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는 현역이 30개월 복무를 했고 육사가 서울 대 만큼이나 인기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다들 각자 병과로 독립해갔지만 그땐 육군종합행정학교에 위탁 교육을
받으러 온 병과들이 헌병 말고도 경리 단, 정훈, 법무 장교, 카추샤, 상무체육부대가
상주하고 있었고 남한산성으로 불리던 육군 교도소가 근처에 있었기 때문에 사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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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보는 시선은 삼청교육대 같은 느낌이었을 것입니다. 박 정희 군사혁명위원회가
이 정재, 곽영주, 임 화수 같은 깡패들을 사그리 잡아들여 사형을 시켰던 그 악명
높은 육군교소를 행정학교 헌병들이 직접 근무를 섰습니다. 교육 중에 D J가 갇혔던
독방도 보고 간수들 생활을 체험한 적이 있습니다. 21살 제 눈에 비친 놈들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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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는 하나같이 임 꺽정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구 대장을 제외한 기관병 기수들이
워커 광내는 것이나 반합으로 군복 각 잡는 방법은 신기했고 사형수 사형집행 절차를
언 놈이 썰을 풀면 등골이 오싹했습니다. 뻥인지 뭔지 모르지만 김 재규 사형시켰다는
선임은 휴가 3박 4일 나와서 하루도 잠을 제대로 못 잤다고 하더이다. 제가 6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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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소를 했는데 기록이 12일부터 남아있는 걸 보면 10일 동안 일기를 못 쓸 만큼 빡빡
굴린 모양입니다. 육군종합행정학교를 ‘남성 대‘라고도 부릅니다. 박통이 남한산성의 첫
글자와 끝 글자를 따서 이름을 지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종행교가 처음엔 용산 삼각지
국방부 옆에 창설되었다가 1968년부터 2011년까지 43년을 성남 시 수정구 창곡 동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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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를 박았는데 제 현역시절은(1983) 수정구에 있었어요. 그 후(2011년 11월 11일)에
충북 영동군 양강 면으로 이전하였다고 합니다. 저는 아직 한 번도 못 가봤습니다.
종행교의 이전 배경에는 2008년 위례신도시 개발 계획 때문인 것 같습니다. 계획이
알려지자 4개 후보지에서 치열한 유치전을 벌였고, 영동군에서는 군수를 포함한 3천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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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발을 하기도 했다고 합디다. 후반기 교육대 중에서 헌병대 분위기가 가장 험악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EBC 453기는 100명 전부가 전라도 병력이었어요. 저는
논산에서 종대 횡대로 줄을 갈아타며 고향 2년 선배 상철이 형과 육군종합행정학교까지
왔다는 것 아닙니까? 근무 군사경찰의 법적권한, 포승 술, 시가전, T C P, 폭동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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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 학까지 빡세게 교육을 받았습니다. 물론 하루라도 얼 차래를 받지 않은 날이
없고 쉬운 날이 없었습니다. 얼마 전에 목포를 갔는데 40년 된 동기 호승이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기껏 해봐야 두 달 살았을 뿐인데 그렇게 강한 느낌으로 내 속에서
함께 살았더라고요. 우리(호승, 충오, 병탁, 상철 효석)는 그때도 ‘장우회’를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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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으로 움직였습니다. 송 동현이라는 친구가 33헌병대로 차출 돼 가면서 수방사에
있을 때 종종 만났습니다. 난 0뺑이 치고 있는데 놈이 찾아와서 가-오 잡고 갔을
것입니다. 개새끼. 33헌병대의 춘추전국 시대는 장세동이 단장(대령)이었을 때입니다.
우리시대엔 수방사 헌병단장은 신윤희, 33헌병단장은 장세동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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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x공장을 하던 충호가 P X에서 종종 빵을 샀을 것입니다. 논산까지도 찐 라면을
먹었고 만, 첫 선을 보인 신문물 자판기가 그저 신기했습니다. 해병 아이 중에
저한테 대가리 까인 놈이 목포 출신이어서 진심 사나이로 친하게 지냈던 기억도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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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명의 해병동기 중에 해군(UDT)이 4명 정도 되었는데 지들끼리는 또 키 재기를 해요.
자기는 정예 '물개 마린'이랍니다. 놈들이 우리들을(육군) 땅개새끼라고 불렀어요.
잘 지내다가도 '물개' '땅개' 소리만 나오면 언제 화해했냐며 서로 으르렁거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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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어 터지고 오는 육군 동기들을 제가 대부분 중재를 하거나 물개사냥을 했을
것입니다. 보통 종행교 교육을 한 달에 한 기수만을 받는데 83년도에는 한 달이면
3기수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선후배를 비표로 표시했습니다. 우리가 입소 했을
때에는 451기와 452기가 교육 중이었습니다. 한 달, 혹은 2주 빠르다고 경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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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이고 군기를 잡았어요. 제게 담배를 주었던 선임은 451기로 나중에 수방사 자대
배치후 만났습니다. 아직 군인도 아닌 것이, 민간인 물도 안 빠진 이등병이, 무궁화
해당화 동산을 오가며 우리들의 왕국을 세워갔을 것입니다. 명솔봉!(명예, 솔선 봉사)
가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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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백두산 높은 뫼는 우리의 기개 퍼져도 한줄기 겨레의 피요
한강수 맑은 물은 우리의 정신 뭉치면 한마음 나라 힘이다
2. 사람은 한번 나서 한번 죽나니 사나이 끓는 피가 용솟음친다.
불타는 이 마음을 조국을 위해 바치자 이 목숨은 겨레 것이다.
3. 피 비린 싸움터에 몸을 달려도 마음은 언제나 어진 세상이
참다운 군대를 누가 만드뇨 갈고 닦은 우리의 헌병 훈이다.
후렴 : 참 되 거라. 굳 세거라. 갈 길은 하나 이 나라를 지켜나갈 육군 헌병이다
2020.6.3.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