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밤, 서둘러 짐을 마무리하고 12시에 예약된 버스를 타러 오 목사님 댁으로 이동했다.
이곳의 고속버스 격인 빅토리 라이너로 움직이는 것보다 가격면에서 이롭고, 우리끼리만
갈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모 선교사님이 운영하시는 학교의 스쿨버스를 빌렸는데, 타고 보니 아뿔싸!
공포의 직 각 버 스 !!! ㅇㅁㅇ
마닐라로 내려가는 긴 시간 내내 끓어오르는 불만을 다스리느라 참 많이 힘들었다.
왜 미리 버스 상태를 확인하지 않았는지, 도대체 누구에게 불만을 말해야 하는지,
오만 생각을 하며 마닐라에 도착했는데, 이번에는 자동차 클러치가 고장이 났다.
한 번도 이런 적이 없다고 했다.
공항 가는 길도 잘 모르는 기사가 기어를 1단으로 놓고 굼뱅이처럼 가다 서다를 반복하면서
비행기 시간에 늦을까 애를 태우며, 아침도 먹지 못한 채 버스 안에 갇혀 간신히 공항에 진입했다.
기도가 안 나오면 이상한 상황! 기도 모자란다고 꾸중을 하시는 듯 했다.
우여곡절 끝에 공항에서 티켓팅을 끝내고 그닥 맛있지는 않은 퓨전 중국식으로 아침 요기를 했다.
점심 시간을 출쩍 넘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했다.
아침도 부실했던데다 늦은 도착으로 뱃 속은 합창을 해대는데, 두 아이가 이민국 통과를 못하고 걸리는 바람에
엄청 시간이 지났다. 몇 번씩 필리핀을 드나들던 아이들이라고, 이민국 통과요령을 주지시키지 않은 것이
불찰이었다. 다른 문화 속에서도 항상 통하는 기본적인 태도, 겸손하고 온유함이다....
이러는 동안 마중 나오셨던 선교사님은 우리가 다른 공항으로 갔나 싶어 다른 곳으로 가셨다가 다시 오시느라
또 기다림.
숙소에 도착했을 때는 저녁시간이 다 되어가는 시간이었다.
도착한 숙소는 이슬람 사람들이 사는 구역 한 복판, 이슬람 학교 SMT는 숙소가 비좁아 무척 고생을 했다고 한다.
첫 여행인 아이들을 보듬으시는 하나님의 만지심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배를 곯은 아이들을 위해 저녁식사는 먹고 싶은 만큼 푸짐하게 먹도록 했다.
음식이 얼마나 맛이 있던지. 무섭게 먹어대는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걱정 반 흐믓함 반
앞으로도 이렇게 먹일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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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앞에 있는 시장을 구경하고 숙소로 돌아와서 첫 나눔을 했다.
선교사님의 부탁이 있어 찬양을 하지도, 큰 소리로 기도를 하지도 못했지만,
아이들의 나눔 속에 이번 여행을 향한 하나님의 뜻이 어렴풋이 느껴지는 감사함이 있었다.
첫댓글 직각버스.. 생각만 해도 끔찍하네요.
잘은 모르지만 모두가 감사하게 지낸것 같네요...