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부터 3월까지 교우촌 중심으로 순례가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그것도 광주(廣州) 부윤(府尹)이 다스리던 곳을 중심으로 성지순례와 걸음여행이 이어지고 있다. 나라의 중심인 한양을 지키려는 목적으로 나라에서는 경안(京安)이라 부르기도 한 경기도 광주 고을에 부윤이란 관리를 상주시켜 한강 이남의 경기도 일대 27개 고을을 관리토록 하였다. 요즈음 시대로 말하면 수도를 방위하는 성격의 관리라 볼 수 있다. 전국적으로 4곳만 존재한 행정관청이었다. 경기 일원에는 조선시대 후반기에 불어 닥친 박해는 거의 광풍으로 몰아쳤다. 왕권을 지키고 그 왕권을 수호함으로써 자신들의 이익이 지켜질 수 있어 그들은 정치적 목적과 수단으로 천주교인들의 박해에 광분하였다. 이런 역사적 기록을 대할 때마다 나는 통분하는 것이 하나 있다. 소현세자의 독살과 그의 빈이였던 강 빈은 시아버지가 내린 사약으로 운명하게 된 슬픈 역사다. 청나라는 명나라를 치기 전 명나라와 국교를 맺고 있던 조선을 침공하여 병자호란을 일으킨다. 결과는 너무나 처참하였다. 소현세자와 강빈은 500여명과 더불어 청나라로 불모로 잡혀간다. 심양관에서 거처하며 8년을 살았는데 당시 남당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서양선교사 아담 샬과 매우 친분이 깊었다. 선교사를 통하여 익힌 서양문물과 서학은 소현세자와 강빈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겨 주었다. 오랑케라 알고 있던 청나라는 당시 눈부시게 과학문명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었던 것이다. 조선의 입장을 잘 알던 소현세자는 아담 샬과 친교를 맺으며 청나라와 우호적인 관계만이 바로 조선이 살 길임을 깨닫게 된다. 강빈도 세자의 뜻을 잘 알고 많은 도움을 준다. 이재에 밝았던 강빈은 무역으로 많은 돈을 벌어 패전 후 잡혀온 포로들을 모아 밭을 경작하고 무역으로 번 돈으로 노예신분에 있던 조선인들을 꺼내 온다. 그렇게 8년을 불모의 생활을 하던 소현세자와 빈은 청나라가 명나라를 완전히 정복하자. 귀국을 허락한다. 환대속에 귀국길에 올라 도착한 일행을 누구도 반겨주지 않았다
아직도 청나라를 오랑케라 무시하며 북진을 꿈꾸던 인조와 인조반정에 공신들인 서인들은 청나라와 친교를 행하는 세자가 두려웠던 것이다. 그런 두려움은 끝내 세자를 독살하고 강빈마저 사약으로 죽인다. 만약 소현세자의 의지대로 왕권을 잡은 후 서양문물을 받아 들이고 아담 샬을 국내로 불러 들였다면 조선의 역사는 분명 바뀌었을 것이다. 또한 박해의 광풍없이 천주교는 뿌리를 내렸을 것이다. 광주부윤으로 있던 이가환은 천주교인들 박해에 앞장섰다. 그는 실학의 대가였던 성호 이익의 종손이다. 수많은 찬주쟁이들이 남한산성에 끌려와 이가환에게 문초를 당한 후 형장에 이슬로 사라진 후 동문 옆에 있던 시구문을 통해 밖으로 버려졌다. 당시 광주부윤의 관할권은 멀리 안산, 요당, 하우현, 단내, 양지, 어농, 이천, 광주, 수원, 광주 등등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이가환은 훗날 천주교인이되어 순교의 길을 걷게 된다. 박해의 광풍을 피해 신자들은 산으로 숨어 들었다. 그리고 교우촌을 형성하고 옹기장이 삶을 살아 간다. 주로 막옹기를 만들어 내다 팔아 생계를 꾸려 나갔다. 그들이 살던 곳을 사기막골이라 불렀다. 사기막골은 낮엔 인적이 거의 없었다. 밤이 되면 몰려 들어 등잔불을 켜면 사기막골 일대는 은하수 별 빛처럼 아름다웠다. 그 대표적인 곳이 안성에 있는 미리내 교우촌이다. 낮에는 박해에 대한 정보와 선교사들에 대한 행적에 대한 정보를 입수한 후 교우촌으로 모셔와 미사를 드리고 성사를 받았다. 낮에는 외부인의 눈이 무서워 선교사들도 밤에만 성사를 다녔다. 그런 과거를 지니고 있는 곳이 바로 3월에 찿을 단내 교우촌이다. 이들도 대부분 남한산성 부윤에게 문초를 받은 후, 남한산성에서 장살되거나 백지사로 순교의 길로 나섰다.
옹기장이 천주학쟁이들이 모여 살던 사기막골로 유명한 곳은 경기도 일대에 많았었다. 특히 청게산 기슭에 자리를 많이 잡았으며 지금도 그곳에 가면 가마터와 옹기 파편들이 많이 발견할 수 있다. 3월에 찾을 단내성지는 경기 일원에서 대표적인 교우촌이었다.
이 교우촌은 김대건신부님과 특별한 인연이 깊은 곳이다. 가장 가까이 골배마실과 은이성지가 있고 미리내까지 산 길로 연결된다.
3월의 성지순례 주제는 평화와 선으로 결정하려고 한다. 평화와 선의 가치가 실현되려면 우선 다음과 같은 인식이 이뤄져야 한다.
현존(現存)하는 것은 다 소중하다는 생각을 갖아야 한다는 것이다. 역사속에 실존하는 것이 바로 박해와 순교사다. 그러나 하느님의 일이라 그랬는지 역사속에만 실존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순교의 뜻은 현존한다. 하느님께서 만드신 일들은 늘 우리에게 현존하기 때문에 소중한 것이다. 다시한번 새겨보자. 또한 평화와 선, 그것은 바로 하느님의 현존함이시다. 이 마음으로 3월 성지순례의 첫발을 내딛으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적어 보는 글이다. 평화와 선,~~ 샬롬.
첫댓글 3월의 성지순례....
"평화의 선"
올려주신 예비지식에~~
감사 드립니다. 샬롬~ 샬롬~
평화와 선! 현존함의 소중함을 항상 느끼시며 순례의 기쁨을 얻으시기를 빕니다. 항상 고맙습니다. 꾸벅~~
걸음여행 팀을 위해 수고하시는 리더님, 총무님께 늘 감사 드립니다. 꾸우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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