeong.jinbo.net/
자료출처: 참마음 참이웃
https://youtu.be/BTu3UdMokm0?si=3E6UFZW5mcdD2nYy
Der Kuss, Op. 128 · Hermann Prey · Gerald Mo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