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오염정도 표시도 / 봉사자 우선 투입 구획도
기름 유출 사고 처리의 핵심은 초기 방제작업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인력과 재원을 적절히 투입하여 바다로 쓸려가거나 땅으로
스며들기 전에 신속히 기름을 ‘수거’ 하는 것이 방제작업의 관건입니다.
12월 7일의 태안 앞바다 사고 이후로 수십만의 자원봉사자들이 다녀가면서
상당한 진척이 있었지만, 오염 정도에 비해서 물량과 인력이 할당이
부족한 곳이 있어서 참으로 아쉽습니다.
12월 22일과 23일 양일 태안에서 가장 피해가 심한 ‘소원면’ 해변 곳곳을
답사하고 우선적으로 방제작업이 필요한 곳을 표시해 올립니다.
피해의 ‘심각성’에 대한 기준은 눈으로 확인해서 잔류 기름의 양을 보고
판단한 것임으로 객관적이지 않을 수 있음을 미리 말씀 드립니다.
[ 0000 소원면 오염지도 - 자갈밭과 방파제 작업이 시급히 요구됩니다. ]
지명별로 살펴보기
구름포 해수욕장
구름포 해수욕장은 소원면의 최북단 해수욕장입니다.
이곳 자갈밭 오염이 상당히 심한 상황입니다.
[ 1000 기름이 흥건한 자갈밭 ]
[ 1010 밀물 때 모습 - 기름은 둥둥 떠다니고...]
작업에 대한 정확한 지침이 없이 ‘기름을 없애야 한다’는 일념으로 작업을 하다 보니
종종 적절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분들이 있습니다.
한 봉사자가 자갈밭의 기름을 없애기 위해서 기름 묻은 자갈을 퍼서 바다로 던져서
씻기고 있는 모습입니다.
[ 1011 기름 묻은 자갈을 바다로 퍼 던지는 모습 ]
바다와 땅에 스며들지 않게 하려고 기름 제거작업을 하는 것입니다.
자갈만 깨끗하게 하기 위해서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ㅠㅜ
의항리(자갈밭)
의항리 자갈밭은 구름포 해수욕장과 십리포 해수욕장 사이에 있습니다.
[ 1020 의항리 자갈 밭(썰물 때) ]
의항리 자갈밭과 십리포 해수욕장을 많은 분들이 혼동하곤 하는데,
이곳 ‘청운대’(뽈록 튀어나온 사구)를 중심으로
[ 1040 청운대 ]
왼쪽 모래사장이 십리포 해수욕장이고, 그 오른쪽이 의항리 자갈밭입니다.
의항리 자갈밭의 가장 심하게 오염된 곳은 저 코너를 돌아 40여 m의 기암들을
넘어서면 나옵니다.
[ 1020 의향리의 뽈록 튀어나온 저 모퉁이('곳'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작은 사구)를 돌아서
40m를 더 가면 오염된 자갈밭 ]
의항리 자갈밭을 조금만 파보면 기름이 흥건하게 나오는 이유로 한참 작업을 하다보면
몸이 만신창이가 됩니다.
[ 1070 의항리 안쪽 자갈밭 ]
[ 1080 의항리 자갈밭으로 밀물 들어오는 모습 ]
* 참고로 밀물 들어오면 작업을 끝내고 가시는 분들이 있는데,
밀려들어오는 바닷물은 기름을 한껏 머금었기 때문에 이런 때는
흡착포를 가져다가 작업을 해야 합니다.
[ 0190 흡착포 작업 ]
십리포 해수욕장
청운대 왼편으로 펼쳐져 있는 모래사장이 바로 십리포 해수욕장입니다.
이곳은 우선 급한 기름제거작업은 끝낸 상태이지만, 왼편 바위 등에 기름이
조금씩 묻어 있는 상황입니다.
[ 1100 십리포 해수욕장 전경 ]
이름 없는 자갈밭(위 지도 참조)
이곳 자갈밭은 십리포 해수욕장 표지 돌을 넘어
[ 1120 십리포 해수욕장 표지 돌 ]
십리포 해수욕장 내리막 언덕길 중간쯤에 위치해 있습니다.
특별한 표지 같은 것은 없지만, 가드레일이 트여져서 작업장으로 내려가는 경사로가
눈에 띄고, 길 양편에 이런 저런 방제장비들이 놓여 있습니다.
[ 1200 도로 아래 편 자갈밭에서 작업하는 모습 ]
[ 1230 인간 띠를 만들어서 통으로 퍼 옮기는 장면 (12월 22일 현재) ]
망상해변
‘망상해변’은 이곳으로 들어오는 표지도 없고, 지도에서도 그 위치를 삭제 해버려서
일반인들은 찾기 힘듭니다.
이곳에는 군시설이 있는 이유로 일반에 나와 있는 지도에는 해변 자체가 지워져 있습니다.
그야 말로 잃어버린 해변이죠.
왔다 갔다 하면서 아무리 거리를 재도 지도상의 위치와 맞지 않아서
난감해 있는 상황에 고위군관계자를 만나 물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지도가 왜곡되어
있다고 하더군요.(위의 지도는 실재에 맞게 수정한 것입니다.)
이곳 ‘망상해변’으로 들어가려면 의향리/구름포 해수욕장 표지가 있는 곳 왼편의
아무런 표지가 없는 시멘트 도로로 올라가면 됩니다.(승용차는 들어갈 수 있음)
[ 2000 의향리/ 구름포 해수욕장 표지 ]
[ 2100 의향리/구름포 해수욕장 표지 바로 왼쪽 시멘트 길로 들어가면 됨 ]
이 입구를 따라 150여 m 들어가면 오른편으로 망상 해변으로 내려가는 샛길이 있습니다.
이곳도 해변의 기름은 대부분 제거되어있었습니다.
[ 2200 망상해변 - 끝 쪽으로 보이는 천막은 군 천막 ]
하지만 해변 왼편의 자갈밭에는 기름이 사이사이 새들어가고 있었습니다.
[ 2300 망상해변 왼편 자갈 밭 / 민간인들은 알 수 없는 지역이라, 군 병력을
제외하고는 극소수의 사람들이 와서 작업을 하고 있었음 ]
백리포 해수욕장
[ 2500 백리포 해수욕장 전경 ]
이곳 역시 모래사장은 대부분 정돈 되어 있었지만, 그 양편의 자갈밭의 오염은 심했습니다.
[ 2510 백리포 해수욕장 왼편 자갈 밭 ]
[ 2520 자갈밭을 조금만 파도 기름 고인 것을 채취할 수 있다. ]
천리포 해수욕장
[ 3000 천리포 해수욕장 전경 ]
모래사장 뒤편의 방파제에 기름이 많이 묻어 있었습니다.
[ 3100 모래사장 뒤편의 방파제 ]
[ 3200 방파제 돌 틈 사이에는 기름이 흥건했지만, 닦을 방법이 없습니다. ]
[ 3300 방파제 아래편을 온 몸으로 정성스레 닦고 있는 한 봉사자 ]
[ 3310 천리포항 방파제에 기름이 얹힌 모습 ]
[ 3500 혹시나 바다에 살이 있는 생명이 있는지... ]
[ 3510 생명 회복을 기원하며 누군가 세워 놓은 돌탑 ]
천리포항/천리포 해수욕장의 최대의 오염지(자갈밭)는 상당히 외진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곳 천리포항 방파제가 보이는 곳의
[ 천리포 방파제 ]
산길을 따라 300m의 꼬불꼬불한 등산로를 걷다 보면 아래편으로 자갈밭이 널따랗게 펼쳐져 있습니다.
[ 3600 천리포항 방파제가 보이는 곳에서 300m의 등산로를 따라 이동하면 닿는 자갈 밭 ]
[ 3700 이곳 자갈 밭 역시 조금만 파보면 기름이 줄줄 ]
[ 4000 방제복장을 한 꼬마 ]
만리포 해수욕장
그 이름답게 널따란 모래사장 만리포 해수욕장.
[ 4100 만리포 해수욕장 전경 ]
이곳도 좌우측 자갈밭과 좌측 방파제의 피해가 가장 문제되는 상황입니다.
[ 4110 만리포 해수욕장 좌측 방파제 ]
[ 4120 좌측 방파제 근접사진 ]
모항항
만리포 해수욕장 아래쪽에는 ‘모항항’이 있었습니다.
만리포 해수욕장 방파제 쪽에서 해안가 암벽을 타고 모항 쪽으로 이동했습니다.
[ 4200 해안가 암벽 ]
전반적으로 오염이 심한 편은 아니었지만,
그 사이 사이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는 기름이 괴여 있는 곳이 눈에 띄었습니다.
[ 4310 기름 흐르는 모습 ]
위험지역이어서 일반인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고, 전경들이 작업하고 있었습니다.
[ 4321 작업하는 전경 부대 ]
암벽을 타고 있는데 갑자기 하늘 위로 뭔가 시커멓게 하나 눈에 띕니다.
갈매기였습니다.
[ 4322 왠지 이 바다에 생소히 느껴지는 생물 ]
태안의 바다에서 새 구경한지가 너무 오래되었기에
갈매기가 날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왠지 생소히 느껴졌습니다.
이 녀석은 묵묵히 태안의 바다를 주시하다가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이곳 모항의 우측 방파제의 피해는 극심했습니다.
물이 들어왔다가 제대로 빠져나가지 않다보니 처음 사고 후에 방파제가 뒤집어 쓴 기름이
고스란히 돌 틈에 박혀서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 4400 육상과 해상에서의 동시 방제작업 ]
[ 4410 흥건한 기름띠 ]
[ 4420 방파제 아래쪽에서 흡착포 작업을 한 아가씨. 저 복장만 봐도 오염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
[ 4430 방파제 틈에다 걸레를 두고 잠깐만 있으면 이렇게 오염된다고
자원봉사자들 좀 많이 보내달라고 애타하는 어르신 ]
[ 4450 방파제 안쪽으로 흡착포를 던져주시는 아저씨 / '이쪽에 몇 개 더 주고가~‘ ]
[ 4460 이 와중에도 사랑은 싹트고... ]
[ 5000 일반인들은 하기 힘든 작업에 투입되었다가 식사를 하기 위해서 차량으로
향하는 전경들.
집회 방해 할 때는 그렇게 밉게 보이더니, 그래 나라를 지키는 일이란 바로 이런 것이지...
전경들을 향해서 ‘파이팅’을 외쳐줄 날이 올 줄은 꿈도 꾸지 못했었다. ]
어은돌 해수욕장
[ 6000 사고지역에서 약간 떨어져 있어서 인지 앞선 지역보다 피해가 심각하지 않음. ]
파도해수욕장
[ 6000 사고지역에서 약간 떨어져 있어서 인지 앞선 지역보다 피해가 심각하지 않음. ]
첨부
1. 봉사자들이 들어가기 힘든 섬 지역 ‘가의도’의 피해가 심각하다고 합니다.
2. 모래사장 피해
-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하지만, 현재 해수욕장 바닥을 파보면 20cm
아래쪽에 기름이 계속 가라앉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환경전문가들도 현재 이것을
그대로 둬야하는지 파서 걷어내야 하는지 판단을 못 내리고 있는 상황인 듯 합니다.
따라서 이는 우선 제쳐두고, 아직도 기름이 흐르고 있는 ‘자갈밭’과 ‘방파제’ 기름
제거작업에 우선 온 힘을 다하는 것이 적절할 듯 합니다.
상념...
12월 22일 토요일에는 참으로 참담한 심정을 경험해야 했다.
며칠 전부터 군산지역의 태안방제작업 봉사자들을 모으는 사이트를 만들어서
20여명의 봉사자를 모아놨는데, 차량을 구할 수 없어서 바로 직전에 일정을
취소해야했기 때문이다. 행정관청에서는 ‘우리일 아니다’는 식의 입장만 보이고 있었고,
주변에 관심을 가질만한 모두 일정이 있는 상황이었다.
인터넷 상으로 모아뒀던 봉사자들을 해산 시키고 답답한 심정으로 새벽에 일어나서
첫 차를 잡아타고 ‘군산’에서 ‘서천’ ‘홍성’ ‘태안’ ‘만리포’ 까지 기차와 버스, 택시,
셔틀 버스를 갈아타며 이동해서 태안의 오염 실태를 파악했다. 오며가며 총 11시간이
소요되었고, 그나마 돌아올 때는 차가 끊겨서 거금을 들여 택시를 몰고 와야 했다.
이번 원유 유출 사태를 불러일으키는 간접적인 원인인 석유산업을 떠받치고 있는 그
수많은 자동차들... 이렇게 널려진 자동차는 많은데, 태안으로 기름제거 작업을 떠날 수
있는 차 한 두 대가 없다는 것은 참으로 큰 아이러니이다.
석유에너지를 사용할 권리와 책임 사이의 너무도 큰 공백...
이 도덕적 공백이 바로 이번 원유 유출 사태를 만들어 낸 것이고,
앞으로도 수시로 이러한 사고를 만들어 내지 않을까?
자신들이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의 야만성을 제대로 안다면 그 ‘책임’이 무서워서라도
엄청난 규모의 원유를 수입해서 써야할 필요를 못 느낄 것이고, 그렇게 흥청망청 쓰다 보면
‘확률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는 사고를 겪지 않아도 될 것이다. 하지만 그 ‘도덕적 공백’은
현대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듯하다.
현재 지구는 온난화로 인한 생태계 붕괴에 직면해 있다. 이 역시 석유에너지에 기반을
둔 우리의 문명 때문에 발생한 것이지만, 이 문명을 떠받치고 있는 개개인 사람들은
자신의 평범한 일상적 삶 자체가 미래를 파국으로 치닫게 만든다는 사실 자체를
파악하지 못 한 체 오늘 하루도 ‘충실히’ 그 야만적 문명의 일부분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상의 야만성을 간파하지 못한 체 ‘쏟아진 원유’의 심각성에만 애타하는 습성 역시
그 야만적 문명의 ‘눈에 보이는 것에만 집착케 하는 특성’ 때문이리라.
눈에 보이지 않는 보다 거대한 것이 우리를 덮치고 있음이 느껴지지 않는가!
새만금사업
태안 기름유출 사태보다 더욱 심각한 생태계의 재앙
새만금 사업은 군산에서 부안을 33km 방조제로 연결하고 그 내부를 토지와 담수호로
만들어 내는 사업입니다.
[ 6500 새만금 사업 위성사진 ]
새만금 사업은 몇몇 정치인들과 기업가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서민과 후손들의
미래를 담보로 추진하는 사업입니다. 여태껏 세금 낭비적인 국책사업이 여러 건 있었지만,
새만금 사업은 그중에 최고 수준입니다.
세계 5대 갯벌중의 하나로 일컫는 만경강 동진강 갯벌이 새만금 둑이 만들어지면서 막히면서
그 거대한 갯벌의 90% 정도가 죽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죽는 것은 갯벌뿐만이 아닙니다. 새만금 내해 쪽의 1207척의 배가 더 이상 조업을
못하고 2만여명의 어민들이 실업자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엄청납니다.
새만금 사업의 실체.
1. 경제기획원(87) - 사업타당성이 없다고 발표
2. 대통령직 인수위원회(98) - 3대 부실사업으로 규정
3. 지속가능위원회(2001) - 사업타당성 없는 사업 이라고 발표
4. 환경부(2004) -‘환경피해와 경제적 손해가 따를 것’
5. 사업타당성분석, 제대로 된 설계도 한번 없이 막가파식으로 추진하는 사업.
6. 새만금 사업장에 [돌 납품하는 업체]가 ‘사업추진’ 여론을 조성.
7. 행정깡패까지 동원되어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폭력을 가함.
8. 수질오염을 막을 대책이 세워져 있지 않음.
현재 새만금 특별법이 재정되어 전북발전이 코앞에 다가왔다고 정치인들은 또 떠벌리지만,
이 또한 철저한 정치적인 쇼입니다. 왜냐하면 새만금 특별법 재정 되었다고 하더라도
토사확보문제, 용수부족문제, 재원확보문제, 수질문제는 그 어느 것 하나도 처리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 2의 ‘시화호’ 되기 초읽기)
제가 사는 군산지역은 새만금 바람몰이의 최전선입니다. 왜냐하면 새만금 지구에
군산이 70%가 포함되어 있고 썩어빠진 정치인들과 행정가들이 포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자들이 새만금 사업을 추진해왔는지 볼까요?
① 군산태생 전 강현욱 도지사는 선거운동원들의 선거인명부 바꿔치기로 인해서
도지사직을 강탈한 정당성 없는 도지사
② 전 강근호 군산시장은 뇌물수수혐의로 구속 후 퇴진
③ 전 송웅재부시장은 ‘건빵도시락 사태’ 확대와 전대미문의 불법주민투표 실행
④ 현 강봉균 군산시 국회의원 본인은 물론 자식군대 가지 않은 문제로 구설수
⑤ 전시의회 의장들 연이은 사기죄
이런 자들이 새만금 사업을 추진해왔었습니다. 그들은 갖은 이권세력들은 ‘건설업자’들과
맞물려서 ‘행정깡패’까지 동원해서 새만금 사업을 추진해왔습니다.
군산에서는 새만금 특별법 통과되고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었다고
시내 전역에 플랭을 붙이며 또 바람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 6900 시내 전역에 붙어 있는 새만금 플랭 ]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 저녁에는 불꽃놀이를 한답니다.
죽음의 바다 새만금에서 인간의 욕망을 위해 희생된 생명들을 위해서 ‘위령제’는 지내지
못할망정 ‘새만금 락 페스티벌’을 한다고 미친 작자들이 날뛰던 것이 엊그제였었는데,
또 오두방정을 떠는 꼴이 눈꼴사나워서 은파유원지 행사장 입구에 피켓을 매고 섰습니다.
[ 7000 은파유원지 입구에 들고선 피켓 ]
네 시 반부터 여덟시 반까지 네 시간을 그 자리에 서서 지나는 시민들에게
목청껏 ‘새만금 사기극에 대해서 정확히 아셔야 한다’고 소리쳐 댔습니다.
지나는 시민들 중에서는 ‘미친놈’이라고 손가락질하는 분들도 종종 계셨습니다.
이런 일은 늘상 당하지만 늘 억울합니다. 내가 내 돈 들여서, 내 시간 들여서, 추위를
무릅쓰고 이리 서서 내 주장을 하고 있는데, 이 사실을 알아보려고도 하지 않는 분들에
의해서 욕을 얻어먹어야 하다니요. 하기야 시민들의 잘 못이겠습니까? 정치인들과 행정가들
새만금을 반대하는 사람을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세력’이라고 공공연히 낙인찍어서
홍보해왔는데요.
그런데 중간에 공무원 한분이 오셔서 악수를 청하셨습니다. 과거부터 알던 공무원이었습니다.
그나마 합리적으로 문제를 살피고 이전부터 배려해 주셨던 분입니다.
‘손 한번 잡아보고 싶어서 왔다’고 오시더니 손을 꼭잡아주고 간 후로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군요. 나이 살 먹은 놈이 그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한 가운데에서
피켓을 매고 그리 한참을 울었습니다.
이는 거대한 생태계의 파괴가 진행되는 현실 속에서 고작 할 수 있는 것이 피케팅 밖에
없음에 대한 한심스러움, 하지만 그 마저도 제대로 알아주지 않고 오히려 조롱의 대상이
되어야만 하는 답답함, 죽어가는 생명에 대한 죄스러움, 그리고 기필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그 무언가는 해야 한다는 결의 등이 담긴 눈물이었습니다.
그나마 피켓 매고 목 놓아 소리를 지르고 있는 사람의 모습에 많은 분들이 호기심을 가지고
봐주셔서 다행이었습니다. 길 한쪽 바닥에 전단지를 늘어놓고 한 장씩 가져가시라고 안내를
드렸는데 400여장을 뽑아갔더군요. 알아서 가져가는 수준으로서는 상당히 많은 소비였습니다.
아래가 이성과 합리를 상실한 군산시의 홈페이지 게시판입니다.
항의 글 하나씩 써주시면 감사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