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삼대 천재 중 한 사람이라 일컬어지는 홍명희 선생의
임꺽정을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한 지 몇 년이 되어서야 책을 대하게 되었다.
임꺽정이 조선시대에 끼친 사회적인 역량이나
헐벗고 굶주린 똑똑한 자들이 살아갈 수밖에 없었을 사회상이 궁금했던 것보다
홍명희 선생의 임꺽정은 우리말 창고라는 말을 들었던 이유가 더 컸다.
10권으로 다 끝내지 못 한 소설이라 다 읽고도 뭔가 미진한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나라가 남북으로 갈리지 않았다면 홍명희의 '임꺽정'은 계속 이어졌으리란 생각을 하면
분단이 주는 슬픔은 크고 작은 것에 산재해 있다 싶어서 더욱 씁쓸해진다.
왼쪽 사진에서 푸른 빛 장정을 한 책은
70년대인가 80년대 초에 출간한 것으로써
마지막 권에 임꺽정 낱말 사전이 이있다.
그리고 90년대에 재 출간을 한 검은 색 책에는 1권에 낱말 사전이 붙어있다.
낱말 사전이 좋아서 1권을 살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아직은 살려서 써도 좋을 낱말을 가려서 워드로 찍어 보았다.
생활 속에서 사어가 되어가는 우리말들을 되살려 쓰는 것은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좀 힘든 일이긴 하다.
하지만 행간에 숨은 듯 부드럽게 연결이 되면서 말 뜻이 전달이 되도록
자꾸 글을 쓰다보면 작가에게나 독자에게 스르르 흡수가 될 거라고 믿는다.
내 힘은 아주 미미하겠지만 그래도 노력한다.
---------- 임꺽정 낱말 사전에서 가려 뽑은 우리말
가뭇없다/자취가 조금도 없다. 전혀 보이지 않아 찾을 길이 감감하다
가스러지다/성질이 순하지 못 하고 거칠어지다
개신개신/게으르거나 쇠약한 사람이 동작을 맥없이 하는 모양
개잠/아침에 깨었다가 다시 자는 잠. 개처럼 자는 잠.
거듬거듬/ 대강대강 거둬 나가는 모양
거먹빛/윤기없는 검은 빛
거방지다/몸집이 거대하고 동작이 드레지다
거벽스럽다/묵직하고 기승스럽다
거산하다/모두 뿔뿔이 흩어지다
거슬거슬/성질이 거친 모양
거실거실/거슬거슬의 방언
건공잡이/허공에 떠들리거나 몸의 중심을 잃고 거꾸로 박히는 것
건둥반둥/방둥건둥. 일을 다 마치지 못하고 그만두는 모양
건몰다/일을 정성들이지 않고 건성건성 빨리 해나가다
건정건정/일을 겉날리어 대충대충 해나가는 모양
겁겁하다/성미가 급하여 참을성이 적다.
겉가량/겉으로만 보고 대강 하는 짐작
겸두겸두/한꺼번에 여러 일을 겸하여 하는 모양. 겸사겸사, 겸지겸지
고리삭다/성이나 행동이 케케묵고 시들하다.
곰배곰배/곰배임배. 계속하여. 자꾸자꾸.
공생스럽다/마음속으로 다행하게 여기다
괸난하다/괴란하다. 부끄러워서 낯이 붉어지다.
괴란스럽다/부끄러워서 낯이 붉어지다.
귀성거리다/구시렁거리다
깐보다/깔보다의 방언
깜냥없다/종작없다. 제 분수를 모르고 어림없다
꺼귀꺼귀/입을 천천히 놀리며 무엇을 씹는 모양
꾀꾀로/가끔가끔 남이 보지 아니하는 틈을 타서 살그머니
꾀솜꾀솜하다/꾀음꾀음하다의 속어. 달콤한 말로 남을 꾀어 호리다
끄숙이다/끌어당겨 아래로 박다.
끼억/억척스럽고 고집스러움. 그악
나번드기다/날쳐서 설치다
나우/좀 많은 듯하게/ 정도가 낮게
난밖 사람/난데 밖의 다른 곳 사람이거나 다른 계층의 사람.
냅뜨다/힘차게 앞질러 나서다. 참견하지 않을 일에 불쑥 참견하고 나서다
너누룩하다/잠시 고자누룩하다. 심하던 병세가 잠시 가라앉다.
너미룩내미룩하다/서로 상대편으로 일이며 책임을 떠 넘기어 미루다.
너웃너웃/너울너울. 해가 떨어질 듯 떨어질 듯하면서 느릿느릿 지는 모양.
넉적다/민망한 것을 모르고 뻔뻔스럽다.
넘나다/분수에 넘치는 짓을 하다.
어정어정 놀아가면서/ 느릿느릿한 행동으로
노창하다/얼굴이 나이가 들어보이다.
느럭느럭/동작이 매우 느린 모양.
다기지다/담차고 야무지다. 다부지다.
달구비/밤에 퍼붓듯이 힘차게 죽죽 쏟아지는 비.
댕갈댕갈/맑고 높은 소리가 벽이나 문 같은 것을 사이에 둔 저쪽에서 나는 모양.
더뻑/앞뒤를 가리지 않고 함부로 불숙.
덜밉지 않다/그다지 미워 보이지 안니하다. 그리 흉하지 아니하다.
덧거치다/덧거칠다. 일이 글러나가다. 일이 그릇되다.
덧걸이/씨름 수의 한 가지.
덧들이다/남을 건드려서 노하게 하다
덧정/ 한 곳에 깊은 정을 붙이면 그에 딸린 것까지 사랑스럽게 여겨지는 것.
덩둘하다/매우 둔하고 미련하다. 어리둥절하고 멍하다.
데시근하다/어떤 행동이 씨가 먹지 않고 미지근하다.
데시기다/당기지 않는 음식을 억지로 먹다.
데퉁궂다/데퉁스럽다. 성질이나 행동이 조심성이 없고 미욱하며 거친 데가 있다.
도다녀오다/갔다가 머무르거나 묵지 않고 곧 돌아오다
도두밟다/ 가파른 길을 힘들게 밟고 올라서다.
도르다/먹은 것을 게우다.
도섭스럽다/능청스럽게 도섭을 부리는 티가 있다. 도스르다/무슨 일을 이루려고 별러서 마음을 가다듬다.
돌서덜밭/돌이 많이 깔린 땅이나 밭.
돔바르다/매우 인색하다. 조금도 인정이 없다.
되숭대숭/여러 사람이 이러쿵저러쿵 종작없이 지껄이는 모양.
되창/되창문. 벽에 조그맣게 낸 창문.
두남두다/편들다. 잘못된 것을 두둔하여 주다.
두동싸다/ 두동지다의 방언. 앞두가 서로 모순이 되어 맞지 않다.
둘하다/둔하고 미련하다
뒤뜨다/뒤받아서 대들다.
뒤변덕스럽다/매우 변덕스럽다.
뒤설레/서두르며 수선스럽게 구는 것.
뒤스럭스럽다/말과 짓이 얌전하지 못하고 늘 부산하다.
뒤쪽대다/말의 앞뒤가 맞지 않다.
뒤트레방석/또아리처럼 둘둘 감아서 만든 방석.
드다루다/들어서 다루다. '다루다'를 세게 이르는 말.
듣거니맺거니/눈물이 방울져 떨어지고 또 맺히는 모양.
들거지다
들내다/먹거나 마셔서 없애다
들뜨기/떠내기 손님. 늘 오지 아니하고 어쩌다가 한두 번 찾아오는 손님
들싼대다/등쌀을 대다. 몹시 짓누르거나 못살게 굴다.
들음들음/가끔 조금씩 들음
등겁하다/질겁하다. 몹시 놀라다.
딴기 적다/기력이 약하여 냅뜰 기운이 적다.
떼떼하다/뜨악하게 여기고 불평스럽게 투덜거리는 모양.
마닐마닐하다/말랑말랑하고 만만하다.
마들가리/땔나무의 잔 줄거리. 나무의 가지가 없는 줄기.
맏자라다/마디게 자라다. 키가 자라는 것이 더디다.
말강스럽다/말짱스럽다. 깨끗이. 말끔히.
말살스럽다/모질고 쌀쌀하다. 인정이나 붙임성이 없이 쌀쌀하고 무뚝뚝하다.
맨드리/옷을 입고 매만진 맵시.
맨망스럽다/맨망한 듯하다. 요망스럽게 까불다.
몰풍스럽다/성격이나 태도가 부르러운 맛이 없고 매우 매몰스럽다.
무랍없다/사귀는 사이가 몹시 가까워 어려워하는 티가 전혀없다.
무릎맞춤/제삼자 앞에서 서로 마주하여 전에 한 말을 확인하면서 옳고 그름을 따져 가리는 일.
무무하다/교양이 없어 말과 하는 짓이 무지하고 서투르다.
무이 여기다/업신여기다. 우습게 알다.
무춤무춤/자꾸 무춤하는 모양. 놀라거나 또는 어색한 느낌이 있을 때 하던 동작을 갑자기 멈춤.
묵새기다/별로 하는 일 없이 한곳에 오래 묵으며 세월을 보내다.
물경스럽다/전혀 예상하지 못해서 깜짝 놀랄 만하다. 새삼스럽다. 이치에 닿지 않다.
미치미치하다/멍칫거리다의 속어.
민주스럽다/민망스럽다.
바상바상하다/자네두 알다시피 천왕동이가 성미는 바상바상한 위인이 갓 정든 안해를 떨어져서 지금 하루를 일년같이 보내네.
바사지르다/바스러뜨리다의 방언.
바장이다/부질없이 잛은 거리를 왔다갔다 하다.
반지빠르다/언행이 어수룩한 맛이 없이 얄밉게 반드랍다.
발기집다/발기를 잡다. 감춰진 사실을 들추어내다. 꼬치꼬치 캐어 물어서 밝혀내다.
방사스럽다/거리낌없이 제멋대로 하다. 방자하고 간사하다.
벋버듬하다/두 끝이 바깥쪽으로 벋어서 잔뜩 버듬하다. 두 사람 사이가 서로 맞지 아니하여 버성기다.
부삽하다/부산하다. 어수선하고 바쁘다. 시끄럽고 떠들썩하다.
부전부전하다/남의 바쁜 것은 생각지 않고 제가 하고자 하는 일만 하려고 서두르다.
부쩌지 못하다. 부쩝지 못하다. 가까이 부접을 할 수 없다. 한 곳에 오래 배겨 있을 수 없다.
부프다/성질이 부드럽지 못하고 급하다.
불불이/부랴부랴의 속어.
비꾸러지다/그릇된 방향으로 벗어져 나가다.
비줄비줄/비죽비죽.
빌빗하다/얼추 비슷하다.
뻑쓰다/뻣뻣하게 고집을 세우다.
뼈물다/단단히 마음속에 벼르다.
산후발이/산후에 몸이 붓고 고열이 나는 증세.
살천스럽다/쌀쌀맞고 매섭다.
생게망게하다/뜻밖의 일이 너무도 터무니가 없어서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생급스럽고 터무니가 없어서 생각이 도무지 닿지 않다. 말이나 행동이 생급스럽고 터무니없다.
서그러지다/마음이 너그럽고 서글서글해지다.
서낙하다/장난이 심하고 그악스럽다.
시늠시늠/시름시름.
시뚝하다/마음이 언짢아서 모른 체하거나 토라져 있다. 시뜻하다.
시라소니/스라소니의 방언. 약하고 어리석고 주변없는 사람을 얕잡아 일컫는 말.
시룽시룽하여지다/실없이 지껄이고 까불거리다. 점잖지 못한 언행으로 보기 싫게 웃고 쓸데없는 말을 지껄이다.
이기똥하다/남달리 깜찍한 데가 있다. 몸가짐이나 태도가 새침하고 뚱하다.
아쉬잡다/어쩔수 없이 아쉰대로 잡다.
앙가바틈하다/암바틈하다. 짤막하고 딱 바라지다.애색하다/애가 막히다. 애끊다.
약약하다/귀찮은 것을 억지로 하는 태도가 있다.
어금버금/어금지금. 서로 비슷하고 대소 장단의 차가 적음.
어뜩비뜩/행동이 바르지 못한 모양.
어리무던하다/어련무던하다. 그리 언짢을 것 ㄱ없다. 성질이 까다롭지 아니하고 무던하다.
어리보기/얼뜬 사람. 둔한 사람.
어섯귀 뜨다/사물의 이치를 대강 알아들을 수 있게 되다.
어섯눈/사물의 이치를 대강 알아볼 수 있는 안목.
어섯눈 뜨다/사물의 이치를 대강 알아볼 수 있게 되다.
어질더분하다/어지럽고 지저분하다.
얼맞다/엇비슷하게 걸맞다.
여줄가리/중요로운 일에 딸린 그리 중요하지 않은 일.
옹송망송하다/정신이 흐리어 생각이 나다가 말다가 하다.
우려들다/빛이 곧바로 비쳐들다.(마당에 가득한 달빛이 열어놓은 창문으로 우려들어서 방안에 불이 없어도 희미하게 보이는데......)
움퍼리/움파리. 움막.
으늑하다/조용하고 깊숙하다.
자살궂다/성미나 하는 짓이 잘고 곰상궂다.
자위지다/병으로 몸이 쇠약해지다. 살림ㅇ 쪼들려들거나 어려워지다.
저겨디디다/발끝으로 소리나지 않게 조심스럽게 옮겨디디다.
주니가 나다/두렵거나 확고한 자신이 없어서 내키지 않는 마음이 생기다. 몹시 지루함을 느끼는 싫증이 나다.
지릅뜨다/고개를 숙이고 눈을 치올려서 뜨다.
지망지망/조심성 없고 경박하게 나부대는 모양. 투미하여 무슨 일에나 소홀한 모양. 조심성이 없고 경솔하다.
지저구니/'하는 짓'의 속어.
진동한동/급하거나 바빠서 꽤 허둥거리는 모양.
진물진물/눈가나 또는 살가죽이 진무른 모양.
쩍지다/크게 벌어지거나 갈라지다. 싸움을 할 때 쩍 소리가 나도록 크게 한판 싸우다.
찜부럭을 내다/몸이나 마음이 괴로울 때에 걸핏하면 심술을 부리는 것.
찰찰하다/매우 자상하고 약빠르다.
포실하다/살림이 넉넉하다.
풀풀하다/참을성이 적고 괄괄하다.
해망쩍다/총명하지 못하고 아둔하다.
해참스럽다/해찰스럽다. 몹시 놀랄 만하다. 해괴하고 민망스럽다.
허우룩하다/썩 가까운 사람과 이별하여 텅 빈 것 같이 마음이 서운하고 허전하다.
헙헙하다/의지가 굳세지 못하고 줏대가 약하다. 어이 없으리만큼 허망하다.
헤살 놓다/짓궂게 훼방을 놓다.
휘주근하다/후줄근하다. 몹시 지쳐서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맥이 없다.
흥뚱거리다/흥뚱항뚱 행동하다.
힘지다/힘이 있다. 힘이 들 만하다.
첫댓글 잘 보았습니다, 숲속들꽃님.
모르는 우리말이 너무 많다는 생각을 요즘 부쩍 많이 하게 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